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모두 한마음 되는 신명 나는 어울림터

‘아리아람’ 공동체는 느림의 미학을 가졌다. 다양한 연령대가 모였기에 각기 배움의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수업 속도가 더뎌도 모두가 미소로 느긋하게 기다려준다. 그리고 누구랄 것 없이 서로의 선생님이 되어 부족한 부분을 함께 손잡고 연습하며 가르쳐준다. 

 

 

경상북도 봉화군 봉성면은 물이 많아 논농사가 잘되고 과수, 인삼, 대마 재배가 잘되는 지역이다. 특히 아리아람 공동체가 있는 마을은 향긋한 솔잎구이 돼지고기로 유명한 봉성돼지 숯불단지가 있어 관광객의 발길도 잦다. 


아리아람은 예로부터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전통 가락을 계승하고자 봉성면 주민 15명이 함께하고 있는 마을공동체이다. 


마을마다 흩어져 살고 있는 주민이 방문하기 쉽도록 넓은 주차장과 연습 공간이 있는 봉성면 이 색골길에 위치한 행복복지센터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리아람은 30~70대 주민이 참가하고 있는 공동체로 연령 폭이 큰 것이 특징이에요. 젊은 새댁과 70세가 훌쩍 넘는 어르신이 함께 정을 쌓으며 풍물을 배우죠. 매주 수요일 밤이면 모두 농사일을 서둘러 마치고 일찌감치 모여요. 정말 재미있어서 더 자주 모였으면 좋겠어요.”


아리아람의 왕언니인 74세 권수남 어르신은 매일 풍물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며 활짝 웃는다. 

 

 


아리아람은 매년 6월이 되면 인근 지역의 풍물공동체인 재산면의 뚜드리, 명호면의 매호, 법전면의 척곡 풍물단과 함께 합동공연을 한다. 봉화에서 열리는 큰 규모의 행사로 지역주민 300여 명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져 풍년을 기원하는 기원제와 화합의 한마당이 신명나게 펼쳐진다. 


해가 거듭될수록 지역민의 호응도 커져 그날을 위해 아리아람은 더욱 열심히 연습을 한다.


어릴 때부터 들어왔던 마을의 가락을 치며 서로 정과 흥을 나누고 있는 아리아람 공동체.
그렇기에 기술적인 실력 향상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 속도를 내면 중간에 포기하는 어르신들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행복한 마을공동체라는 초심, 그 마음을 지키려고 항상 노력한다.
아리아람 주민강사인 장미 씨는 풍물로 마을 주민과 한 가족이 되었다고 말한다. 


“초보 농사꾼이죠.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라 모르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기 힘든데 아리아람 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성격까지 바뀐 것 같아요. 풍물을 배우고, 이렇게 강사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죠. 아마 막내라 시켜주신 것 같아요. 그렇기에 더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배우고 연습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 마을이 원래 고향이었던 것처럼 따뜻하고 정겨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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