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자원이라 함은 큰 의미로 사람이 먹는 모든 자원을 말한다. 통상적인 작물로는 논밭에서 일구는 쌀, 보리, 콩, 옥수수 등이 해당된다. 식량자원은 사람의 생존을 위한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시대적 변화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해 왔다.


쌀이 주식인 우리나라는 식량자원의 생산과 자급자족 수준에 따라 시대별로 다양한 식문화를 만들어 왔다. 60년대 식량 부족에 따른 혼·분식 문화, 1970년대 녹색혁명으로 이룬 쌀 자급자족, 1980년대 생산증대에 따른 가공식품 다양화, 1990년대 생산 안정화에 따른 식량작물의 기능성 추구, 2000년대 다양한 소비 형태를 반영한 맞춤형 식량작물 생산, 2010년 이후 특수목적의 식량자원 육성의 확대, 최근에는 비식용분야까지 그 용도가 확대되어 관련 기술들이 실용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농업분야의 주체가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확대되고, 1인 가구 및 고령화인구의 증가와 함께 소비 트렌드의 변화 주기가 짧아진 것 등에 영향을 받았다.


다양한 식문화 속에서 식품의 1,2,3차 기능과 연계된 영양성, 기호성, 기능성, 생산과 관련된 재배, 육종, 생산 환경, 수확 후 관리, 소비와 연결되는 생산, 저장, 유통 등 식량자원과 연결된 다양한 키워드를 살펴볼 수 있다. 열거된 키워드가 시대에 따라 적절히 조합되며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어 온 것이다. 지난 7월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해 식품산업 최신의 주요 키워드로 건강기능식품, 가정간편식, 푸드테크(Food와 Technology의 합성어) 3가지를 발표했다. 연관검색어로 소비목적과 신기술 및 정부의 정책지원 등도 함께 제시했다. 


다양한 식량자원의 키워드 속 가치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뉴스에서 쌀이나 자장면의 가격 변동을 통한 경제 현황 보도를 보게 된다. 소비자가 쉽게 체감할 수 있는 기준이  바로 쌀과 자장면이기 때문이다. 쌀의 가치는 쌀 1되 기준(1.6kg)으로 1950년대 소고기 1근에서 2000년대 커피 1잔으로 변화했다. 변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속적인 쌀 생산량 증대와 1인당 쌀 소비량 감소가 지목받고 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양곡소비량 조사에서 1인당 쌀 소비량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1.9%씩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공급 과잉과 소비 감소에 따른 벼 재배면적 감축과 쌀 소비확대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식량자원 대체기능의 활용과 대체 식량자원의 개발 연구는 이러한 취지에 덧붙여 미래 식량산업의 위기 대응으로 진행되고 있다.


과거 식량작물의 가치는 양(量)적 개념의 다수확이 가장 중요했다. 현재는 식량 안보와 더불어 질(質)적 개념을 더해 기능성분을 지닌 식의약소재 개발까지 확대됐다. 식량자원의 진화를 실제 작물로 예를 들어 보자. 과거에 쌀이 부족해 먹던 꽁보리밥이 건강을 위해 섞어 먹는 쌀보리혼식으로, 집에서 구수하게 마시는 보리차가 아닌 색다르게 마시는 색깔보리 음료 제품으로, 이제는 간 기능 개선을 위해 챙겨먹는 건강기능식품 새싹보리분말로 눈부신 변신을 이뤘다.


이 밖에 식량자원의 가치를 높인 사례들은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수행하는 다양한 연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농업인과 지역민 등 수요자 참여 연구로 탄생한 우리 쌀 품종 ‘해들’, 우유가 들어가지 않아 채식주의자나 유당불내증 환자에게 사랑받을 쌀 요구르트, 아이들이 안심하고 가지고 놀 수 있는 쌀 점토, 알레르기 저감 밀 ‘오프리’ 등 식량작물의 새로운 가치 증진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졌다.


식량자원은 인간 생존의 기본 요소이다. 시대에 따라 다양한 변화가 요구되어 왔지만 식량이 지닌 가치와 중요성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다가올 미래에는 식용뿐만 아니라 비식용 소재로써 식량자원의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식문화를 넘어 생활 속의 다양한 형태로 이용될 것이다. 시대에 변화에 발맞춘 식량자원의 새로운 진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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