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유통인 9%증가, 계통출하 5.1% 감소

농가, 가격위험 회피위해 ‘포전거래’ 활용

청과부류 농산물의 산지유통인 포전거래(밭떼기, 창고떼기 등)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산지유통인의 포전거래 품목도 엽근·조미채소류(배추, 무, 양파, 마늘) 뿐만 아니라 식량작물(콩, 감자)과 과일·과채(수박, 사과, 배, 감귤)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 발표한‘2020년 유통실태’(이하 유통실태조사)는 산지유통인의 청과부류 포전거래 및 유통실태를 수록하고 있다. 


유통실태조사가 수록하고 있는 청과부류 농산물의 유통주체별 비중에 따르면 생산자의 44.3%는 생산자단체(농협 등)를 통한 계통출하를 하고 있으며, 35.7%는 산지유통인에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으로 산지유통인의 식량작물 취급비중은 전년대비 5.0%p 증가했는데, 이는 콩의 정부수매 가격이 인상되면서 농가에서 재배면적을 늘렸기 때문이다.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 감소가 예상됐던 난지형 마늘과 양파의 포전거래 비중은 전년대비 2.5%p 증가했으며, 출하기 가격강세가 기대됐던 사과, 배, 감귤의 포전거래 비중도 전년대비 5.0%p 늘어났다. 


특히 산지유통인의 청과부류 농산물 취급비중이 주목되는 이유는 전년대비 취급률 변화에서 나타난다. 산지유통인의 청과부류 취급비중이 전년대비 9.0%p 급증한 반면, 생산자단체 취급비중은 전년대비 –5.1%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산자단체와 산지유통인의 취급비중 변화는 상당한 시시점을 보여준다.

농가입장에서 산지유통인을 선택하는 이유는, 고령화 등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지속적인 영농활동과 농가소득 유지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산지유통인 입장에서 시장의 위험성이 높은 품목의 포전거래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위험성이 클 경우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에 대한 기대심리다. 산지유통인은 생산자의 가격위험성을 떠안는 대신 출하시 가격상승에 대한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고, 납품 등에 필요한 안정적인 물량확보와 재고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산지유통인의 포전거래가 가진 문제점도 있다. 포전거래는 계약방식과 계약이행에 대한 인센티브 및 페널티, 분쟁조정 등의 계약내용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다. 또한 엽근채소류의 90% 정도가 개별거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부 수급정책과 농협의 매취판매사업 등과 충돌하는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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