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농산물 거래단계별 판매가격 동향 점검

추석 차례상,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40% 저렴

추석이 다가오면서 선물세트 및 차례상 준비를 위한 주요 성수품 가격동향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추석 성수기 장바구니 물가의 대명사처럼 소개되는 사과, 배, 배추, 무 등의 농산물 가격은 매번 물가상승이라는 부정적인 덤터기를 쓰고 있다. 추석 성수기 소비가 집중되는 주요 농산물의 도매시장 경락가격과 중도매인 판매가격,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소매가격을 비교하여 실질적인 가격동향을 짚어본다. 

 

추석 차례상 27만4,500원…전년대비 1.5% 상승


지난 8월 31일을 기준으로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가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추석 차례상 차림 가격을 조사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조사된 차례상 차림 가격은 △전통시장 27만4,500원(전년대비 1.5%↑) △대형마트 38만3,820원(전년대비 2.4%↑) 으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약 40%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물가정보 이동훈 선임연구원은“채소류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에서 가격이 올랐다”면서“지난해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한 장마 등 기상 악재로 가격이 급등했던 채소류 가격이 올해 절반 가까이 떨어져 전체 비용은 지난해와 비슷해졌다”고 분석했다. 


또한“현재 과일, 채소, 곡식류 등은 폭염 후 찾아온 가을장마로 인해 상품(上品)의 가격대가 높아 좋은 품질의 재료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고자 한다면, 평소보다 늦게 구매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홍로 1kg, 농가 3,920원 → 중도매인 4,976원 → 대형마트 1만2,600원


추석 성수기에 소비가 집중되는 주요 농산물을 대상으로 8월 1~31일까지의 가격동향을 조사했다. 도매시장 경락가격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제공하는 가락시장 가격정보를 참조하여 상품과 중품가격을 1kg단위로 환산했다. 중도매인 판매가격과 소매가격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가 제공하는 자료다. 


일례로 사과(홍로)의 경우, 8월 한달간 농가에서 도매시장 경매를 통해 판매한 평균가격은 1kg당 상품 3,920원, 중품 2,668원이다. 이는 경매에 참여한 중도매인이 매입한 가격으로, 여기에 마진을 붙여 소매상 또는 납품처에 판매하는 가격을 중도매인 판매가격이라 한다. 같은 기간 동안 홍로의 중도매인 판매가격 평균은 상품 4,976원, 중품 4,361원이다. 


또한 같은 기간 동안 전국의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 판매된 홍로 10개의 평균 가격은 상품 2만5,199원, 중품 1만8,083원이다. 소매가격이 10개 단위이기 때문에 경락가격이나 중도매인 판매가격과 직접비교는 어렵지만, 보통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10개 단위 소포장의 중량이 2kg 안팎인 점을 감안한다면 소매가격 1kg당 평균은 상품 1만2,600원, 중품 9,042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덧붙여 추정된 소매가격 대비 농가가 도매시장에서 판매한 가격은 31% 수준에 불과하다. 


참고로 산지와 도매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추석 선물세트용 홍로 5kg상자의 경우 11과 기준으로 5만6,000~6만 원, 15과 기준으로 4만6,000~5만 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배추, 평년대비 낮은 가격…늦은 장마가 변수


채소류를 대표하는 배추도 크게 다르지 않다. 8월 한달간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배추의 kg당 평균가격은 상품 901원, 중품 558원으로, 전년동기 가격(상품 1,632원, 중품 1,019원)의 55% 수준에 불과하다.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1kg당 평균 상품 1,016원, 중품 911원으로, 전년동기 가격(상품 1,940원, 중품 1,678원)의 52~54% 수준이다. 여기에 소매가격은 포기당 평균 상품 4,402원, 중품 3,661원으로 전년동기 가격(상품 7,341원, 중품 5,890원)의 60~62% 수준이다. 


물론 전년도 배추가격이 평년가격 이상으로 높았기 때문에 올해 배추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게 보이는 기저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현재의 배추가격이 평년수준보다 낮은 것도 사실이다. 


가락시장 관계자들은“늦은 장마로 인해 고랭지 산지의 출하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잦은 비로 인한 상품성 하락까지 겹치면서 등급간 가격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정부는 추석 성수기를 대비하여 농산물 공급량은 평시대비 2.4배 확대하고, 농축산물 할인쿠폰을 지원하는 등의 수급안정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농산물 가격이 평년 수준보다 낮은 상황에서 공급량을 확대한다는 것은 인위적인 가격하락을 유도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추석을 앞둔 농가에게는 부담스러운 대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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