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추위가 장독 깬다’ 는 속담이 있다. 봄철에 의외로 사나운 추위가 있다는 의미이다. 2018~2019년 사이 4월 초순에 해당하는 1~7일 사이에 최저기온이 최고 영하5℃까지 내려가면서 전국적으로 과수, 인삼, 채소류 등에서 저온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따뜻한 겨울날씨가 계속되면서 작물들이 싹을 빨리 틔우고 다소 웃자라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저온은 농작물 생육에 치명적이다. 올해 겨울(12.1.∼2.29.) 기온이 평년보다 2.5℃ 높아 과수 개화기가 2∼9일 앞당겨지고 인삼 싹 출현도 5∼7일 정도 빨라진 상태여서 저온이 발생하면 농작물 피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물이 저온에 견디는 힘이 가장 약한 시기인 개화기와 새 순이 나오는 시기에 저온현상이 발생하면 암술이 말라죽거나 새 순이 고사한다. 하나의 꽃은 하나의 열매로 이어지고 봄에 나오는 어린 싹은 작물 생육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어 생육초기의 저온피해는 결국은 최종 생산물인 수확량에 영향을 준다.


저온피해를 입은 과수는 암술(주두)과 씨방이 얼어 죽어 수정 능력을 잃게 된다. 인삼은 생장점이 있는 어린 순이 고사하여 잎·줄기가 나오지 않게 되고, 감자·옥수수·마늘·양파·고추 등은 잎·줄기가 물에 데친 것처럼 녹아서 마르게 된다. 경미한 저온이라면 낮 동안 온도가 올라가면서 작물이 정상 생육을 회복하지만 저온에 노출된 시간이 길고 강도가 세면 완전히 고사하게 된다.
과수는 영하의 온도에서 피해를 보기 때문에 과수원 내 온도를 1~2℃만 높여줘도 저온피해를 줄일 수 있다. 송풍기나 미세살수장치 등 저온피해 예방을 위한 시설을 설치하면 도움이 된다.


인삼 재배농가는 해가림 차광망과 방풍 울타리를 설치해 저온과 고온에 대비한다. 인삼이 저온피해를 받았을 경우에는 상처 부위를 통한 잿빛곰팡이병 등 병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등록된 약제로 방제해 2차 피해를 줄인다. 시설하우스는 야간 보온에 신경 쓰고 낮에는 환기에 유의하여야 한다. 봄철 시설 내 온도가 야간에는 10℃ 이상 유지되도록 하여 저온으로 인한 작물 생육불량을 줄인다.


농촌진흥청은 이상기상에 대응하여 장기적으로 내재해성 유전자원을 선발하고 품종을 육성하고 있다. 과수는 개화기가 늦은 품종을 육성하여 저온이 발생하는 시기를 피할 수 있는 기술을 실용화 하고 있다.


봄철 이상저온 현상은 매년 발생하는 자연재해이다.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다. 피해 최소화를 위한 연구와 기술보급이 이뤄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농업현장에서 피해 예방을 위한 사전대책을 세우고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올 봄 이상저온 현상은 5월까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와 사전관리를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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