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향후 20년 이내에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5℃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혹자는“1.5도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난리야”라고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의 기후라는 정교한 시스템에 이 조그만 온도변화가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형 산불이 발생해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12개 주에서 서울 면적의 10배가 넘는 숲이 잿더미로 변했고, 중국 허난성에서는 단 3일 만에 그 지역의 1년 평균 강수량과 맞먹는 617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끼쳤다.


사실 지구온난화가 초래할 위협에 대해 국제적 논의가 시작된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구온난화와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적 공동대응의 필요성을 역설한 1972년 로마클럽 보고서로 거슬러 올라가면 족히 50년이 되며 1997년 12월에 교토의정서를 결의한 바 있다. 가장 최근인 2015년에는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통해 미국, 중국 등 전체 온실가스 배출 상위 87%에 해당하는 195개국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유지하는 데 합의했다.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산업체에서는 에너지 효율 극대화 및 전기차,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개발 연구에 노력하고 있으며, 개인들도 쓰레기 분리수거, 대중교통 이용,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등 일상생활에서 실천 가능한 일들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농업은 국민에게 식량을 제공하는 근원적 기능 외에도 녹색 경관 조성으로 코로나에 지친 국민들을 치유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또한 농경지 담수 능력으로 홍수 예방 등 자연재해를 경감하는 효과를 지닐 뿐만 아니라 광합성을 통한 이산화탄소 흡수와 산소 배출로 온실가스 저감에도 일조하는 산업이다.


기후변화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과 미래 후손에게 잠시 빌려 쓰고 있는 지구를 위해 농산물 생산자인 농업인과 소비자가 함께 풀어 가야 할 시대적 과제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먼저 농업인들이 실천해야 할 일이다. 농산물 생산에 필수적인 비료와 농약을 아직까지 관행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비료와 농약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토양검정 서비스와 병해충 발생 정보를 통해 비료와 농약 사용량과 사용 시기를 결정한다면 농산물 생산에 투입되는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 예방에도 일조할 수 있다.


소비자는 우리 농산물 애용을 실천해야 한다. 먼 외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유통될 때까지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이다. 이를 탄소발자국이라 말하며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서는 로컬마트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또한 비료와 농약 사용을 최소화한 친환경농산물을 애용한다면 자신과 지구의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부터 그린 뉴딜정책을 실행해 2050년까지 대한민국 탄소 중립을 목표로‘2050 탄소 중립 추진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천천히 걷는 소가 천리를 가듯 농업인과 소비자의 작은 능동적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농업이 기후변화 대응에 선도적 역할을 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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