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시 구좌읍 ‘김녕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

 

제주에는 이주민이 많다. 섬이라는 특성 때문에 기본적인 배타심도 있다. 이주한 분들이 지역 주민 커뮤니티로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 김녕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에 오면 배움이란 매개체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소통이 되어 좋아한다. 서로 힘든 점들을 이해할 수 있어 관계가 깊어진다.

제주시 구좌읍은 시내에서 50분가량 떨어진 지역이다. 제주 내에서는 장거리로 분류되는 곳으로 시내버스도 아닌 시외버스나 자가운전으로 교통편을 해결한다.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곳도 없다. 20분 정도 가면 구좌읍 주민자치센터가 있지만 구좌 관내에서는 서쪽에 속해 교통이 불편하다.


2006년에 개설된 (사)김녕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에는 밤늦은 시간에도 바느질하는 어멍들의 도란도란한 이야기가 정겹다. 여성농업인을 위한 프로그램은 대부분 저녁 8시부터 이루어지는데 속사정이 있다. 

 

 

제주도 여성농업인들은 보통 두 가지 일을 한다. 직장에 다니며 농사를 짓는 것. 구좌와 김녕은 땅이 척박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이 많다. 퇴근하고 집안을 돌보고 센터로 오는 걸음이니 늦을 수밖에 없다. 제주도는 대대로 여성들의 생활력이 강하고 집안일 역시 여성들이 많이 하기에 마음 편하게 바느질이라도 하려면 집안을 돌보고 나가는 것이 편하다고.
김녕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는 사랑방과 같은 곳이라고 참여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여기만 오면 시간이 왜 그리 빨리 가는지 모르겠어요. 우리가 함께 만나 바느질한 지 벌써 3년째인데 이렇게 함께 있으면 너무 좋아요. 신랑 흉도 보고, 제주에 무슨 일이 생기면 정보도 교환하고, 아이 이야기도 나누지요. 마음의 평화를 바느질한다고 생각해요. 조그마한 천 하나가 가방이 되고 옷도 되니 이렇게 신기할 수가 없어요. 우리에겐 꼭 필요한 공간입니다.”

 

 

김영미 김녕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장은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희망재단의 지원으로 시작한 이 활동을 씨앗으로 삼아 더욱 단단한 공동체를 만들 것을 다짐했다. 

 

“바느질과 한지공예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설문을 통해 회원들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을 골랐거든요. 바느질은 보통 작품을 8~10개 만드는데 3년차가 되니 수강생들이 선수가 됐습니다.

각자 만든 작품은 지역 사회단체에 기부하기도 합니다. 오롯하게 만든 작품은 자존감을 높여주니 이사를 가신 분 빼고는 3년째 꼭 참석합니다. 늦은 시간에 수업하시는 강사분들도 마음이 어려울 법하지만 회원들의 변화를 보며 흔쾌히 오십니다. 이 활동이 씨앗이 되어 우리 삶을 가꾸고 공동체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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