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발전할수록 농업의 미래가 밝아지고 있다. 힘들고 불편하고 저소득에 시달리는 농업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젊은이들과 중장년층에게 새로운 취업과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요즘 자주 듣는 스마트팜(smart farm)은 농림축수산물의 생산·가공·유통 단계에 사물인터넷·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지능화된 농업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농작물과 가축 등의 생육환경을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관리하여 생산의 효율성과 편리성을 높일 수 있다.


이로 인해 1~2명이면 꽤 큰 농장을 관리할 수 있다. 실제 네덜란드 스마트팜 아흐리포르트(Agriport) A7은 간척지에 신규 조성된 유리온실 단지로, 총 면적이 약 450만㎡(135만 평)에 달하지만 재배 인력을 제외하면 상주 인원은 3명 정도에 불과하다. 부족한 농촌 인력과 척박한 농업환경을 수십 년간 축적된 노하우로 극복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기술개발사업’의 경우 앞으로 2021년부터 7년간 3,867억 원 투자를 통해 제2세대 스마트팜의 기술 고도화와 인공지능·로봇·에너지 등 제3세대 스마트팜 원천기술 확보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스마트팜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스마트팜 관련 교육생을 수십 명씩 양성하는 사업 역시 바람직해 보인다.


앞으로 스마트농업에서 관심 가져야할 분야 중 하나는 ‘치유농업(케어팜)’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건강 회복과 증진을 위한 다양한 농업활동을 통해 사회적·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치유농업이다. 농촌의 자연 속에서 활동하며 작물의 성장을 도와주고 싱싱한 농산물로 건강한 식사를 하는 생활은 우리 삶에 매우 긍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치유농업(Agro-healing)’을 추진해왔다. 그리고 실제 치유효과가 잘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곤충(귀뚜라미) 이용 노인치매예방’ 연구는 곤충을 키우는 그룹에 대해 테스트를 통해 확인한 결과, 두뇌 활성도가 증가하고 집중 능력과 수행 완성도가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인지기능 수행 능력이 낮은 실험군에서 뇌 활성영역이 곤충키우기 전보다 훨씬 많이 관찰되었다는 점은 노인치매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 예측되는 반가운 소식이다.


‘원예치료’는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정서적 삶의 질 향상 및 우울감·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장애를 지닌 학생들에게 집중하기, 지시따르기, 신체활동강화, 의사결정 등 정서적·인지적 발달을 자극하는데 충분한 효과를 지니고 있다. 연령과 대상에 관계없이 우리 삶에 좋은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학생들이 대상인 ‘동물교감교육’은 토끼·염소·닭 등 동물을 키우며 정서적 교감을 통해 인성을 배우고 힐링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교육은 올해 10월 교육부 인성교육프로그램으로 인증을 받았으며, 향후 3년간 시·도 교육청과 협업해 지속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해외를 살펴보면 농장 수익을 높여주는 동시에 중증장애인과 청소년들에게 정서적 안정과 치유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 요인 때문에 네덜란드는 1,100개 규모로 케어팜이 활성화되어 있다.


이처럼 앞으로 지역별 치유농업 활성화로 생산과 치유가 가능한 농업으로의 변신이 필요하다. 특히 귀농·귀촌하는 사람들에게 치유농업은 새롭게 도전해 볼만한 그리고 보람을 찾을 수 있는 분야가 될 것이다.


이제 일자리·창업에 새로운 길을 제시해주는 분야가 농업이라 할 수 있다. 사회가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느리고 여유 있게 살고 싶은 욕구가 커지는 현대사회이다. 우리는 점차 나이를 먹고 병이 들게 된다. 좀 더 건강한 삶을 위해 치유농업 분야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그 기반이 만들어지기 바란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