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농업분야 ‘함몰’… 품목 불문 20일만에 총체적 폭락

화훼·외식 산업분야만 대책 내 논 농식품부 두고 비난 쏟아져

“대파는 이미 평년 절반값으로 동강났습니다.”
월동무, 딸기, 쌀, 얼갈이배추,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가격이 품목을 불문하고 급락하고 있다. 농업분야가 ‘코로나19 사태’에 완충장치 전혀 없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연초 성수기를 망친 화훼농가, 생활경제 침체의 바로미터인 고기소비 감소에 맨 먼저 반응하는 축산업계, 노지재배를 막 시작할 시점인 농가들의 움추린 투자 의지까지 총체적 난국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 가격정보에 따르면 2월 12일 현재 대파 도매가격은 kg당 1천300원으로 평년 이맘때 가격 2천195원의 59.2%에 그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생산증가로 연말까지 하락을 거듭하다가 2월부터는 회복세로 돌아서는 자생력이, 올해는 아예 발휘되지 않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1월2일 1천890원에서 시작한 가격이 바닥점을 못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딸기도 올해 시작된 40일간 도매가격대가 3만3천200원(1월2일)에서 2만1천200원(2월12일자)으로 36% 떨어졌다. 산청, 논산, 담양 등 주산지 출하량이 집중된데다, 소비부진과 딸기농장 체험객이 줄어들면서 그쪽 물량까지 시장으로 쏟아졌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코로나19사태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이유다.
실제 국내 최초 코로나19 감염환자 발병 소식이 전해진 1월23일 전후로 국내 농산물가격은 일제히 폭락세로 돌아섰다.


1월22일자, 2월12일자 도매시장 가격대를 살펴보면, 배추는 1만150원에서 9천600원(10kg), 양배추 1만2천300원에서 1만2천원(8kg), 시금치 9천275원→8천200원(4kg), 적상추 2만6천150원→1만2천600원(4kg), 가시오이 5만125원→4만2천500원(10kg), 양파 1만8천950원→1만8천원(20kg), 파프리카 4만800원→3만5천원(5kg) 등으로 나타났다.
단기일내 가격급락을 겪는 농산물은 소비 회복과 가격정상화까지는 장기적이고 순차적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올 상반기 내내 농산물 수급불안은 가중될 것이란 지적이다.


농식품부는 자체적 대응전담팀을 꾸리고 대책마련에 돌입했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난 외식소비 감소, 화훼류 소비 감소 등에 국한된 문제만 논의하고 있다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이달 13일 현재까지 농식품부는 외식산업·화훼산업 소비확대 방안으로 공직자 꽃 소비촉진 독려, 화훼농가 시설자금 우선지원, 외식산업 지원방안 등 일시적 미봉책만 내놓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전담팀 또한 외식·화훼를 담당하는 국 차원의 식품산업정책실에서 주관하고 있는 것 또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식품부를 비롯해 관계기관들이 전문성있게 T/F팀을 가동중”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도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관련부처 합동 대책발표를 앞두고 부처별 종합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농산물 수급 비상사태는 코로나 발생과 동시에 이미 예견된 사안으로, 대책반을 늦게 만들었더라도 방향성을 정확히 짚고 논의를 개진했어야 했다”면서 “품목별 가격폭락의 여파가 고스란히 농민 피부에 와 닿고 있는데, 아직도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능하거나 업무를 해태하는 것”이라고 직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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