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급증에 보건인력 방역에 투입

  일부 보건진료소 인력 없어 운영 멈춰

  주민들, 간단한 처방조차 못 받아 불편

“돌려막기 투입 말고, 방역인력 확충해야”

 

 

“80~90대 시골노인들은 버스타고 병원도 못 가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보건진료소 인력까지 방역업무에 투입되면서 농촌 지역의 의료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의 한 보건진료소. 평일 낮이지만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뿐만 아니라 원주시 전체 보건진료소 8곳 중 6곳이 지난해 12월부터 업무를 중단했다. 그나마 최근에는 코로나 확진자가 조금 감소하면서 일부 보건진료소는 일주일 한, 두 번씩 문을 열고 있다. 아울러, 원주시 뿐만 아니라 강릉시, 속초시, 태백시 등에서도 같은 상황이 발생했고, 경북 안동에서는 보건진료소 25곳 중에 20곳이 문을 닫았다.


보건진료소는 시군 단위의 보건소, 읍면 단위의 보건지소보다 낮은‘리’단위의 공공 의료기관이다. 간호공무원 1명이 근무하며, 주민들에게 간단한 약 처방부터 상처 소독, 혈압·혈당 관리, 통증 시 병원 내원에 대한 판단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역할을 하는 보건진료소가 문을 닫자 농촌 주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원주시 흥업면의 한 마을주민은 “마을에는 약국도 없고, 보건진료소가 유일하게 아픈 곳을 봐주는 곳인데 이용을 못하게 되니 답답하다” 면서 “보건진료소가 문을 닫으면 노인들은 간단한 처방약도 제때 못 받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부 지자체들은 코로나19로 확산세가 가파른 데다 신규 인력을 배치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강원도의 한 보건당국 관계자는“보건소 안에서 코로나 검사나 예방을 할 수 있는 인력은 간호사와 의사뿐이다”면서“그렇다고 행정인력을 투입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간호사인 보건진료소장들까지 투입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형준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농촌중에서도 교통, 의료 등이 가장 취약한 지역에 보건진료소가 있는데, 그런 곳에서 의료공백이 생기면 안된다”면서“(코로나) 방역 인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보건진료소 의료진을 돌려막기식으로 투입하는 것은 사회 전체적인 의료서비스 질을 떨어뜨리는 셈이다”고 말했다. 이어“보건소나 보건진료소의 역할에 공백이 없도록 방역인력을 확충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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