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구군 남면 ‘양구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

 

기타와 노래가 있는 오늘은 즐거운 날. 바빠도 일주일에 두 번 기타를 메고 센터로 향하는 걸음은 가볍다. 배우는 속도가 조금씩 다르지만 함께 화음을 쌓아가는 일은 즐겁기만 하다. 소리 내어 노래 한자락 선율에 얹으면 웃음이 교실 한가득이다.

 

강원도 양구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적은 농촌이다. 작지만 강한 양구군의 슬로건은 ‘모든 것은 양구로 부터’이다.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으로 자부심이 대단한 곳이 양구군. 인구의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한다.


농사를 지으며 고단한 여성농업인을 위해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자는 의미로 양구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는 2004년 설립됐다. 여성농업인들은 농사철에는 시간이 없어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쉽게 접근할 수가 없다.


센터 설립 초기에는 여성농업인을 위해 센터에서 농한기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농사를 다 끝내고 한가할 때 생활 충전 시간을 갖고 숨은 끼를 찾으며 농업과 겸업으로 할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농업인들이 가장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은 동아리화해 계속 활동할 수 있는 통기타, 오카리나, 난타였다. 문화적 혜택을 받을 여건이 미흡한 농촌에서도 자신들의 숨은 끼를 찾고 싶었던 것. 농사일에 지쳐 힘들지만, 악기를 연주하며 보내는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며 결석 없이 참여한다.


기타반에 참여하고 있는 한 여성농업인은 이러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삶의 활력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죠. 저녁이면 집에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센터에 나와 배우니 정말 좋습니다. 기타교실이 있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우리가 프로 연주인이 될 수는 없겠지만 양구군에서는 제일가는 기타반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 농부들도 마음 한 곳에는 낭만이 있거든요.”

 

 


여성농업인을 위해 만들었지만 꼭 함께 하길 원하는 남성분도 함께 하신다. 기타로 피운 낭만으로 연주 그룹도 만들고 지역 공연도 할 예정이다.
이현주 양구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 센터장은 긴 호흡으로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실했다고. 


“단기 프로그램을 늘 아쉬워했어요. 악기는 3개월로 온전히 배울 수가 없으니까요. 아쉽지만 사업비 한계도 현실이었죠.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희망재단의 지원은 우리에겐 단비입니다. 농사를 짓는 것은 여성에게 정말 힘든 일인데, 학창시절 한 번쯤 꿈꾸던 기타 연주는 생활의 위안 같은 것이 됐습니다. 농사꾼도 악기 하나쯤 할 수 있다며 자존감이 높아졌어요.”


농어촌희망재단 지원사업으로 양구군 농부들은 달이 환하게 뜬 밤에 기타를 울리며 행복을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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