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출하도 멈춰 농가들 고충 가중

닭고기산업 불황 속, 농장·회사 직격탄

 

국내 대표적인 육계 계열업체인 마니커가 외주 물류업체와 계약관계인 화물노동자들과의 직접고용과 관련한 이견으로 생계 유통 등이 전면 중단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투쟁에 나서면서 당장 농장에서 도계를 위해 출하를 해야 할 닭들이 적체되고 있다. 통상 육계는 35일을 전후로 출하를 해야 최고의 상품성을 갖게 되지만 출하가 지체되면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출하지연에 따른 사료값 등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과도하게 커지게 된다.


마니커는 지난 13일 시작된 물류업체 파업으로 인한 원재료 조달 및 제품운송이 중단됐다. 마니커는 경기도 동두천공장은 14일부터, 충남 천안공장은 13일부터 23일까지 생산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이후 17일에 동두천공장 생산을 재개했다고 공시했지만 일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마니커는 국내 닭고기 업계 3위 기업이다. 위탁 배송기사들의 총파업으로 동두천, 천안 공장에 원재료 유입과 가공제품 반출이 전면 중단돼 하루 7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두 공장에서 마니커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큰 몫을 차지한다. 


마니커는 동두천 공장 생산을 일부 재개하고 재고분으로 가공육을 생산했지만 공장 출입구가 봉쇄돼 사실상 생산·영업은 ‘올스톱’된 상태다.


이번 사상 초유의 공장 중단 사태로 마니커는 막대한 영업손실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니커는 지난해 영업손실 15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는데 이번 파업까지 겹쳐 올해 사상 최대 적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생산파행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며 수백여 양계농가·치킨 프랜차이즈, 도·소매 소상공인으로까지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사육농장은 당장 닭을 출하하고 입추 준비를 해야 기본적인 생계가 유지되는데 이마저도 어렵게 돼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 20일 집회 현장을 찾은 (사)한국육계협회 김상근 회장은 “닭고기산업은 지난 수년간 깊은 불황으로 심각한 경영위기에 내몰리고 있어 농가와 회사 모두 고통을 감내하며 버텨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화물차 기사들의 파업으로 더 큰 고통을 받게 됐다”면서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일방적인 집회보다는 상생의지를 갖고 대화에 나서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마니커농가협의회 안한욱 회장은 “육계 사육농가들은 막막한 현실에서도 희망을 품고 오로시 닭 사육에만 매진을 해왔는데 화물차 파업으로 희망마저 잃게 생겼다”면서 “화물차는 어려운 농가들을 생각해서라도 불법적인 파업을 중단하고 대화로 해결방안을 모색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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