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시기 이상기온 예상 냉해·동해 대비해야

문제는 따뜻한 겨울이 지나고 3~4월에 갑자기 불어 닥칠 수 있는 냉해, 동해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다. 농진청은 봄철 갑작스러운 이상저온 현상으로 과수·밭작물 등 노지에서 재배하는 주요 작물의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농가들에게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최근 10년간(2009~2018년) 기상상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겨울(2019.12.~2020.1)은 봄철 이상저온으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 2013~2014년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재 겨울철 기온이 예년보다 따뜻하더라도 아직 꽃샘추위가 남아 있고 4월 초·중순에 이상저온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 사과

봄철 이상저온과 여름철 폭염 등으로 사과나무의 저장양분 축적이 적어 겨울철 동해와 열매 달림이 불량해질 수 있어 수확 후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특히 봄철 꽃눈 피해와 열매 떨어짐(낙과) 피해가 있었던 과원에서는 열매솎기를 착과가 확인된 이후 늦게 실시해 저장양분 소모가 많았다.
수확을 마친 사과 과수원에서는 과실 생산에 소모된 양분을 보충하고 다음해 발육 초기에 이용될 저장양분을 많게 하기 위해 가을거름을 주고 땅이 얼기 전까지 관수를 실시해야 한다. 

밑거름은 뿌린 후 2∼3개월이 지난 후 뿌리가 이용할 수 있는데 사과나무는 2월 상순∼중순부터 뿌리활동이 시작된다. 이 시기에 맞춰 초기 양분의 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가능한 빨리 밑거름을 주는 것이 좋다. 


나무 세력이 약해진 과수원에서는 저장양분의 충분한 축적을 위해 잎이 떨어지기 전 기온이 낮은 오전에 요소 3∼5%를 잎에 직접 뿌려준다.

 

동해를 예방키 위해서 나무 원줄기에 백색 수성페인트(외장용)를 칠하거나 보온자재(신문지, 반사필름 등)를 감싸줘야 한다. 피해가 예상되는 나무는 가지치기(전정)를 겨울철보다는 3월 하순∼4월 초순에 실시하면 좋다. 


 동해는 토양이 건조하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수확 후에 땅이 얼기 전까지 나무에 충분한 물을 줘야 한다. 물주는 양은 사질토는 4일 간격으로 20mm, 양토는 7일 간격으로 30mm, 점질토는 9일 간격으로 35mm이상 줘야 한다.


■ 배

배 과수원에 꽃이 필 무렵 비가 자주 내리면 검은별무늬병 방제와 수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배 검은별무늬병균은 낙엽과 비늘잎에서 겨울을 나고 바람과 비로 병원균이 활동해 배꽃이 필 무렵부터 병이 발생한다. 특히 배나무는 꽃 필 무렵 낮과 밤의 평균 온도차가 10℃ 이상이고 13시간 이상 비가 내릴 경우 병에 걸리기 쉽다. 초기에 병이 발생할 때 철저히 방제하지 않으면 이후에는 약제 방제가 어려울 수 있다.


통상 4월 초에 꽃이 피는 남부 지방은 낮과 밤의 평균 온도차가 10℃를 웃돌고 3일 이상 비가 내리는 지역이 많아 배 과수원은 초기 병 방제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3일 이상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으면 붉은별무늬병 피해가 많은 지역은 검은별무늬병과 동시에 방제해야 한다. 비 오기 전 보호살균제를 뿌리거나 비가 내린 뒤 치료용 살균제를 10a당 300L 이상 충분히 뿌려준다.

 

저온과 늦서리는 꽃의 수정 능력을 떨어뜨려 열매가 맺히지 않기 때문에 기상에 신경 쓰는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이 시기의 저온은 잎보다 꽃이나 어린 열매가 피해를 받기 쉽다.


농가에서는 4월 상순의 고온으로 생육이 빠르게 진행된 꽃봉오리들이 일시적인 저온으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스프링클러나 방상팬 등을 점검해야 한다.
또한 건조한 날씨와 고온이 지속될 경우, 암술의 수명이 짧아지므로 인공수분할 때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인공수분은 2회∼3회 실시하는 것이 좋다.

 

■ 복숭아

동해로 복숭아나무가 갈라진 모습

 

유독 추위에 약한 복숭아나무의 월동 준비로 원줄기(주간부) 밑둥 부분을 보온재로 감싸주는 것이 중요하다. 복숭아나무는 원줄기, 꽃눈, 가지 등 모든 부분이 동해를 받지만 원줄기가 다른 부위에 비해 추위에 약하고 피해가 더 심하다.


이러한 복숭아나무의 동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나무 원줄기의 밑둥 부분에 해당하는 50cm 높이까지를 보온자재로 싸주는 것이 좋다.


이때 필요한 보온자재로는 볏짚, 다겹(5~6겹) 부직포, 보온패드 등 보온력 높은 자재가 좋으며 보온패드는 방수 기능의 두꺼운 소재(두께 10㎜ 이상)가 좋다.

 

보온자재는 통기성이 낮을수록, 두께는 두꺼울수록 보온 효과가 높다. 햇빛이 투과되는 얇은 재질의 부직포 또는 비닐은 낮 시간에 온도를 상승시켜 나무의 내한성을 줄일 우려가 있다. 


지난 2013년 사례를 보면 대부분의 복숭아 품종은 최저기온이 영하 20℃ 이하를 기록한 경우에, 내한성이 약한 품종은 영하 17℃ 이하를 기록한 경우에 원줄기 동해가 현저히 증가했다.

 

■ 인삼

인삼이 잦은 강우로 시설물 피해를 입게될 경우 해가림 시설을 빠른 시일 내 복구하면, 봄철 늦서리와 저온 등에 직접적인 노출을 피할 수 있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한파로 인한 동해는 주기적인 기온의 변동으로 뇌두(인삼의 머리 부분)가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면서 썩게 된다. 겨우내 폭설 피해를 줄이기 위해 걷어 놓은 차광망을 다시 설치하면 두둑 내부의 온도 변화를 줄일 수 있어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뿌리가 얕게 묻혀 인삼이 보이거나 서릿발에 의해 인삼 뿌리가 지상으로 솟은 경우, 흙으로 덮어(복토) 뇌두나 뿌리의 보온과 함께 수분을 유지해줘야 한다. 또한 땅이 녹아서 물이 고이는 고랑이나 물빠짐이 좋지 않은 지역에서는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2차 병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두둑과 고랑 배수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종자 파종과 모종삼, 묘삼을 옮겨심기 전에 흙갈이를 깊게 해 뿌리 발달을 좋게 해준다.

 

모종삼은 모밭에서 모종삼을 수확한 직후 바로 옮겨 심어야 뿌리내림이 가장 좋다. 비가 내려 바로 옮겨 심을 수 없을 때는 -2℃∼0℃의 냉장고에 보관하면 썩거나 싹 트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옮겨 심은 후 흙덮기는 4cm∼5cm로 하는 것이 좋으며 모종삼 옮겨심기를 마치면 해가림 시설을 설치하고 4월 중·하순경 싹이 50% 정도 올라오기 전에 피복물을 덮어 주는 것이 좋다. 늦서리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은 싹이 트기 전에 피복물을 덮어 줘야 한다. 그리고 인삼밭 둘레에 울타리를 설치함으로써 싹이 틀 때 강풍에 의한 줄기의 상처를 줄여 점무늬병 발생을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름철 태풍에 의한 해가림 시설 파손이나 자라고 있는 인삼의 피해도 줄일 수 있다.


봄철 싹이 틀 때 비가 자주 내리면 초기 생육 시 점무늬병 등의 병해로 이어져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이를 예방하려면 싹이 튼 직후 해당 약제를 제때 뿌려 방제를 하는 것이 좋다.


■ 맥류 습해 대책

올 겨울 잦은 강우와 배수 불량에 따른 습해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보리는 밀 등 다른 맥종에 비해 습해에 약하기 때문에 배수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초기 증상은 잎 끝이 황화되고 아래 잎이 먼저 황화된다. 과습은 호흡작용 저해, 양분흡수 감퇴를 시키고 심하면 뿌리의 목화, 괴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논포장과 배수가 불량한 곳은 양쪽 배수로를 열어주고 배토기 등을 이용해 배수구를 재정비, 습해를 예방해야 한다. 또 휴립광산파는 배수구를 깊게 파주고 평면세조파는 7∼10m 간격으로 배수구 설치해야 한다. 습해로 식물체가 황화현상을 보이면 물빼기로 뿌리의 활력을 좋게 하고 요소 2% 액(요소비료 400g/20L, 살포량 100L/10a)을  2∼3회 뿌려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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