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 왜관읍 ‘가실마을, 금남마을’

 

칠곡 오케스트라는 1999년 청소년 오케스트라부터 시작됐다. 고은경 음악감독은 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대학에서 처음 동기들과 합주할 때 너무 힘들었다. 제자들만큼은 합주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어 고향에 돌아와 실내악단부터 만들었다. 

 

음악을 좋아하는 초중고생이라면 실력과 전공에 상관없이 모았다.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시간이 지나니 힘에 부쳤다. 그때 농림축산식품부·농어촌희망재단의 농촌 교육·문화·복지 지원사업을 알게 됐다. 


아이들도 있지만 마을 주민들과도 함께 선율을 나눌 기회가 됐다.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오케스트라를 한다고 하니 60대 어르신이“나같이 나이 많은 사람도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렇게 마을의 합주가 시작됐다. 


“배우니 재밌어하고 1년 후 마을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이웃 앞에서 공연을 하려니 덜덜 떨면서 연주했지요. 그랬더니 첫해에 하고 싶어도 못했던 이웃 어르신이 오시고 연주자가 이웃의 손을 잡고 오시고. 그렇게 40명이 넘는 오케스트라가 됐습니다. 마을 오케스트라는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악단입니다.”

 

마을 어른들이 처음 서양악기를 접할 때 두려워하지만 결국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배울 수 있다고 하신다.“저게 무슨 소리인고, 모기가 왕왕대나?”하시던 분도 이제는‘작은 별’이 그렇게 명곡이었냐며 뭉클해한다. 꾸준히 활동하고 1년에 몇 차례 야외공연을 하니 지역에서도 우리 고장의 당연한 문화로 받아들인다. 


“부부 단원은 함께 연습하니 공통의 관심사가 생기고 난생처음 음악회 구경을 갔다고도 합니다. 가족 단원은 아버지 버킷리스트가 가족 음악회입니다. 칠곡군 학교에도 오케스트라가 많이 있는데 소리를 맞추며 배려하고 양보하며 공연하면서 생기는 자부심이 정말 좋다고 하십니다. 기관에서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일까 하는 의문도 있겠지만 촉촉하게 스며드는 변화는 언제고 화답합니다. 음악이 주는 힘은 정말 셉니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 우리는 음악인이고 모두가 부자라며 웃음 짓는 마을 오케스트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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