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뒤떨어지지 않고 가격 싸
낙농 인건비 인상에 ‘효자’ 톡톡

 

 

 

국산 로봇 착유기를 사용해본 농가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능은 외국산에 뒤떨어지지 않은데 기기 가격은 40% 정도 싸기 때문이다.


특히 하루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착유 노동에서 벗어나고 치솟는 인건비를 줄이려는 낙농가의 착유 로봇 도입사례가 느는 상황에서 국내 개발 착유 로봇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축산과학원과 다운이 공동개발한 국산 착유 로봇 1호기의 실제 사용 평가회가 4일 경주시 안강읍에 있는 ‘이레목장’(대표 권택만)에서 열려 낙농가의 이목이 쏠렸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과 ㈜다운은 국산 착유 로봇 1호기 보급 농장인 이레목장에서 가동 시연회를 열면서“지난해 8월 개발에 성공한 제품을 상업적으로 판매해 실제 낙농가에서 착유우를 대상으로 정상 가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레목장의 국산 착유 로봇 1호기는 정부의 축산분야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확산사업의 하나로 중앙정부와 경주시청의 보조를 받아 설치됐다.


권택만 대표는“10여 년 전부터 로봇 착유기를 들이려고 준비하고 있었다”라며“다만 가격이 비싸 고민을 하던 차에 국산 로봇 착유기가 개발됐다는 소식을 듣고 올해 아이시티 융복합 지원사업을 신청해 도입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 착유와 사양 관리를 하는 대개 낙농가는 노동력을 확보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 외국인 노동자 ‘품귀현상’ 에 인건비가 큰 폭으로 오르는 현실도 착유 로봇에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젖 짜는 소 80마리와 한우 30마리를 포함해 모두 180여 마리 소를 키우는 이레목장은 이렇게 해서 올해 4월에 국산 착유 로봇 2대를 들여놨다. 


국산 착유 로봇의 장점은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에 있다. 외국산 로봇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 성능에 기깃값은 외국산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국산이다 보니 사후관리 서비스도 상대적으로 쉽고, 유지보수비용도 현저히 적다.


권 대표는 “아직 가동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렇다저렇다 하는 것은 섣부른 감이 있으나, 주변의 외국산 착유 로봇을 쓰는 농장과 비교하면 성능이나 가격 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라며“잘 선택한 것 같다” 라고 덧붙였다.


이레목장 착유실. 때가 되어 젖소가 착유실로 들어오자 감지기를 통해 개체를 인식한 기기에서 자동으로 사료가 나왔다. 젖소가 사료를 먹는 사이 로봇팔이 착유 컵을 하나씩 젖꼭지에 부착했다. 이는 스리디(3D) 카메라를 활용한 기술로, 젖꼭지 위치를 정확히 찾아낸다.


착유 컵을 가져다 댄 뒤에 세척과 착유, 물에 적시는 침지까지 모든 공정이 단박에 이뤄진다. 짜낸 원유는 자동으로 수집되고 유지방과 유단백 등 유성분 분석까지 곧바로 진행된다.


국산 착유 로봇 개발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축산과학원은 착유 로봇 개발 부문에서 시스템 구동 속도와 로봇팔 개발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외국 기술력에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축산과학원과 ㈜다운은 스리디 입체 카메라 기법을 이용한 유두 인식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정확도와 시스템 구동 속도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다. 일체형 착유 컵 개발은 착유 작업 단순화로 이어졌다. 국산 산업용 로봇팔 도입은 기술 안전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냈다.


다운 최영경 대표는 “여기에 자동 사료 급이기, 스마트 게이트, 개체인식 기술 등은 기존에 자체 개발한 장치를 적용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라고 했다.


올해 축산과학원 신기술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국산 착유 로봇 보급은 강원 횡성, 경기 이천, 충남 논산 3개소에서 실시된다. 축산과학원은 선정된 농가에 6월부터 8월까지 로봇을 설치하고 가동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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