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여주시 금사면 ‘주록리지화자두드림동호회’

“내가 신나니 십 년은 젊어진 것 같아. 관절이 아파 나와서 하는 것 흉내라도 내니까 신나지. 마음이 즐거워. 평소 일하고 집에 들어앉으면 우두커니 있지. 내가 지금 나이에 어디 가서 이런 놀이를 해보겠어. 한평생을 이리 시집와 살았지만 이런 것은 평생 처음이여. 아주 신나.”

 

 

서울에서 한 시간, 여주에서 30분 거리지만 주록리의 계곡은 깊다. 원적산으로 둘러싸인 험한 산골 마을. 한국전쟁 때 강원도에서 피난 올 정도로 인적이 드문 깊은 산골 마을이다. 


주록리는 사슴이 마을을 달렸던 곳이라는 뜻. 녹음 깊은 산속을 폴짝폴짝 달리는 사슴처럼 쿵짝쿵짝 신명을 내는 사람들이 모였다. 주록리지화자두드림동호회 회원들이다. 


동호회 회원들은 주록리 마을 주민 15명. 처음부터 동호회로 만난 것은 아니다. 겨울농한기에 시간이 많으니 집에만 있지 말고 모여서 수다라도 떨어보자 했다. 그냥 놀 수 없으니 뭘 할꼬 하다 난타를 하게 됐다.

 

 

난타를 하기로 결정은 했지만 강사를 모실 수 없어 이혜옥 주록리지화자두드림동호회 대표가 서울로 배우러 다녔다. 이 대표가 배워온 것을 주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악보와 영상을 보며 난타를 배웠다. 주록리의 신명은 그렇게 시작됐다.


“제일 가까운 면에 가도 자치센터에서 뭘 배울 수 있지만 거기까지 가기 어려워요. 우리끼리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 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마을에서 지속적으로 만나려면 지원이 필요한데 때마침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희망재단에서 ‘농촌교육·문화·복지 지원사업’ 시행기관을 모집한다기에 도전하게 됐어요. 옆 동네에서 우리 부러워해요.”


주록리지화자두드림동호회에서는 난타로 시작해 지금은 민요, 라인댄스, 실버요가, 치매예방건강교실, 천연염색, 재봉 등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재미있으면 계속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좋아해요. 어르신이 홀로 사시는데 걱정되잖아요. 어르신 활동하는 모습을 우리가 사진으로 찍어 보내드리니 안심되지요. 만나면 친해지고 마음이 통하게 되고 그게 마을 화합이죠. 농어촌희망재단 지원을 마중물 삼아 계속 재미나게 살겠습니다.”


마을공동체는 마을 속 만남이다. 만나서 소통하면 서로 돌봄이 된다. 농어촌희망재단을 통해 마을공동체가 시행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쁘다 했다. 주록리 행복공동체를 주변에도 널리 알려 더 큰 행복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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