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축산과학원 함준상 연구관

 

 

“국내산 우유 소비가 부진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피더스균을 발효유, 치즈 등 유제품을 제조할 때 활용하면부가가치 향상과 소비 촉진이 기대됩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 함준상 연구관은 항산화 펩타이드(단백질 분해물)를 포함하는 조성물만 3건의 특허등록을 하는 등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 신토불이균으로 도전장을 던진 비피더스균 박사다.


특히 비피더스균은 다른 유산균과 달리 절대 혐기성으로 배양이 까다로워 산업적으로 이용이 어려운 단점이 있는데 함 연구관은 이를 극복키 위해 산화 스트레스에 저항성이 높은 균주를 선발했다. 이 균주를 배양시 우유 단백질을 분해해 항산화 펩타이드가 생산되는 것을 확인했고, 이 균주의 알레르기 저감 기작을 구명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저널에도 게재해 BRIC(생물학연구정보센터)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소개된 바 있다.


함 연구관은 현재 우유 단백질 분해에 효과가 있는 비피더스균(KACC 91563)을 우유에 첨가해 제조한 치즈가 아토피를 줄일 수 있는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우유에는 비피더스균 성장인자가 풍부해 적은 수의 비피더스균이라도 장에서 증식을 도와 아토피에도 좋은 효과가 기대된다는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종 유산균, 아토피 피부염 완화 효능 확인

함준상 연구관은 자체 개발한 토종 유산균의 아토피 피부염 완화 효과를 확인했다. 이 유산균은 한국인 신생아 장에서 찾아낸 비피도박테리움 롱검1)(KACC 91563)균이다.
함 박사는 전북대학교와 공동으로 실험동물에 아토피 피부염 발생을 유도한 뒤, 세 집단(대조구, 저농도, 고농도)으로 나눠 두 집단에만 한 달 동안 매일 비피도박테리움 롱검균을 먹였다.
그 결과 먹이지 않은 집단은 아토피 피부염으로 귀 조직이 두꺼워지고 자주 귀를 긁는 행동을 보였으나, 먹인 두 집단은 귀 두께와 긁는 횟수가 줄어드는 등 피부 손상이 완화되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고농도(균 50억 마리)로 먹인 경우 귀 표피 두께가 대조 집단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또한 피부염 증상을 일으키는 세포(mast cell) 수를 측정한 결과, 비피도박테리움 롱검균을 먹인 집단에서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이는 비피도박테리움 롱검균이 생성하는 특정 단백질이 알레르기의 원인 세포로 흡수돼 스스로 죽도록 만든 것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피부 염증성 질환으로 만성적으로 나빠졌다 좋아졌다를 반복한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유병률은 약 20%, 해외에서 17~18% 정도 보고되는 흔한 질환이다.


발병 원인은 유전, 잦은 목욕습관, 실내공기 오염 등 다양하며 치료 방법으로는 질환 아동의 72~84%가 보완대체 요법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효능을 확인한 비피도박테리움 롱검균(KACC 91563)은 2016년 알레르기 억제 효과를 확인한 적이 있다.

 

발효소시지(비피도박테리움 롱검균 첨가)

 


농진청은 농촌진흥청은 이 균을 특허출원했으며 산업체에 기술이전을 통해 민감성 피부 문제를 개선하는 화장품 생산과 식품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 비피도박테리움 롱검균 분해물을 핵심성분으로 만든 화장품의 임상시험 결과 피부 수분 손실은 10.6% 줄고 얼굴의 붉은 기는 7.8% 감소했다.
앞으로 이 균을 넣어 만든 치즈와 소시지의 아토피 억제 효과도 확인할 계획이다.

 

장 건강 돕는 발효 소시지 개발

함 연구관은 또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발효 소시지로 즐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소시지를 만드는데 돼지고기 저지방 부위(뒷다리살)를 이용하는 만큼 개발된 기술은 돼지고기 소비촉진과 함께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가 높다.

 

루비에스

프로바이오틱스는 ‘충분한 양을 섭취했을 때 건강에 도움을 주는 살아 있는 균’을 뜻하며 유산균이 주를 이룬다. 유해균을 억제하고 원활한 배변활동에 도움을 준다.
함 박사는 염지 처리한 돼지 뒷다리에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엔테로코커스 페칼리스 KACC 92130)3)을 스타터로 첨가하고 온도와 습도를 4단계로 조절하며 40여 일간 발효했다.
이렇게 만든 발효 소시지는 5g정도만 섭취해도 프로바이오틱스 1일 섭취기준(1일 섭취량 1억~100억 개(CFU))을 충족할 수 있다. 무첨가(자연 발효, 상업용 스타터) 소시지에 비해 유산균수는 약 3배 정도 많으면서도 소시지 풍미는 비슷했다.


참고로 국내에서 사용하는 상업용 스타터는 풍미 개선 등을 위해 프로바이오틱스가 아닌 일반 미생물을 사용하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농진청은 이번 프로바이오틱스 발효 소시지를 제조할 수 있는 스타터 균과 기술을 특허출원했으며 고급 육제품 수요 증가에 맞춰 소규모 육가공 농가(영농법인) 등에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인터뷰 -  “토종 유산균 개발 박차 가할 터”

 

“비피더스균 등 항산화 펩타이드 조성물이 중요한 것은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프로바이오틱스(장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있는 균)은 뜨거운 관심속에 국내 시장규모는 2011년 405억원에서 현재는 2천억원대를 넘어 섰습니다.”


함 연구관은 비피더스균 등은 건강한 유아의 장내에서 가장 풍부한 균종이지만 성년기 동안 많이 감소된 후 안정적으로 유지되다가 노년기에 다시 감소해 5% 미만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상업용 발효유 제조에는 비피더스균을 첨가하고 있다. 문제는 비피더스 균 첨가에 수입된 균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함 연구관은 비피더스균도 결국 신토불이균이 최고의 가치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도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 사람의 체질에는 한국 사람에서 유래한 유산균이 효과가 좋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함 연구관은 또 “아토피 피부염은 활성화된 면역세포가 히스타민을 방출하고 히스타민이 피부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면서 “비피더스 롱검(KACC 91563)이 아토피 완화 효과가 있는지 확인키 위해 실험동물에 알러지성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해 귀를 긁는 횟수와 귀 표피두께, 면역세포 수를 측정한 결과 모두 절반 정도로 감소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현재 특허를 출원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함 연구관은 프로바이오틱스 섭취에 의해 장내 세균과 면역반응의 균형을 찾아 아토피를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모아지는 것과 관련해 “비피더스 롱검(KACC 91563)은 소포체 유래 단백질의 작용이기 때문에 이 균의 분해물도 아토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함 연구관은 “비피도박테리움 롱검균을 축산식품 제조에 활용함으로써 국민 건강 증진과 국내산 축산물 소비 촉진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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