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창녕군 유어면 ‘따오기 품은 세진마을 예술단’

어르신들 첫 말씀  “야야 내는 몬한다.” 손사래 치시더니 금세 신명 나셨다. 잠시 쉬었다 다시 하자는 말에 민요 강사를 불러 세운다. “야야 여어 다시 해봐라. 이 부분 모르겠다.”  마을에서 처음 노래교실을 열 때 남사스럽다던 어른들은 이제 흥얼흥얼 노래가 일상이 됐다.

 

 

경상남도 창녕군 유어면 세진마을에는 큰손 이장님이 계신다. 성기순 세진마을 이장님은 농촌에서는 보기 드문 여성 이장님으로 벌써 10년째 마을을 위해 동분서주한다. 농림축산식품부·농어촌희망재단 프로그램도 이장님의 발길로 시작됐다.


세진마을회관에서 어른들이 함께 하는 것은 낯설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없었다.


“처음엔 힘들었어요. 노래수업 하자고 하면‘뭐 하러 할라카노’하셔서 직접 모시러 다니기도 했어요. 몇 년 하고 나니 어르신들이 알아서 척척 시간 되면 모이십니다. 어르신들이 수업 시간에 다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선생님 가락을 녹음도 하고 서로 마주 앉아서 가르쳐주기도 합니다. 즐기시는 모습을 봤어요.”

 

 

민요교실에선 어른들이 생활에서 불렀던 노래를 채록해 노래를 만들어보려 하고 전통무용교실에선 따오기춤을 창작해 함께 배운다. 사전에 조사하니 예전 다듬이질하면서 리듬 타던 것이 좋았다 해서 함께 운동 삼아 두드린다. 
따오기 춤은 인근 초등학교에도 보급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은 아이들과 마을 어르신이 함께하는 수업도 진행한다.


즐거운 삶을 영위할 매개체가 있으면 마을이 밝아진다. 따오기 품은 세진마을이 지금처럼만 행복하면 더 바랄 것이 없다.


“별거 없어요. 마을농번기에 일하고 들어가시면 사실 혼자 계시거든요. 여가시간을 채워드리고 싶었지요. 편하게 즐기며 살 수 있는 마을이면 되지요. 따오기가 우리 마을에 왔으니 브랜드 가치도 높여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세진마을을 살기 좋은 마을로 알아주면 좋겠어요. 애는 썼는데 단기 프로그램만 하다가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희망재단 지원으로 장기 수업을 하니 참말로 좋습니다. 우리 할매들이 얼마나 신나하시고 열심인데요. 그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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