17년간 꾸준한 기술공유로 회원농가 경쟁력 ‘강화’

 

 

정읍시는 한자로 우물 정(井)자를 쓸 정도로 물이 좋은 지역으로 통한다.
이 때문에 방울토마토와 멜론, 쌀 같은 농산물은 맛이 좋고 영양소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토마토는 17년전 정읍시에 연구회가 조직됐고, 회원들간의 정보공유를 통해 지역 최고의 작물로 인정받고 있다.

 

 


■ 방울토마토, 정읍 대표 농산물 안착

정읍 방울토마토연구회는 2005년 50여 토마토 생산 농가들이 참여, 공동선별과 정보공유를 하면서 점차 성장하기 시작했다.


2005년 설립 후 이듬 해 정읍시 토마토명품화사업 5개년 개발 사업 대상에 선정돼 정부로부터 48억원을 지원 받아 소형 선별장을 갖추면서 지역에서도 고소득 작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는 다른 품종에 까지 영향을 미쳐 당시 지역내 6개 농협이 공동 출자한 정읍단풍미인공동사업법인 공동선별장을 세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2020년에는 GAP시설보완사업 공모사업을 통해 정읍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 방울토마토 공동선별장을 구축하는 등 방울토마토 생산농가와 생산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에 대응하고 있다.


또, 2008년 농협중앙회 최우수작목반상, 2015년 국무총리 표창, 2018년 최고품질 농산물 생산단지 우수상(농촌진흥청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읍 방울토마토연구회는 현재 35개 농가가 20ha에서 연간 완숙토마토 1,200톤을 생산하고 있다.


정읍 방울토마토연구회 박성호씨는 “정읍에도 다양한 고소득 작물이 있지만 방울토마토 역시 빼놓을 수 없다”면서“정읍을 대표하는 브랜드인 단풍미인에서도 비중이 꽤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매월 정보공유로 기술평준화 이뤄내

정읍 방울토마토연구회의 첫 설립 목적은 기술지도였다. 경험이 많은 농가들이 막 시작한 농가들에게 도움을 주는 형태였지만 17년간의 활동으로 현재는 회원농가들의 간의 기술평준화가 상당히 이뤄진 상황이다.


박성호씨는 “회원농가들은 개별적으로 농사를 짓지만 넓게 보면 정읍을 대표하는 방울토마토를 생산하기 때문에 기술평준화가 반드시 필요했다” 면서 “코로나 이전에는 매월 모여 기술과 애로사항을 공유했고, 어려움이 있는 농가에 대해서는 진단 후 가능한 빨리 처방을 내리면서 회원농가들의 기술이 높아졌고, 고품질 방울토마토의 생산도 가능했다” 고 말했다.


정읍 방울토마토연구회는 현재도 전문가를 통한 재배컨설팅을 꾸준히 받고 있다.
이런 노력은 앞선 실패에서 비롯됐다. 한때 정읍시는 참외만 340ha가 재배될 정도로 전북에서는 참외주산지로 알려졌지만 기후와 토질 등이 달랐던 다른 지역을 벤치마킹하다가 품질저하로 시장에서 밀려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 선진지 견학 등도 굉장히 신중하게 진행하는 편이다.


박성호씨는 “주기적으로 회원농가들에 대한 토양검정과 선충 검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면서 “또, 농업기술센터에서도 온실 환경 관리와 품질 개선을 위한 중점 재배기술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어 활용을 하고 있다” 고 말했다.

 

 

■ 양액과 토경의 장단점 살리는 연구

정읍 방울토마토연구회 회원농가들의 20% 정도는 시설원예 자동화시설을 통한 양액재배를 하고 있다. 


다년생 식물인 토마토는 이곳에서 1년씩 관리되며, 스마트팜을 통해 센서가 일조량까지 계산해 3중 스크린을 조정하는 자동화에서부터 외부에서 스마트폰으로 온도와 시비량까지 조절하고 있다.


박성호씨의 경우 10여년전부터 감시카메라와 외부기상대, 양액 자동공급기 등을 갖춘  복합환경제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카메라로 각각 농장 출입구와 하우스 개폐를 확인하고, 컴퓨터에 카메라 화면을 연결해 농장 출입자와 하우스 개폐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또 외부기상대와 연결된 콘트롤박스로 온도·강우·풍향·풍속·일사량을 24시간 관측·제어할 수 있다. 다시말해 양액기로는 관수와 시비를, 복합환경제어시스템으로는 하우스 커튼, 팬 등 일체를 통합 관리한다.


박성호씨는 “시설원예 자동화 시설을 설치하고 나서는 외부에서도 하우스 컨트롤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수시로 드나들지 않아도 돼 농사가 편해졌다” 면서 “그리고 관리가 수월해지니 수확기간과 수확량도 늘어났다” 고 말했다.
이어 “자동화시설과 토경은 나름의 장단점을 갖고 있는데, 연구회에서는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나가는 활동도 계속해 나가고 있다” 고 덧붙였다.

 

■ 품종 단일화, 공동선별 등 성공적

정읍 방울토마토연구회는 농가별 생산 품종을 다양화해 소비자 기호를 맞추고 있고, 365일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매년 3~5월 사이에 약 60~70%의 토마토를 공동선별을 통해 출하한다.


이렇게 체계화된 시스템 속에서 회원농가들은 생산에 집중하고, 선별과 판매는 정읍단풍미인공동사업법인 담당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인다.


박성호씨는 “회원농가들은 생산에만 신경쓰니 방울토마토 품질이 좋아지고, 공동선별은 품위를 올려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면서 “지난부터는 공동선별·포장 라인과 장비가 확충 돼 노동력이 줄고, 선별 품질도 향상되고 있다” 고 말했다.


아울러, 정읍 방울토마토연구회는 정읍시와 농업기술센터 등을 통해 토마토·방울토마토 수출 유망단지 현장교육에 참여하는 등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적합한 품종 선택을 위해 정읍에서 재배하고 있는 베타티니, 미니찰, TY대장금 같은 방울토마토 주요품종 평가회도 빠지지 않는다.


박성호씨는 “우리가 품종에 대한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품종을 가져다 놔도 고품질 방울토마토를 생산할 수 없다” 며 “앞으로는 어렵지만 수출까지 생각하는 농사를 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 말했다.

 

■ 젊은 층 유입, 가격 경쟁력이 숙제

최근 이상기온과 일조량 부족 등으로 방울토마토 생산일수에 편차가 생기며 토마토 품질 유지가 어려워졌다. 여기에다 50대 미만 회원이 3명, 50대가 4명일 정도로 고령화가 심하다.


이에 연구회는 다양한 지원책으로 젊은 농업인을 유도하고 있다. 연구회 차원에서도 다음 세대에 연구회의 농법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를 위해 고령농의 은퇴 후 하우스를 회원들이 인수해 경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회가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필수 조건은 풍부한 시장과 적정한 가격이다.


정읍 방울토마토연구회에서도 젊은층에 속하는 박성호씨의 경우 연간 150톤 정도 생산하고 있어 좋은 모델로 통한다.
박성호씨는 “마진이 25% 정도로 약해 운영비를 줄이는 것이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면서 “향후에는 더 낮아질 것으로 보여 우리가 방울토마토 가격을 주도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연구회의 가장 큰 과제이다” 고 말했다.
이어 “우리 농업인들이 먼저 소비자들의 요구를 알아야 하고, 대응을 할 때 살아남을 수 있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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