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유통協, 식용란선별포장업위원회 발대식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계란산업이 ‘질풍노도(疾風怒濤)’ 시기에 빠져 종잡을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나치게 안전성을 앞세운 정부의 정책이 오히려 계란산업을 더욱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정부는 살충제 파동이후 ‘식용란선별포장업’, ‘산란일자표기’, ‘생산 이력제’ 등 계란 안전성을 명분으로 각종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위기 의식을 느낀 생산자들은 규모화된 농장을 중심으로 ‘산란계를 사랑하는 모임’을 결성하고 계란산업의 새로운 주체가 되겠다고 나선 상황이고 대형마트 등에 납품하는 대군업자들은 별도의 모임을 갖고 (사)식용란선별포장업협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계란산업 전체를 아우르겠다는 주체는 온데간데 없고 각자도생(各自圖生) 하겠다는 움직임만 분주하기 때문이다. 본인들만 살겠다는 이기주의 행보가 거센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사)한국계란유통협회는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 소재 기와한정식에서 회원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식용란선별포장업위원회 발대식을 가졌다. 초대 위원장에는 계란유통협회장을 8년간 역임했던 강종성 씨가 선출됐다.


위원회 결성은 계란산업의 핵심 역할을 자처해온 계란 유통인들이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고 새로운 정책을 쫓아가는 주체가 아닌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계란유통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유통인들이 결집해 현재의 암울한 상황을 정리할 수 있도록 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업계의 요구도 거셌다.


강종성 위원장은 “대군업자들은 흔히 상위 10% 업체들만 잘먹고 잘 살겠다는 입장인 터라 중소 유통인들과는 거리감이 매우 크다”면서 “위원회는 계란 유통에 연을 맺고 있는 전체적인 종사자들이 더불어 잘살아 가자는 의지를 담아 탄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또 “계란산업 종사자들의 이기주의 행보는 결국 계란산업의 더 큰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며 “정부 정책이 계란 안전성을 지나치게 강화하는데만 집중된 터라 생산자, 소비자, 유통인 등 그 누구도 수혜를 누릴 수 없는 엉터리 정책이 남발되고 있는 것을 반드시 바로잡아 계란산업이 정상궤도에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계란유통협회는 식용란선별포장업위원회의 본격적인 행보와 함께 계란 유통시장 질서를 바로잡는 것은 물론 정부와 적극적인 협의를 거쳐 계란 안전성 대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제역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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