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재배에 젊음을 바칠 것”
“토종재배에 젊음을 바칠 것”
  • 성낙중 기자
  • 승인 2020.01.31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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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청양 나래농장 이원호씨

 

“시중에서 샀던 씨앗으로 작물을 키웠고, 씨를 받아 다시 심었지만 더 이상 자라지 않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 일을 계기로 토종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농사까지 짓게 됐습니다.”


충남 청양군 나래농장 이원호씨는 23살의 젊은 농업인이다. 잊혀져가는 우리의 토종 작물, 재래 작물을 지키는 농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안고 농사를 지은 지 4년째다.


그의 농장과 집에는 아주까리밤콩, 수박태, 오리알태, 떡호박, 흰들깨, 게걸무, 검정땅콩, 갓끈동부, 쥐이빨옥수수, 선비잡이콩, 백동아 같은 토종씨앗들이 가득하다. 모두 그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채집하고, 보존하고 있는 종자들이다.


그는 “대전이라는 큰 도시에서 태어났고, 농사를 위해서 고등학교 3학년 때 자퇴를 했는데 당시에는 주위의 시선도 따가웠다”면서 “그래도 부모님이 믿어주었고, 청양군에서도 많은 도움줘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품종 F1종자들에 가려져 잊혀져가는 어쩌면 이미 우리 사회에서 잊혀져 버린 토종 과 재래 종자의 중요성을 많이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토종을 재배하는 그의 가장 큰 목적은 토종이 각 가정의 식탁에 자주 오르도록 하는 것이다. 서리태나 선비잡이콩, 갓끈동부 등은 밥밑콩으로 손색이 없고, 떡호박이나 붉은 작두콩, 흰들깨는 귀한 종자로 여겨지면서도 식품으로의 가치도 높다. 토종이 대중화 되면 자신같은 농업인들의 소득도 높아지고, 사회가 건강해질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의 간곡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아직 토종은 소득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심지어 농업경영체 등록 품목에서도 빠져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농업경영체 등록을 하러 갔는데 선비잡이콩이나 흰들깨 같은 토종은 해당되는 품목 리스트에 없어서 직원과 실랑이를 벌인적도 있다”면서 “어쩔 수 없이 콩과 깨로 등록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이런 상황 하나 하나가 토종재배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 같고, 토종재배자도 당당히 품목을 등록하는 날이 빨리 맞이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어머니 역시 “아이가 원해서 농사를 짓게 됐지만 농사만큼 좋은 것이 없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토종을 먹고 건강하게 살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청양군에서 운영하는 청양로컬푸드협동조합에 자신만의 코너를 얻어 토종을 판매하고 있다. 앞서 말한대로 수익은 많지 않지만 아직은 나이가 젊고, 종자를 확대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 욕심은 없다.


그는 “청양군은 농업인들이 농사 짓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지역이고, 또 복정한 선생님 같은 토종 재배자들도 계셔 마음 편하게 농사를 짓고 있다”면서 “이분들과 함께 토종이 계속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이원호씨가 추천하는 토종  <흰들깨>


나물무침, 맑은 국에 쓰는 토종 들깨

 

 

들깨는 꿀풀과에 속하는 1년생 초본으로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동부아시아 지역이 원산지로 인 기름작물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농서인 농사직설에서는 이미 들깨를 유마, 수임자로 기록하기도 했다. 들깨는 오래전부터 척박한 땅에 심은 먹거리로, 주로 갈색을 띄고 있다.


또 쓰임새도 다양해 식용기름, 등화용 이외에 잎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를 가축들이 싫어하는 것을 이용,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을 밭 둘레에 심거나 기상재해로 소득작물 재배가 어려울 때 대파작물로 이용됐다.


흰들깨 역시 우리나라 토종으로 갈아서 나물을 무치거나 맑은 국물을 낼 때 주로 사용한다.
검정들깨, 갈색들깨와 함께 재배되던 흰들깨는 수확량이 줄고, 수입이 늘어나면서 차츰 자취를 감추고 있다. 재배는 일반 들깨처럼 5월에 씨를 부어 모종을 키우고, 6월에 정식한다. 수확은 10월초에 베어 털면된다.


이원호 대표는 “흰들깨는 지금 구하기 힘든 종자이고, 색깔이 희다 보니 검불을 터는데 손도 많이 간다”면서 “그렇지만 볶지 않고 먹어도 맛있고, 토종인 만큼 보존하고 대중화시킬 가치는 충분히 크다”고 말했다.
이어 “흰들깨 말고도 수박태나 오리알태, 떡호박 같은 많은 토종들이 아직 존재하고 있는 만큼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농업인신문, NONGU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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