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질병이 걱정되면 ‘성년후견제도’ 활용해보세요
치매, 질병이 걱정되면 ‘성년후견제도’ 활용해보세요
  • 손리나 변호사
  • 승인 2019.11.2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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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술 및 의약품 등의 발달 덕분에 ‘100세 시대’가 시작되었다. 우리 모두 이 세상에서 눈을 감는 그 날까지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하게만 지낼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불행하게도 치매에 걸리거나 질병이 찾아오는 등 원치 않는 여러 상황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오늘은 이러한 경우를 대비하여 성인이 장애, 질병, 노령 등의 사유로 사무처리 능력이 온전하지 않게 된 경우, 본인·가족·친척들이 고려해 볼 수 있는 ‘성년후견제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오래전부터 치매증세가 있던 갑(80세)은 1년 전부터 증상이 심해져 일상적인 대화조차 불가능하게 되었고, 의사로부터 치매가 호전될 가능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 경우 갑의 배우자는 어떤 후견제도를 활용할 수 있을까?

갑은 사실상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상태라 보아야 하므로, 갑의 배우자는 가정법원에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민법 제9조 제1항). 배우자 본인이나 자녀를 갑의 성년후견인으로 신청해 줄 것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나, 가정법원은 청구권자의 청구에 구속되지 않고 피후견인(갑)의 의사와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직권으로 후견인을 선임하며(민법 제936조 제1항), 성년후견인은 여러 명을 둘 수 있고, 법인도 가능하다(민법 제930조 제2,3항). 선임된 후견인은 피후견인의 법정대리인이 되며, 가정법원은 법정대리권의 범위 및 신상에 관한 결정권한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민법 제938조).

또한 가정법원은 성년후견개시 심판을 할 때 피후견인의 의사를 고려해야 하므로(민법 제9조 제2항) 피후견인의 진술을 듣는 것이 원칙이고(가사소송법 제45조의3), 청구인의 주장대로 피후견인이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상태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의사의 정신감정이나 이에 준하는 자료를 통해 피후견인의 정신상태를 파악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가사소송법 제45조의2).

지적장애 2급인 아들A를 둔 을(90세)은 최근 건강이 악화된 탓에 본인이 세상을 떠난 이후 아들의 삶에 대해 걱정이 된다. 을은 A가 중요한 법률행위를 할 때마다 을의 큰 딸 B의 동의를 받게 하여 A가 잘못된 행위를 하지 않기를 원한다. 이 경우 을은 어떤 후견제도를 활용할 수 있을까?

A는 장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이므로, 을은 가정법원에 ‘한정후견’개시 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민법 제12조 제1항). 다만, 한정후견인도 성년후견과 동일하게 가정법원이 청구권자의 청구에 구속되지 않고 직권으로 후견인을 선임하므로(민법 제959조의3 제1항), B가 후견인으로 선임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가정법원은 한정후견인에게 대리권을 수여하는 심판을 할 수 있고(민법 제959조의4 제1항), 그 밖에 피후견인의 진술 청취 및 정신상태 감정절차는 성년후견인과 동일하다.

병(70세)은 최근 아내와 사별하게 되면서 급작스러운 치매증상이 생겼다. 그 증세가 심하지는 않지만, 간혹 큰 돈을 탕진하거나 필요 없는 물건들을 수십 만 원씩 지속적으로 구입하는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어 병의 자녀들은 병이 혹여라도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를 임의로 처분하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이 경우 자녀들은 어떤 후견제도를 활용할 수 있을까?

병은 아파트 처분이라는 특정한 사무에 관한 후견이 필요한 상태이므로, 자녀들은 가정법원에 ‘특정후견’개시 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민법 제14조의2 제1항). 그러나 이는 피후견인의 의사에 반하여 할 수 없고, 심판을 하는 경우 후견기간이나 사무의 범위를 정해야 하며(민법 제14조의2 제2항), 의사나 전문지식 있는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45조의2 제2항). 가정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기간이나 범위를 정하여 특정후견인에게 대리권을 수여할 수도 있다(민법 제959조의11).


위에서 소개해드린 성년후견제도는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 법정성년후견제도이나, 민법에는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하게 될 상황에 대비하여 스스로 후견계약을 체결하는 형태의 ‘임의후견’제도도 존재한다. 따라서 후견제도를 고려하고 있다면, 전문가와 함께 언제, 어떠한 형태의 후견인이 필요할지, 이를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지 등과 같은 구체적인 대비를 하는 방안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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