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를 명품쌀 고장으로 만들겠습니다”

과감한 투자, 미곡종합처리장 사업 도전 
지역농업인과 연계 구례 쌀브랜드 추진

 

 

 평생 농업인의 삶에서 벗어나 스스로 ‘장사꾼’으로 변화를 선택한 농촌지도자구례군연합회 최순고 구례읍회장. 농업인들이 단순히 1차 생산에만 만족하기 보다는 가공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농업을 시도하는 것이 우리 농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소신에 따라 미곡종합처리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최 회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3만여평의 벼농사를 짓던 여타 농업인들과 다를 바 없었다. 구례에서 태어나 평생을 한눈팔지 않고 오롯이 벼농사를 고집하던 우직한 농부였던 것. 남들보다 조금 더 부지런하고 성실했던 그는 매년 남는 수익금은 딴곳에 쓰지 않고 농지를 늘리는데 썼다. 덕분에 조금씩 농사규모가 늘어나면서 소득도 덩달아 늘었다. 


그러다 지난 2020년 8월 구례군 일대가 수혜 피해를 당하면서 최 회장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그해 농사짓던 농지 대부분이 물에 잠기면서 4억원이 넘는 손해를 입었다. 

 

 

최 회장은 “요동치는 기후변화, 불확실한 농업·농촌 미래를 두고 전력을 다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새로운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생각에 오랜 꿈이었던 미곡종합처리장을 설치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길로 최 회장은 전국 이름난 미곡종합처리장을 찾아 다녔다.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하자는 생각에 10여 곳의 미곡종합처리장을 방문해 장단점을 파악하고 운영 노하우를 배웠다. 이를 통해 자신만의 미곡종합처리장 설계를 완성하게 됐고 지난해 2월 공사를 시작해 지난 12월 완공하고 ‘대림정미소’ 이름을 달았다. 미곡종합처리장에 투입된 자금만 무려 15억원이다. 


미곡처리장에는 색채선별기가 설치돼 있는데 쌀에 들어 있는 이물질이나 불량품을 색깔에 의해 분류해 동일한 종류만을 선별할 수 있다. 또한 흑미, 녹미 등 유색미는 물론이고 찹쌀도 선별이 가능하다. 1시간동안 3톤을 처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대림정미소는 벼가 쌀이 되는 과정, 총 14개 공정을 거쳐 최상 품질의 쌀을 생산하게 된다. 


최 회장은 “최신 설비를 갖춘 만큼 쌀 품질 하나는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면서 “구례를 대표하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끼고 생산된 쌀에 최신 도정 설비가 가세하면서 대림정미소 쌀은 특별한 홍보활동 없이도 주문이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구정 연휴에는 대기업의 명절 선물로 선정될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 회장의 목표는 지역 농업인들과 연계해 구례 쌀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구례쌀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갖추고 수도권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포부가 지나치다는 우려도 높지만 최 회장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어느 지자체도 따라오지 못할 천혜의 환경을 갖고 있는 구례에서 쌀 브랜드가 입혀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사실 나락농사 짓고 수매한다면 먹고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겠지만 지역농업 경쟁력 강화와 쌀재배 농업인들의 소득향상을 위해 과감한 결정을 한 만큼 한치의 실수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면서 “최고 품질의 쌀을 도정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만큼 지역농업인들과 쉼없는 소통을 통해 구례쌀의 명품화를 반드시 일궈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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