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업의 미래 ‘R&D’에 달렸다”
“한국 농업의 미래 ‘R&D’에 달렸다”
  • 위계욱 기자
  • 승인 2019.12.2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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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특집 2019년을 빛낸 농촌진흥청 R&D

농축산물 시장 개방의 가속화와 함께 종자 전쟁 또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에 안정적인 식량 확보를 위한 농업분야 연구개발(R&D), 종자 전쟁에 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는 R&D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산비는 줄이고 생산성은 향상시켜 농가소득 증대에도 크게 기여하는 R&D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본보는 올 한해 농업R&D 주요 성과를 돌아봤다.

 

■ 떡 상온유통 기술, 수출확대로 이어져

 

농촌진흥청은 강원대학교와 함께 쌀가공품인 떡볶이 떡의 유통기한을 냉장 1개월에서 상온 8개월까지 연장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개발한 상온유통 연장기술은 떡볶이 떡의 제조공정을 단계별로 미생물 저감화 요소를 최적화한 것으로, 복합 산미료의 구성, 농도, pH, 침지시간을 최적화한 산 침지와 가열살균 복합공정을 통해 효과적으로 미생물 오염을 차단시켰다.

농진청은 개발된 기술과 관련해 한국쌀가공식품협회, 떡 가공업체들과 간담회를 갖고 실용화 촉진을 위한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업계는 개발된 기술로 우리나라 쌀 떡볶이의 품질 경쟁력이 확보되고, 수출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진청은 앞으로 수출현장 적용과 업체 규모에 따른 표준화 모델 개발 등 현장실증 연구를 추가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 미래농업 파수꾼 ‘미생물’


농촌진흥청은 농업미생물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키 위한 연구영역 개척에 나섰다. 우선  폐비닐과 잔류농약을 처리해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또 국산 우수 종균(種菌, 씨앗미생물)의 자원화를 강화하고 기능성 신소재를 개발하는 등 연구의 폭을 넓힌다.

특히 과수화상병 등 고위험 식물 병해충을 연구할 수 있는 생물안전 3등급의 차폐시설(BL3)을 설치해 신속한 전염경로의 파악과 함께 피해경감 기술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앞서 농진청은 미생물 자원 활용을 위해 발효식품과와 농업미생물과를 신설하고 미생물 자원의 효율적 관리, 병해충 방제 활용, 발효식품 개발 등을 위한 기초를 다졌다. 국립농업과학원에서 운영 중인 미생물은행에서는 지난해 기준으로 일반 미생물 2만 3,456점, 특허미생물 1,919점, 발효종균 87종을 확보해 보존하고 있다.

또한 3만 8,931점을 산업체와 연구기관 등 외부기관에 분양했다. 농산업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농업용 미생물제와 발효종균 등에서 관련 특허를 69건 등록하고 15종을 산업화했다. 이 중 작물재배용 미생물제(엑스텐)와 축산용 미생물제(바이오프로)의 기술이전을 통해 각각 158억 원, 21억 원의 매출을 올린바 있다. 특히 우수 토착종균 자원화 노력으로 주류 제조 등에 쓰이는 수입종균 비용을 1/4로 낮추는 성과도 거뒀다.

 

■ 수술후 부족한 단백질은 곤충식으로


농촌진흥청은 강남세브란스병원 박준성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식용곤충 고소애(갈색거저리)의 장기 복용이 수술 받은 암환자의 영양 상태 개선과 면역력 향상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고소애는 2016년 3월 일반 식품원료로 인정돼 다양한 식품에 활용되고 있는 식용곤충이다.

이번 연구는 고소애를 활용한 병원 식사, 영양 상태와 면역에 대한 임상 영양 연구로, 수술 후 3주 동안 고소애 분말을 섭취한 환자와 기존 환자식을 섭취한 환자를 비교한 결과 고소애식을 먹은 환자는 기존 환자식 대비 평균 열량은 1.4배, 단백질량은 1.5배 높았다. 또한 근육량 3.7%, 제지방량(근육과 골격)이 4.8% 늘고 환자의 영양 상태 지표(PG-SGA)도 높았다.

 

■ 똑똑한 물 관리 기술


농촌진흥청은 가뭄과 농업용수 부족에 대비해 밭작물에 사용하는 농업용수를 절약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정보통신(ICT) 기반의 정밀 자동 물 관리 기술을 개발했다. 정밀 자동 물 관리 기술은 토양수분을 자동계측하고 관수시점, 관수시간, 관수량 등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제어기로 작물에 필요한 양의 물을 제 때에 공급할 수 있는 자동 물 관리 체계다. 밭작물 재배에 이 기술을 활용하면 물 사용량이 10~20% 줄고 정밀 자동 물 관리 기술 적용으로 무관개 대비 밭작물(콩) 수량은 36~50% 향상됐다.

또한 관개 방법별 효율성을 평가한 결과 정밀 자동 물 관리 기술을 활용한 지표점적관개가 92%로 분수호스 78%, 스프링클러 89%에 비해 가장 높았고 관개량은 분수호스 대비 지표 점적관개가 48.9%, 스프링클러 대비 21.6% 절약돼 물 부족 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 종자강국 실현 최고 품질의 쌀


농촌진흥청은 쌀 시장개방에 대비하고 우리 쌀 품질 고급화를 위해서 2003년부터 엄격한 품질기준을 적용해 최고품질 벼 18품종을 개발했다. 2017년 이후에는 일본 품종(고시히카리, 히토메보레 등)을 대체하는 ‘해들’, ‘알찬미’ 등 품종을 개발, 보급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농진청은 우리 쌀의 품질고급화를 위해 수요자(농업인, 소비자, 미곡종합처리장)와 함께 품종을 개발하는 육종시스템을 도입하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최고품질 벼 품종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027년까지 21개 품종을 개발해 전체 재배면적의 35%까지 보급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를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보급, 확산하면서 지역특화 명품 쌀 브랜드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 카페인 걱정없는 ‘보리커피’

 

 

농촌진흥청은 디카페인 ‘보리커피’를 개발했다. 보리커피는 일정 비율의 디카페인 커피 원두를 국산 검정보리인 ‘흑누리’로 대체해 카페인 함량을 낮추고 베타글루칸 등 기능성분이 들어있다.

‘흑누리’는 디카페인 원두와 특정 비율로 배합했을 때 커피 맛은 유지하면서 카페인 함량만 90% 이상 줄였다. ‘흑누리’ 품종을 이용한 보리커피의 드립 시간이 가장 짧았고 맛 평가 결과도 좋았다.

보리커피 조성물과 제조 방법을 특허 출원한 데 이어 산업체에 기술 이전을 마쳤다. 디카페인 원두와 흑누리, 일반원두를 6대 3대 1 비율로 배합하면 카페인 함량은 0.95mg/g이었으며5), 색깔, 향, 맛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흑누리 보리커피 1잔에는 커피에는 없는 보리의 기능성분인 베타글루칸이 88mg, 안토시아닌도 42mg 들어있다.

보리는 무카페인으로 선호하는 일반 원두를 10% 정도 혼합해 다양한 맛의 디카페인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농진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소비자 패널을 대상으로 보리커피에 대한 설문 및 인터뷰를 통한 소비자 반응 조사 결과, 보리커피 제품에 대해 79%가 구매의향이 있으며, 임산부나 수유 산모에게 62%가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 울릉도 산나물 ‘싱싱함 그대로’ 전국 공급

 

농촌진흥청은 쉽게 시들고 물러져 대도시 공급이 어려웠던 울릉도 산나물의 유통 시스템을 개선해 전국으로 신선하게 공급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농진청은 울릉도 산나물을 신선 상태로 공급키 위해 포장과 수송 등 신선도가 유지되도록 유통 시스템 전체를 개선했다. 먼저 갓 수확한 나물을 1~2도(℃)로 15∼24시간 예비 냉장했다.

부패와 냄새 발생을 막을 수 있도록 산나물에 맞춰 산소 투과율(40,000cc/m2·day·atm)을 조절한 기능성 필름으로 포장했다. 이어 공기구멍이 있는 골판지 상자에 담아 화물선 냉장 컨테이너(5℃)에 싣고 육지에서도 냉장 상태(3℃)로 판매점까지 이동했다. 그 결과, 10일가량이던 산마늘의 신선도가 3주까지 유지됐다. 섬쑥부쟁이도 2주째 시듦 현상이 발생했으나, 3주 이상까지 품질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 우리 국화 ‘백마’ 사계절 일본에 선보여

 

우리 국화 ‘백마’ 품종의 생산 체계 구축으로 사계절 일본 판매가 가능하게 됐다. 일본은 연간 약 20억 송이의 국화를 소비하고 약 3억 송이를 수입하는 큰 시장이다. 하지만 난방비 부담으로 겨울철 생산이 어려웠던 ‘백마’는 주로 여름철(8~9월) 일본 국화 수요 성수기인 8월(오봉절)과 9월(추분절)을 중심으로 집중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중국 하이난에 ‘백마’ 생산기지를 만들어 겨울철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연중 생산 체계를 갖췄다. 이를 통해 지난 2월 일본에 1만 송이 수출에 이어 4월까지 모두 14만 송이를 실어 보냈다. 지난 3월에는 일본의 국화 수요가 가장 많은 춘분절과 맞물리면서 수입 관계자, 장례업체 등 다양한 소비층의 평가를 받았다.

 

■ 인삼, ‘뼈 건강 개선 효과’ 과학적 입증

 

농촌진흥청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전북대학교병원이 3년간 공동 연구하고 2년간 보완 연구 후 인체 적용 시험과 동물 실험을 통해 인삼의 뼈 건강 기능성을 입증했다. 먼저 인체 적용 시험은 만 40세 이상의 완경기 여성 90명을 30명씩 세 집단으로 12주간 진행했다.

대조 집단은 가짜 약(위약)을 나머지 집단은 인삼 추출물을 각각 1일 1g, 3g씩 먹게 한 결과, 하루에 3g씩 먹은 집단은 위약 집단보다 골형성 지표(오스테오칼신) 함량 변화는 11.6배, 칼슘 함량은 3배 높게 나타났다.

이에 앞서 진행한 동물실험에서도 인삼 추출물의 골다공증 개선 효과를 밝혔다. 실험은 112주령의 쥐에게 인삼 열수 추출물을 무게(kg)당 300mg을 8주간 먹이며 진행했다. 인삼 추출물을 먹은 쥐는 먹이지 않은 쥐보다 골밀도가 32% 높았고, 골형성 지표와 칼슘 함량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현재 6개의 기능성이 인정된 홍삼과 달리, 인삼은 그간 ‘면역력 증진, 피로 개선’ 2개의 기능성만 인정돼 가공 제품 개발 등 산업화에 한계가 있었다.

 

■ ‘스마트축산’ 정밀관리로 경쟁력 강화


‘스마트축산’ 모델 개발로 빅데이터 기반의 정밀 축산 구현에 주력하면서 농가의 편의성과 생산성 향상 효과를 확인했다. ‘스마트축산 모델’은 통합제어기로 각 ICT 장치의 데이터를 통합, 클라우드 서버와 연동해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든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사양과 축사 환경, 건강 관리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구현한 것이다.

이를 활용하면 사양 정보, 환경 정보 등 농장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어 빅데이터 기반의 가축 정밀 사양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개발한 스마트축산 모델을 농장에 설치하고 효과를 분석한 결과, 편의성뿐 아니라 생산성 향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

 

■ 한국형 흑돼지 신품종 ‘우리흑돈’

 

육질이 뛰어난 흑돼지 ‘우리흑돈’도 주목받고 있다. ‘우리흑돈’은 고기 맛이 좋은 ‘축진참돈’과 성장이 뛰어난 ‘축진듀록’을 교배해 탄생했다. 재래돼지보다 잘 자라며 고기 색이 붉고 육즙이 풍부한 것이 장점이다. 지난 2015년 상표권과 특허등록을 마쳤고 해마다 양돈 농가에 기술 이전으로 100여 마리를 보급하고 있다.

농진청은 올 한해 전국 단위 고기 유통망과 씨돼지 농장을 갖춘 생산자 단체와 업체에도 보급을 늘리는데 주력했다. 농진청은 2014년 10월 발효된 나고야의정서로 수입 씨돼지뿐 아니라 수입 후 생산되는 새끼돼지에 대한 사용료 문제까지 예상되지만 ‘우리흑돈’을 통해 FTA에 대응하고 종자주권 확립을 위한 고유 유전자원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업인신문, NONGU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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