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여 년간 부산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2000년 밀레니엄 3대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동부산관광단지, 서부산물류도시가 추진되었고 그 사이 진행된 아시안게임, 월드컵, APEC정상회담도 부산을 도시브랜드화 하는데 적잖은 공을 세웠다. 여기에 신항만, 신공항 유치 추진까지 부산시는 쉼 없이 많은 도시비전과 전략을 수립하여 매진해왔다. 이제는 낙동강을 중심으로 한 ‘서부산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발표하였고 국제산업물류도시와 에코델타시티 등 그랜드 플랜을 신호탄으로 많은 변화들이 준비되어가고 있다. 향후‘세계의 도시’부산으로서 위상을 다지고 명실 공히 육상, 해상, 항공의 영역을 휘두르는 국제관문도시가 되리라 짐작한다.


그렇지만 그리 녹록치는 않다. 국제환경과 우리나라 정세, 부산의 위상,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도시여건이 과거와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도시의 미래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메가시티 이벤트를 만들어내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저성장시대를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어떻게 운영하고 관리하는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것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기존의 것’과‘기존의 사람’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산의 대규모 개발사업은 대부분 농지 위에 시작되었고, 이로 인해 농업으로 생계를 이어온 강서권의 짭짤이토마토, 화훼, 대파, 미나리, 황금쌀 등 친환경 생산농가는 점차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농업을 기반으로 살아가던 많은 농업민들은 토지수용 앞에 아무런 주장도 하지 못한 채 생계걱정만 해야 할 판이다.


부산시의 미래비전이라는 명목 하에 어쩌면 주민동의에서 출발해 이주비와 입주권이 보장된 재개발, 재건축의 도시정비사업 주민보다 못한 처우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시의회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지역주민 대다수(91%)가 농업이 중요하면서, 부산시의 지원/투자규모는 부실하다(88.3%)고 답했다. 특히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농경지 감소’가 꼽혔고, 현안문제 역시‘대체농지 확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보니 주민들의 절반(43.5%)이 부산이 아닌 인근 경남지역으로 이주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강서지역의 지역주민들은 경쟁력과 고부가가치화한 농업실현, 농산물 생산뿐만 아니라 저장, 가공 등의 첨단과학농업을 목표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첨단농업특구단지 조성, 농산물종합유통단지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농업은 우리 국민의 정신적 근간이 되고 있으며, 국가 미래가 걸려있는 생존산업이다. 더불어 지자체와 정부의 의지가 아니라 하더라도, 세계는 이미‘먹거리 전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 처해진 현실을 감안하면 누가 고부가가치산업으로서‘부산농업’의 키를 잡을 것인가가 중요한 시점이다.


강서권의 많은 프로젝트에는 에코델타시티, R&D단지, 신도시 등 다양한 지역개발이 추진되겠지만, 여기에는 ‘강서농업민’이 즐겁게 일할 수 있고, 미래 부산농업 전략산업으로서‘고부가가치 농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농업특화단지’계획도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 거주민의 일자리 창출, 거주민 경제수익창출, 주민들간 상생의 교류장, 부산도시근교농업 스마트팜이 노령화와 슬럼화를 겪고 있는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희망이 될 것이다. 그것이 창조경제시대에 부합하는 국가정책이며 지속가능한 부산농업의 미래비전이자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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