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 농촌진흥청은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개발한 농업분야 신기술을 보급·확산하기 위하여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신기술보급사업’으로 불리는 이 사업은 도농업기술원과 시·군농업기술센터와 협업으로 이뤄지며 새로운 농업기술의 현장실용화를 위한 첫 단계이다. 올해는 116종의 사업을 전국 844개소를 대상으로 추진한다.


신기술보급사업은 농업생산성과 농축산물의 품질향상 기술, 외래품종을 대체할 국내육성품종의 보급, 노동력을 줄이는 재배방식과 농기자재 등을 농업·농촌에 보편적으로 적용하기 전에 시범적으로 적용하는 일종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다.


농업분야 신기술은 개발단계에서부터 농업현장의 수요를 반영하며, 연구개발된 우수한 기술을 사업화하여 시범적으로 농업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도 문제점이나 기술개선 의견을 파악한다.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 농촌진흥기관 담당자와 사업에 참여한 농업인 등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환류 과정을 거치는 것은 신기술의 내실을 다지는 것은 물론 농업현장의 정착 속도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2019년에는 전국 855개소에서 신기술보급사업이 운영되었다. 사업에 참여한 농가는 인근 농가보다 농업생산성은 30.7%, 농가소득도 31.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기술보급사업의 성과분석 결과에서도 1,800여 억 원 이상의 경제적 편익과 474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추진한 사업 가운데는 급변하는 농업환경의 변화에 대응한 것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폭우와 폭염, 가뭄과 동해 등 이상기상으로 인한 농작물과 가축의 피해 최소화를 위한 기술보급이 호평을 받았다. 시설채소를 재배하는 농가들이 여름철 고온기에 겪는 생육장해를 예방하기 위해 시범농가에 차광스크린, 자동 안개분무, 송풍기술 등 온도 저감 기술을 적용한 결과 하우스 내 온도를 5~10℃ 낮출 수 있었고, 수량은 17% 늘었다.


올해 선보이는 신기술보급사업은 우리 농업·농촌을 바꿀 유용한 기술들을 보급하는데 주력한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없는 밀 품종 ‘오프리’를 비롯한 국내육성품종 보급을 통해 사용료(로열티)를 절감하고, 유황패드 및 MA 포장, 에틸렌 발생제와 같은 신선도 유지기술 및 저장기간을 2배 연장할 수 있는 CA저장 기술을 활용해 농산물 수출시장 개척도 지원한다. 대장균 자가 검출기 보급, 천적 등을 활용한 친환경재배 기술을 통해 농산물 안전생산 기반을 탄탄하게 다질 계획이다. 이 외에도 미생물, 곤충 산업, 농산물 품질고급화와 경영비·노동력 절감기술, 미래를 준비하는 신성장산업 등 농업의 부가가치를 올리는 신기술을 농업현장 곳곳에 보급할 계획이다.


세상이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한다. 그 변화의 흐름을 선도하지 않는다면 항상 뒤처질 수밖에 없다. 농업도 예외일 수 없다. 걱정 없이 농사짓기 위해 새로운 기술로 대비해야 하고, 새로운 기술이 시범사업 등을 통해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보급·확산에 주력해야 한다. 새로운 농업 기술이 영농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여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발전의 초석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신기술 현장보급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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