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기여도, 농산물 0.26 vs 외식 0.51 vs 석유제품 1.32

농산물, 물가지수에 영향력 적지만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7% 상승했다. 부분별로 전년동기와 비교할 때 농축수산물 7.6% 공업제품 5.5% 서비스 2.2% 전기·수도·가스 1.1% 상승한 결과다. 이러한 수치 때문에 농축수산물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주된 요인이라는 눈총을 사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지수에는 품목별 가중치(소비자가 월평균 지출하는 금액에서 각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가 적용되며, 이를 감안한 기여도가 별도로 산출된다. 이에 따라 11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한 기여도는 공업제품 1.81% 개인서비스 0.96% 농축수산물 0.64% 순이다. 이를 풀어서 설명하면 석유류(1.32%)로 대표되는 공업제품의 급등이 전체 물가를 주도했으며, 개인서비스(외식 등)의 가파른 상승이 뒤를 이었다는 해석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참고로 통계청은 가중치에 대하여 소비자물가의 가격변동을 종합할 때 단순평균을 하게 되면 소비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품목마다 서로 다르다는 점을 반영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쌀값이 10% 상승했을 때와 전기료가 10% 상승했을 때 소비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반영하기 위하여 각 품목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가중치로 하여 가중평균함으로써 소비자물가지수에 소비지출규모와 비례하는 영향을 주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체 가중치를 1,000이라고 할 때, 상품 가중치는 ‘448.5’, 서비스 가중치는 ‘551.5’이다. 상품에 포함되는 부분별 가중치는 농축수산물 ‘77.1’ 공업제품 ‘333.1’ 전기·수도·가수 ‘38.3’이다. 서비스는 집세 ‘93.7’ 공공서비스 ‘142.5’ 개인서비스 ‘315.3’로 구성되어 있다.

확인한 바와 같이 농축수산물의 가중치는 크지 않다. 그럼에도 소비자물가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치부되는 것은 변동성과 심리적 요인 때문으로 보인다. 농축수산물은 숫자로 표현되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가장 큰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농산물도매시장의 실시간 도매가격이 공표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구입하는 소매가격과의 괴리감 등으로 인하여 소비자는 심리적으로 가격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또한 농산물은 재배면적과 날씨 등의 영향에 따라 작황과 생산량의 변동성이 크고, 재배기간을 단축할 수 없기 때문에 부족한 물량을 즉시 공급할 수 없는 비탄력성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11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전년동월대비 급등락이 나타났던 주요품목을 살펴보면 농축수산물 : 오이(99%), 상추(72%), 달걀(32.7%), 수입쇠고기(24.6%), 돼지고기(14%), 양배추(-38.4%), (-31.2%), 양파(-17.1%), 토마토(-9.2%), 고춧가루(-8.7%), 사과(-6.1%) 공업제품 : 경유(39.7%), 자동차용LPG(38.1%), 휘발유(33.4%), 등유(31.1%), 침대(12.6%), 점퍼(4.3%), 여자학생복(-74.4%), 남자학생복(-74.1%), 핸드백(-8.8%), 휴대폰(-6.6%), 기능성화장품(-5.7%) 서비스 : 전세(2.7%), 월세(1%), 전화요금(1.8%), 외래진료비(1.8%), 외식(생선회, 9.6%), 보험서비스(9.6%), 학교급식비(-99.9%), 병원검사료(-21.6%)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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