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축산농가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사료업체들이 최근 1년 새에 세 번에 걸쳐 배합사료 가격을 인상했으며, 올해 하반기에 또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농가의 비명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업체 대상 사료원료 구매자금 금리 인하와 수입원료 할당량 증량, 농가 대상 특별사료구매자금 확대예산 추경 편성에 이어 가공식품 부산물의 사료용도 전환 허용 등의 지원책을 내놨으나 중과부적이라는 평이다.


축산농가들은 완전배합사료 자가제조와 출하기를 앞당기는 단기사육기술 적용 등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 온갖 자구책을 쓰고 있으나 사룟값의 가파른 상승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회와 정부에 정책자금 무이자 지원 등 특별지원책을 요청하는 까닭이다.


사료업체와 농협, 축산농가 등에 따르면 양축용 가중평균을 적용한 배합사료 평균가격이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전인 2019년 ㎏당 473.0원에서 2020년 479.3원, 2021년 525.3원, 올해 4월 현재 604.9원으로 올랐다. 2019년 평균가격 대비 28%, 2020년에 견주면 26% 상승한 셈이다.


국제 곡물 가격,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옥수수, 대두, 소맥 등 주요사료원료 도입비용이 급증한 데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미국과 브라질 등 주요수출국의 작황 부진, 인도 등 일부 곡물 수출국들의 수출 제한조치 등이 겹치면서 사료용 곡물의 수급 불안정이 지속하고 있다.


국내 배합사료 제조업체가 이에 연동해 사료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리면서 축산농가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반 사료업체들은 지난해 2월 ㎏당 48원을 인상한 데 이어 7월에 다시 55원을 인상했고, 12월에 47∼55원을 인상했다. 한 해에 무려 150원 이상을 올린 셈이다. 그나마 농협사료가 일반업체에 견줘 상대적으로 인상 폭이 작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농협은 지난해 3월 42원, 8월 49원을 올리고 올해 3월에 42원을 올렸다. 인상 시기는 1∼3개월여를 늦추고 모두 133원을 올린 것이다.


문제는 사료원료 수급 불안정과 가격 상승세가 금세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 곡물 수출국들의 수출금지조치 등 식량자원 무기화 등으로 국제수급 불안정이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국제 곡물 시장 불안에 따른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료·식품업체 원료 구매자금 금리 0.5%포인트 인하(3월) △사료용 곡물 대체 원료 할당물량 증량(4월) 등을 조치했다. 겉보리는 4만 톤에서 25만 톤으로, 밀기울은 3만 톤에서 6만 톤으로 늘렸다.


축산농가 지원책으로는 특별사료구매자금 지원 확대를 위한 예산편성이 추진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기존 사료구매자금 지원예산 3천550억 원에 1조1천450억 원을 추경으로 요청한 상태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25일 안성에 있는 도드람LPC를 방문한 자리에서“국제 곡물 가격 상승으로 사료 가격까지 연쇄적인 인상 압력을 받고 있다”라며“정부 정책만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다소 어려움이 있다”라고 밝혔다.


대한한돈협회는 지난 19일 사료구매자금 등 주요 정책자금의 금리 인하와 상환시한 연장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건의했다.


협회는 사료비가 ㎏당 151.2원 오름에 따라 돼지 마리당 생산비가 평균 5만9천107원 는 데다 올해 하반기에 20%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긴급경영안정자금, 사료구매자금, 특별사료구매자금의 금리 1.8%를 무이자로 하고 상환기한을 연장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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