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을 물리치는 저승사자(追風使) 오가피 열매
풍을 물리치는 저승사자(追風使) 오가피 열매
  • 김동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이용팀장
  • 승인 2019.11.2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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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이용팀장

 

‘오가피’는 필자가 어린 시절부터 자주 접해온 약용작물이다. 주류 판매 관련 일을 하시던 아버지는 오가피주도 취급하셨는데, 이 때문에 집 한 편에는 늘 오가피주가 상자째 쌓여 있었다. 어린 시절이라 그때는 맛을 볼 수는 없었고, 최근에서야 오가피주를 맛보게 되었다. 오가피 특유의 향과 풍미가 기분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사실 필자가 마신 오가피주는 뿌리를 이용한 것이며, 한방에서는 오가피나무, 또는 같은 속에 속하는 식물의 뿌리나 줄기, 가지의 껍질을 약재로 이용한다.     


예로부터 한방에서 오가피는 간과 신장의 기운을 보하여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므로, 사지마비, 허리와 무릎의 연약 증상, 골절상, 타박상, 부종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오가피 열매는 서리가 내려 자흑색으로 익으면 수확한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이 열매를 일명 ‘추풍사’(追風使), 풍을 몰아내는 저승사자라고 해서 어혈, 중풍 등의 각종 혈관 건강 관련 증상의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오가피 열매를 식용 소재로 인정하고 있으며, 시중에서는 생과, 즙, 술, 효소액 등의 형태로 소비된다.


오가피나무의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그 효능에 대한 과학적 구명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기존의 연구 결과로서는 오가피나무의 뿌리, 열매 등 여러 부위를 이용하여 항산화성 등의 생리활성, 면역조절, 발효에 의한 항당뇨 활성 등에 효과가 있음이 보고돼 있다.

또한, 농촌진흥청 인삼특작이용팀에서는 몇 해 전 식품과 의약품 소재로 오가피 열매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 일이 있다. 그 결과, 세계 최초로 새로운 화합물인 아칸토세실린A를 분리하고 그 구조를 밝히는 데 성공했다. 또한 사람의 혈관내피 세포실험을 통해 아칸토세실린A가 혈관내피 세포 노화를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들 결과를 토대로 산업체, 대학과 공동으로 동물실험과 인체적용시험을 추진했는데, 최근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고혈압 전 단계에 해당되는 만 19세 이상 75세 이하 남녀 8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체적용시험에서 오가피 열매 추출물이 혈압 강하에 효과가 있고 또 인체에도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원료 인정 신청을 해 지난 7월 ‘혈압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으로 정식 인정을 받았다.


고혈압은 한번 발병되면 완치가 어려우며,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생명까지도 위협을 받게 된다. 따라서 고혈압으로 진행되기 전 단계에서의 혈압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비교적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식품으로도 이용 가능한 천연식물자원인 오가피 열매를 복용한다면 효과적인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오가피는 우수한 효능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크게 대중화되지 못한 작물이다. 오히려 2010년 489ha에 이르던 재배 면적은 2014년 275ha, 2017년 148ha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 이번 연구 개발 결과와 같이 오가피 열매 효능에 대한 과학적 구명은 오가피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농촌진흥청은 오가피 관련 산업의 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를 추진함으로써 재배 농가의 농가 소득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오가피나무가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또 국민 건강에 보탬이 되는 든든한 약용작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농업인신문, NONGU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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