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부라는 타이틀이 감사해요”

 

“지금은 겨울이라 별로 볼 것이 없어요. 여기는 두메부추가 있는 자리고, 여기는 박이 있어요. 1년내내 사람들로 북적하다가 이제 조금 조용하네요.”
서울 사회적협동조합 도시농담 남시정 대표는 10여년전부터 도시텃밭과 토종을 우수성을 알리는 활동가로 활약하고 있다.
도시농담은 수도권에서 농업분야 최초로 지난 2014년 농식품부로부터 인가받은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직장인, 주부, 은퇴자 등의 조합원이 활동중이다. 상일텃밭 위탁 외에 강동구 현장농부학교 운영, 학생 대상 텃밭 교육, 여러 기관의 텃밭 강사 연수를 꾸준히 펼치고 있다. 정부, 지자체 기관 공모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와 하남시의 경계에 위치한 상일텃밭은 강동구로부터 위탁을 받아 도시농담이 운영을 하고 있다. 1년간 텃밭을 분양받은 350구좌 주인에게 농사의 기초부터 재배, 수확까지 세세히 가르쳐준다.
남시정 대표는 원래 학원을 경영하다가 지금은 아내에게 맡기고 도시농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당시 건강악화와 개인적인 일로 슬럼프를 겪던 중 취미로 시작한 도시농업에 푹 빠져들었다. 그리고 강동토종지킴이 초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남 대표는 “토종은 토종만이 주는 묘한 힘이 있다”면서 “우리 조합은 수익보다는 도시민들의 건강과 토종의 가치 창출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귀농귀촌을 염두에 둔 도시민에서부터 학생, 어린이까지 다양한 연령대에 도시농업을 교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초창기에는 매일 아침 6시면 텃밭에 나와 작물을 둘러 봤다는 그는 ‘농사에는 정답이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이론을 교육하지만 현장에서 응용할 수 있어야 하고, 같은 이론이라도 환경에 따라 굉장한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올해도 도시농담에서는 소셜다이닝 텃밭인생극장 공모사업인 ‘모두가 FUN한 텃밭 요리터’를 통해 4월 토종 씨앗으로 만드는 요리터, 6월 우리 토종쌀 요리터, 7, 8, 9, 10, 11월 토종 씨앗으로 만드는 요리터를 열었다.


또 11월 25일에는 남편이 아내에게 선물하는 제철밥상 나눔 행사를 열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는 “구억배추, 게걸무, 선비잡이콩 같은 토종이 아직 많이 보존되고, 가꾸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토종이라 몸에도 좋은만큼 도시민들이 많이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우리 활동가들은 정말 토종을 지킨다는 사명감을 갖고 계신분들이 많은데 이 분들의 가치가 빛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그는 늘 현장에서 함께하는 동료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우리 도시농담은 도시농업의 수익화 모델도 만들어야하고, 앞으로 할 일이 많다”면서 “재배, 요리, 홍보까지 척척해내는 이영순, 이안나, 이유순, 권숙경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토종을 지키고 토종의 맛을 알리는데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 남시정 대표가 추천하는 토종 <게걸무>


쌉쌀한 맛이 일품인 토종 무

 

 

“구억배추, 청방배추, 게걸무로 김치를 담으면 굳이 양념을 세게 하지 않아도 맛있어요. 토종의 힘이라고 할까요. 그 중에서도 게걸무는 경기도에서 여주, 이천 지역의 토종 무에요.”


게걸무는 오래전부터 아무데서나 잘 자라고 벌레나 바람이 들지 않아 ‘게걸이’로 불렸고, 먹을 것이 없던 시절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게걸스럽게 먹었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게걸무는 일반 무 보다 수분이 적어 육질이 단단하고, 저장성이 좋아 옛날부터 늦은봄까지 먹을 수 있는 채소로 알려져 있는데 맛은 쌉쌀하고 씹을수록 맛있는 매운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라고한다.


실제로 이날 도시농담에서는 게걸무로 만든 무말랭이를 맛볼 수 있었는데 특유의 쌉쌀한 맛이 입맛을 돋게 했다. 또 최근에는 비염과 목감기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는 “게걸무나 구억배추 같은 토종은 키울 때 교잡이 안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그래서 교육생들한테는 1인 1토종을 권하고 있다”면서 “토종은 비록 수확량은 적지만 상품으로서의 가치도 커 농가소득원으로 자리잡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바라는 것은 토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지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제주도 한경면 구억리의 한 할머니가 구억배추를 보존하면서 세상에 알려졌고, 이천과 여주지역에서는 아직도 배고픈 시절에 먹었던 게걸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전국의 숨어 있는 토종들이 세상의 빛을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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