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난복구비용 대상서 제외
  “농기계 감가율·송이 판매 확인 어려워”
   울진군, 송이 농가 특별지원 정부에 건의

 

 

장광섭 농촌지도자울진군연합회장이 지난 울진 산불로 다 타버린 표고원목을 가리키고 있다.
장광섭 농촌지도자울진군연합회장이 지난 울진 산불로 다 타버린 표고원목을 가리키고 있다.

 

울진 산불로 인한 농업인들의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농기계와 송이 등의 피해 보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울진군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현장조사를 통해 집계된 산불 피해는 1천6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농업은 460농가, 축사 37동, 비닐하우스 118동, 저온저장고 38동, 농기계 1천373대가 피해를 입었다. 또 가축 420두, 양봉 3천547군, 버섯재배사 8동, 농작물 11.5ha 등으로 조사되면서 농업인들은 당장 다가올 봄농사부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송이 농가 피해 규모도 1천500㏊(약 150억원)에 달하는데 울진군 전체 송이 생산량의 70% 수준이다.


농업인들은 무엇보다 고가인 농기계와 주 소득원인 송이의 피해 보상을 가장 절실하게 원하고 있다.


장광섭 농촌지도자울진군연합회장은“이번 산불처럼 본격적인 농번기를 앞둔 시점에서의 농기계 피해는 농업인들에게 큰 타격이다”면서“특히 농기계 피해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여파를 미치기 때문에 지금 눈에 보이는 피해 규모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아직 정부나 울진군이 정확하게 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일부 농업인들은 농기계와 송이를 포함한 전체 농업피해에 대한 보상이 없을 경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업인들의 우려처럼 현재 사회재난과 자연재난 발생 때 트랙터나 경운기 같은 농기계는 재난복구비용을 지원 받을 수 없다. 농기계는‘동산’으로 취급되는데, 재난발생 시 이동이 가능하고, 감가율 산정 등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피해 보상 방안으로 농기계종합보험이 있지만 가입이 가능한 농기계가 12종에 불과하고, 가입률도 10%를 넘지 않아 농업인들로서는 보상받을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2019년 강원 고성 산불 때 처음으로 농기계에 대한 지원금이 나왔을 때도 농기계에 대한 보상은 재난복구비용이 아닌‘그 밖의 복구비용’이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산불은 사회재난으로 피해복구지원은 행안부 소관이고, 예산은 기재부에서 나오기 때문에 우리 부처에서는 이번 산불로 인한 농기계 피해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중이다”면서“정확한 지원 여부와 규모 등은 행안부와 기재부의 협의가 끝나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송이를 재배하는 농업인들은 보상이 어렵다는 소식에‘송이보상대책위’를 꾸리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송이는 현재 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 상 제외 항목이고, 각종 재난지원대상에서도 빠져 있다.


이번 울진산불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북면·죽변면·금강송면 등은 송이 주산지이고, 울진주민의 20% 가량인 1만여명이 송이 채취로 소득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송이는 사회재난 지원에서 제외돼 있고, 산림조합 등의 판매 확인이 되는 농업인들 외에 개인 직거래를 하는 농업인들은 판매 확인이 어려워 보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 회장은 “송이피해농가들이 전문가에게 피해 규모의 전수조사를 맡겨 정확한 집계를 낼 것으로 알고 있고, 농가들도 산림조합에 판매 영수증 발급을 요청하는 등 대응을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울진군 관계자는 “울진군에서는 이번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송이 농가에 대한 특별지원을 정부에 건의했다” 면서 “현재 농가들과 송이 피해, 판매현황 집계를 내고 있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사를 통해 원만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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