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바람꽃’

동갑내기 4학년 미영이와 수빈이는 이제껏 한 수업 중에 네일아트와 미니어처 만들기가 제일 재미있었다며 활짝 웃는다. 
지난달에는 마을에서 열린 온마을축제에도 나가 친구들과 동네 어르신들의 손톱을 예쁘게 장식해드렸다.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은 춘천 지역의 명산이라 불리는 용화산 자락이 한복의 치마폭처럼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 동네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도농복합도시인 춘천시에 위치해 있지만 실제로는 시 외곽지역에 있어 아직까지 옛 시골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산골마을이다. 


마을 안에 있는 유일한 학교인 송화초등학교에서 수업이 끝났다는 종이 울리면 아이들은 삼삼오오 재잘대며 춘천별빛산골교육센터로 몰려든다. 
춘천별빛산골교육센터는 10년 전 마을의 부모들이 모여서 만든 공부방에서 출발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당시에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마을 아이들은 하루종일 방치 상태였어요. 그러다 급기야 혼자 놀던 아이가 마을 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는 불행한 일이 발생했어요. 그래서 마을 부모들이 모여 고민한 끝에 공부방을 만들게 된 거죠.”


마을주민이자 센터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승준 씨의 설명이다. 이렇게 부모들의 간절함으로 탄생한 공간은 마을 아이들에게는 놀이터이자 배움터, 어른들에게는 주민들 간의 친목과 정보를 교환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바람꽃은 송화초등학교 아이들과 청·장년층 주민, 센터 교사 등 총 20명으로 구성된 공동체다. 아이들은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희망재단의 지원으로 공예 수업은 물론 직접 만든 작품을별빛시골장터에 나가 판매하는 경험까지 할 수 있게 됐다.

 

 

최지유 학생은 직접 만든 것으로 용돈을 벌 수 있어 신기하다고 말한다.
“바람꽃에서 친구들이랑 쿠키도 만들고, 열쇠고리, 액자도 만들었어요. 이렇게 친구들과 만든 것을 시골장터에서 팔기도 하는데 우리가 만든 것이 팔리는 게 진짜 신기했어요. 저번에는 집에 색연필이랑 시간이 날 때마다 만든 비즈 액세서리, 탱탱볼이 많아서 팔았는데 1만원을 넘게 벌어서 엄마한테 저금을 해달라고 맡겼어요. 다음에는 마카롱 같은 간식을 맛있게 만들어 장터에서 팔아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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