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석 범

세계채소센터  상주연구원 농업연구관

 

 

 

세계채소센터는 대만에 있는 비영리 국제 채소연구기관으로, 과거에는 AVRDC라는 명칭으로 아시아채소연구개발센터로 알려져 있다. 1971년에 설립된 이래 올해로 50년 동안 세계의 많은 기관과 국제기구와 협력하며 그 역할을 확대해 오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최근에 세계채소센터-APSA 육종전략 워크숍을 코로나 팬터믹속에서 비대면으로 원만하게 잘 끝마쳤다.


채소센터는 2016년부터 아시아태평양종자협의체(APSA)와 협력강화를 통해 우수한 채소종자를 보다 빠른 시간에 개발하고 효과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APSA와 채소종자 육종 컨퍼런스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전 세계의 채소 종자회사와 회원 및 관련된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새롭게 개발된 품종을 현장에서 보며 연구자와 평가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행사를 개최하는 게 어려워 모든 일정을 온라인 영상 컨퍼런스로 대체해 행사를 진행했다. 품종특성 평가 및 수요자인 종사업체들과 연구자간의 토론을 진행, 올해는 4일 정도의 일정을 잡아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는 주로 다양한 병저항성 복합유전자를 갖는 토마토, 고추, 박과채소에 대한 계통 및 품종들이 많이 소개됐며 토마토는 22품종, 고추는 13품종, 박과채소는 10개의 새로운 품종을 개발했다. 눈에 띄는 토마토 신품종에는 아프리카의 가나에 많은 피해를 끼치는 TYLCD(토마토황화잎위축병), 박테리아 위축 등에 저항성이 있는 복합저항성 계통 및 품종들이 개발된 것이며, 이중 복합병저항성(TYLCD, 역병)이면서 안토시아닌 착색이 높은 새로운 AVTO2020 계통도 육성됐다.


고추 품종도 최근 온난화에 따른 고온이 문제시되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고온 환경에 잘 적응하는 품종을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고추반점바이러스, 감자바이러스 Y, 탄저병과 같은 복합병저항성이 있고 다양한 유전적 특성을 갖는 AVPP2001 등 매운고추와 착색단고추 계통 및 품종을 육성했다. 박과채소에서는 ToLCNDV(토마토잎말이뉴델리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에 견딜 수 있고, 호박에서는 ToLCNDV를 갖는 바이러스에 스쿼시 잎말이 바이러스에도 저항성을 갖는 품종 등 10가지의 새로운 신품종을 계통육성 및 만들어졌다.


올해 APSA-세계채소센터 비디오 컨퍼런스는 평소처럼 모두가 현장과 강당에 모여서 컨퍼런스를 개최한 것이 아닌 모든 행사 진행을 온라인으로 접속해 행사를 진행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양한 토론과 컨설팅이 연구자와 종자회사 회원들간에 활발하게 일어났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채소육종을 선도하는 국가 중의 하나이며 종자회사의 품종개발 수준은 다른 지역 및 나라에 비해 매우 높다. 또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도 새로운 품종 및 계통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이를 채소종자회사와 공유하며 새로운 신품종 채소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현재 우리는 코로나19 속에 살고 있고 앞으로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번 세계채소센터와 APSA간의 채소육종 컨퍼런스를 보면서 최근 코로나로 전세계의 종자시장도 일부 위축되고 있는게 현실인데 전문 연구기관과 종자협의체 간의 끈끈한 협력관계를 통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은 많은 어려운 장해물도 우리가 잘 극복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 준다.


현재 국내에서도 1기업 1 전문가와 같은 협의체와 다양한 민간전문가와 연구자들 간의 협력프로그램 들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연구기관과 종자회사 간의 긴밀한 협력은 개발자와 수요자 간의 밀접한 소통을 통해 더욱 정확한 수요자가 원하는 품종을 연구자가 효율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연구기관과 수요자인 종자회사 간의 강한 협력을 통한 좋은 품질의 채소종자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고품질의 채소가 전 세계 시장에 널리 퍼지고 더욱 발전된 품종개발과 활발한 품종보급이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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