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남해군 상주면 ‘행복울타리’

“10여년 봉사를 하니 알게 된 것이 있다. 타인을 위한 일이라 여겼지만 돌고 돌아 결국 나를 위한 일이란 것을 알게 됐다. 내 주위를 잘 살피고 가슴이 시키는 참 봉사를 하면 주변이 편안해지니 다시 내가 편안해진다. 농어촌희망재단 수업에서 배운 것도 나중에 동네 어르신들에게 가르쳐드릴 계획이다.”

 

 

상주면은 남해군에서도 가장 남쪽에 위치한다. 가장 가까운 도심 남해읍과도 20여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관광객은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드라이브하기에 더없이 훌륭한 지역이지만, 상주면에서 삶을 가꾸는 주민들에겐 문화적, 행정적인 혜택을 접하기 어려운 환경이기도 하다.

 

 

상주면 행복울타리 공동체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적십자봉사회,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이 만든 공동체다. 상주면 구석구석을 누비며 살림을 살피는 봉사 모임 회원 25명. 우리 마을은 우리가 가꾼다는 마음으로 10여 년 이상 꾸준히 활동한 주민들이다. 


상주면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출동하는 회원들을 위해 남해장애인종합복지관이 쉼터를 만들었다. 이 쉼터에서 행복울타리 공동체는 목공예, 한지공예 등을 배운다. 회원들은 이러한 활동이 더없이 소중하다고 말한다.

 

 

“각 단체가 하는 일이 조금씩 다른데 함께 하는 일도 있고 역할 분담도 하거든요. 소통도 하고 친목도 도모하고 함께 배우며 쉬기도 합니다. 복지관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희망재단 지원 혜택을 우리에게 주니 고맙지요. 여기는 섬이니 뭔가를 배우고 싶어도 접하기 쉽지 않거든요. 부산도, 진주도 2시간을 가야 합니다. 읍에만 가도 저녁 시간에 뭘 배울 수 있는데 여기는 어렵죠. 수업이 있는 날은 만사 제쳐두고 옵니다.”


백상연 목공예교실 강사는 이런 회원들을 가르치는 것이 보람이라고.
“만드는 것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이죠. 그 가치를 너무 귀중하게 여기세요. 시골에서 어르신들이 목공을 접하기 쉽지 않지요. 나무는 버리면 쓰레기인데 재활용하면 작품이잖아요. 처음엔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망치로 손을 때리기도 하고 나무가 쪼개지기도 하고요. 지금은 초보 수준을 벗어나 아주 잘하세요. 가사노동과 생업, 그리고 봉사까지 하시는 분들이 여기 와서 한 번 웃고 스트레스 풀고 가세요. 트레이 만들어 커피와 빵을 놓고 좋다며 사진도 찍어 보내십니다. 이런 게 복지라고 생각해요” 

 

 

 

서툰 손길이지만 서로가 배우고 가르친다. 집에 가서 숙제도 하고 배운 것을 복습하기도 한다. 
여러 개 만들어 나눔 봉사를 하면 기쁨은 배가 된다. 행복이 마음에 가득하니 봉사하러 가는 걸음에도 기쁨이 묻어난다. 희망은 기쁨을 낳고 기쁨은 섬마을을 행복하게 밝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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