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마케팅… ‘홍산마늘’ 전국구 품종으로 급부상 시켜

농촌 경제가 고비용, 고임금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채 끝나기도 전에 터진 우크라이나 사태마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등 대형 악재가 잇따라 터지고 있는 탓이다. 우리 농촌도 치솟은 유가와 원자재 값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농가의 실질소득을 낮추고, 경영 악화로까지 이어져 농촌 경제의 근간을 흔든다. 이에 본 지에서는 사과, 배 등 과수류와 마늘, 딸기 등 채소류의 우수 생산단지를 찾아 재배방법과 판로개척 등의 사례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마늘은 고조선 설화부터 등장하고, 우리나라는 마늘의 민족으로 불릴 만큼 많은 섭취량을 자랑한다. 하지만 재배마늘 품종의 80%가 대서마늘과 남도마늘 같은 도입종이라 국산 품종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지난 2015년 꽃이 피는 마늘 육종을 통해 최초의 국산 마늘 품종인‘홍산’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충남 홍성군의 홍성홍산마늘연구회가 2018년부터 바통을 이어 받아 고품질 생산과 종자보급을 전국적으로 확대 시키면서 국산 품종 확보는 물론 농가소득 증대의 모델이 되고 있다.


■ 결성 5년만에 홍산마늘 최대주산지로 키워


홍성홍산마늘연구회는 지난 2018년 홍성군에서 이성준 회장을 비롯해 홍산마늘을 선택한 61개 농가들이 모여 결성했다. 2017년 농진청의 홍산마늘 시범재배 대상 지자체로 선정된 홍성군이 홍북읍의 한 농가부지 5,000평부터 시작했고, 현재는 홍성홍산마늘연구회만 170농가, 70ha에서 연간 1천톤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매출은 60억원을 상회한다. 이는 전국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양돈 주산지로 불리는 홍성군의 전국 양돈 비중이 5%인 것에 비춰보면 5년만에 이룬 큰 성과다. 


홍성홍산마늘연구회가 짧은 기간에 이 같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홍산마늘의 재배기술을 정립했고, 주아재배를 적극적으로 실천했다. 그리고 국내외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국내에서는 농협하나로 클럽과 롯데마트, 해외에서는 미국 수출까지 이뤄냈다. 여기에다 농촌진흥청의 적극적인 품종관리와 홍성군의 농자재 지원, 홍성군농업기술센터의 현장지원이 어우러졌다. 전국 110개의 롯데마트에서는 프리미엄 마늘로 피마늘이 1kg 당 1만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TV, 신문 등의 홍보 실적은 2020년 323건에서 지난해 600건에 이른다.


특히 홍성군은 흡입식 이동 건조시설과 홍산마늘 종구, 친환경 약재 등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고, 농업기술센터에서는 홍성홍산마늘연구회와 함께 주아생산, 재배력 개발 등을 펼쳐나가고 있다.

 

■ 클로로필 성분·노동력 절감 적극 알려


홍산마늘은 난지, 한지 구분없이 재배할 수 있고, 뿌리를 뽑기 쉬운 등의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홍산마늘에 대한 농가와 소비자의 반응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남부지방에서는 이미 대서종이 수확량과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고, 홍산마늘 끝부분의 연한 초록색인 클로로필 성분이 설익은 것으로 인식되면서 관심 밖으로 멀어졌다.


하지만 홍성홍산마늘연구회에서는 클로로필(엽록소) 성분은 설익은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의 몽고반점처럼 고유의 유전 특성이고, 기능성 엽록소 성분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홍산마늘의 클로로필 성분은 고혈압과 고지혈증 완화, 항알러지에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홍산마늘은 주요 기능성분 중 하나인 알리신이 1.9㎎/㎏으로 다른 품종보다 많고, 당도 역시 42.5브릭스로 외래종인 대서마늘(39.2브릭스)이나 남도마늘(34.1브릭스)과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난다.


홍성홍산마늘연구회는 지리적 여건과 노동력이 절감 된다는 점도 잘 활용하고 있다.
홍산마늘은 추위에 잘 견디고, 수량성이 높아 특히 중북부지역 재배에 적합해 홍성군의 지리·지역적 장점과 잘 맞아 떨어진다. 또, 뿌리가 잘 끊어지는 성질 때문에 별도의 장비 없이도 손으로 쉽게 뽑을 수 있어 기존 마늘 대비 수확 노동력이 70% 정도 절감 효과가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  2년 걸리는 주아재배로 마늘 품질 높여


홍성홍산마늘연구회에서는 홍산마늘을 주아재배하면서 품질과 생산량을 높이고 있다. 또, 홍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도 주아재배를 권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1대종은 2·3대보다 병해충에 강하다. 매년 전국적으로 평균온도가 높아지면서 병해충이 많아 전국적으로 마늘 농사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도 홍성마늘의 작황이 좋은 것은 여기에 있다.


마늘 종을 제때 제거하지 않으면 땅 속 마늘로 가야할 영양분이 여기로 몰리면서 마늘의 정상적인 생육에 지장을 준다고 한다. 보통 마늘 재배는 수확한 마늘의 여러 쪽 중 한 쪽을 다시 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1대종 마늘은 단구(통마늘)를 심어 재배한다. 그리고 단구는 주아로 불리는 마늘씨를 키워 얻는데, 주아에서부터 단구를 거쳐 1대종을 얻기 위해 2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동안 농가들은 씨마늘로 재배를 해왔다. 현재 홍성군의 마늘재배농가들은 지금은 홍성홍산마늘연구회와 홍성농업기술센터의 노력으로 대부분 주아재배를 하고 있다. 홍성군에는 전국 최대의 주아생산단지 조성과 인편, 주아, 주아싹 성분분석 연구를 통해 우량 씨마늘 생산기술 정립을 할 계획이다.


한편, 홍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2020년에 단구재배를 시도했는데 단구 재배단지로는 전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에서 진행했으며, 작년의 경우 전국에서 2천농가가 종자를 구매해 갈 정도로 명성이 높다. 그결과,‘2020년 대한민국 품종상 대상(대통령)’,‘2020년 전국 최고품질 농산물 생산단지 대상(국무총리)’을 수상하는 등 홍성홍산마늘의 주가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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