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 ‘검정쌀’ 선구자… ‘전국 최대 생산지’초석 다져
진도군 ‘검정쌀’ 선구자… ‘전국 최대 생산지’초석 다져
  • 위계욱 기자
  • 승인 2019.11.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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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만종 농촌지도자진도군연합회장

 

평생 농사꾼 삶 ‘최고의 농사꾼’ 자부심 대단
자신 안위보다 농업인 권익보호 늘 앞장서

 

 

 

어떤 일이나 사상에 있어 그 시대의 다른 사람보다 앞선 사람을 흔히들 선구자(先驅者)라고 지칭한다. 불확실한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선구자들은 그 고되고 외로운 길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전남 진도군에서 지난 1991년 전국 최초로 검정쌀을 재배해 농가로 보급, 확산시킨 선구자가  바로 주만종 농촌지도자진도군연합회장이다. 진도군이 ‘검정쌀 메카’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진 주인공인 셈이다. 1991년 국내 최초로 재배된 진도 검정쌀은 현재 전국 생산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07년에 나온 ‘진도군지(誌)’에는 “1991년 검정쌀을 지산면 소포리의 주민 주만종이 처음 재배하고 보급했다”고 기록돼 있어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진도군은 총 231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지만 간척지가 많아 웬만한 다른 지역보다 논 등 농토가 넓어 예로부터 농사도 수산(水産)에 비해 뒤쳐지지 않는 곳이다. 이런 진도에서 40년이 넘도록 묵묵히 땅을 일궈온 주만종 회장의 노력과 헌신이 전국 최대 검정쌀 생산지역으로 발돋움하는 데 초석을 다졌다.

 

농산물 개방의 위기를 ‘기회’로 극복

 

 

검정쌀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 따른 농산물 개방의 파고를 극복하고자 여러 시도를 하던 1990년 무렵 시험재배를 위해 외국에서 특별히 들여온 이색 품종이었다. 대부분 실패했는데 1991년 다행히 주 회장을 비롯한 진도 지산면 소포리 마을 농가에서 40여㎏의 수확에 성공하면서 가능해졌다.


이듬해 이를 주민들이 나눠 심은 것이 ‘진도 검정쌀’의 시초다. 보통 쌀보다 3배 이상 비싸게 팔린다. 진도 농업인들의 든든한 소득원으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요즘 검정쌀을 재배가 유행처럼 번져 소득이 예전만 못해도 ‘검정쌀’하면 진도가 손꼽힌다.


진도 검정쌀은 현재 전국 생산량의 40%에 달한다. 진도군은 이런 유명세를 계속 유지하고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검정쌀을 2012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지리적 표시제 제84호로 등록했다. 아예 ‘진도 검정약쌀’이란 상표도 붙였다. 홍주와 울금 등과 함께 검정쌀이 진도군의 특산물 중 하나다. 이제 도시의 쌀가게에서도 어렵지 않게 진도 검정쌀을 볼 수 있게 됐다. 나아가 검정 쌀국수와 같은 2차 가공의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주 회장의 농업 관련 수상경력은 화려하다. 1997년 진도군수 표창부터 2002년 농림부장관표창, 농협 새농민상 본상에다 2003년 전남도지사 표창까지 수상했다.
 


‘최고의 농사꾼’이라는 자부심 커

 

주 회장은 지역발전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농사만 고집하는 농업인들이 혹여나 억울한 일을 당해도 스스로 감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진도 소포만 간척지에 바닷물이 유입돼 진도읍 임회면, 지산면 일대 700여 농가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바닷물 유입으로 한해 농사를 망친 것이다. 그럼에도 피해 농업인들은 정부를 상대로 싸우는 것이 ‘계란으로 바위치기’로 여겨 억울하다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


이런 현실을 직시한 주 회장은 소포담수호 염해피해 보상창구위원장을 맡아 국가기관인 농업기반공사(현 한국농어촌공사)와 8년여의 소송전을 벌여 지난 2009년 56억원의 배상금을 받아낸 성과는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안된다’는 자포자기 목소리가 컸던 와중에도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뚝심으로 피해 농가를 설득시켜 배상금을 받아낸 주 회장은 피해 농업인들이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요를 평생 소중하게 간직하는 자산으로 여기고 있다.


소송전 승리는 배상금뿐만 아니라 배수관문을 최신 시설로 교체해 더 이상 바닷물이 유입될 수 없도록 해 농업인들은 두 가지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검정쌀 유명세 전국으로 재배 확산

 

 

검정쌀은 진도군이 메카이지만 이제는 전국 각지에서 재배되고 있다. ‘좋은 쌀’, ‘건강한 쌀’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소비자들의 인기가 치솟아 자연스럽게 재배지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검정쌀이 생산되면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지만 진도 검정쌀은 차별화된 종자, 품질로 명성을 지속하고 있다. 진도 검정쌀은 말 그대로 쌀알이 가무잡잡하다. 아예 까맣게 느껴지는 것도 있다. 섞어 밥을 지으면 모양이 특별하다. 기분 좋은 냄새도 난다. 포장지 등에는 ‘향취’라고 표기된 것도 있다. 향기로운 냄새라는 말이다. 맛도 좋다.


뿐만 아니라 항암 효과와 피부노화 방지 효과가 있는 안토시아닌을 다른 지역 검정쌀보다 월등히 많이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해양성 기후 등 지역적 특색으로 인해 단백질, 아미노산 및 비타민 B1, B2, B3, 철, 칼슘, 아연, 망간 등의 미네랄 원소들이 일반 쌀의 5배 이상 함유돼 있어 수도권 등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올해 진도 검정쌀은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추석 선물세트에 선정됐다. 청와대 추석 선물세트는 지역의 대표 특산물로 진도흑미를 비롯해 평창 잣, 이천 햅쌀, 예천 참깨, 영동 피호두 등 다섯종이 담겼다.


이번 선물세트는 전직 대통령과 5부요인, 정계 원로와 차관급 이상 정부 고위공직자, 종교·문화계 인사, 사회 소외계층 등 7천여명에게 배송됐다. 진도 검정쌀이 지난 2009년과 2015년에 이어 세 번째로 진도농협에서 10여톤을 납품해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농촌지도자회 위상 강화 나서야

진도군의회 부의장을 지낼 만큼 지역에서는 꽤나 유명세가 대단했지만 군의원 낙선 이후 모든 자리를 내려놓고 야인으로 지내던 시절, 농촌지도자진도군연합회장 직책은 수월하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맡게 됐다.


막상 맡고 보니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쉽게 생각했던 자리였는데 만만치가 않았던 것이다. 무엇보다 농업인들의 권익보호와 농업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줘야 하는 사명은 주 회장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이왕 맡은 직책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욕 먹겠다’는 위기감에 임기내 한눈 팔지 않고 열심히 일해보자는 소신으로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주 회장은 진도군연합회가 전국에서 가장 회원 수가 열악하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 임기초부터 회원 영입 운동을 펼쳐 지난 9월 24일 진도군농업기술센터에서 ‘회원 1,000명 돌파 기념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주 회장 취임 당시 고작 266명에 불과했다.


주 회장은 지난해부터 회원 배가 운동을 의욕적으로 전개해 15명 이상 회원 영입에 성공한 읍면에는 사비를 들여 30만원의 활동비를 제공할 만큼 의욕이 넘쳤다.


무엇보다 진도군연합회의 회원 1천명 돌파는 사상유례를 찾기 힘든 성과로 평가되고 있는데 전라남도에서 유일무이하고, 전국을 살펴봐도 청주시연합회, 천안시연합회 정도만 달성했다.

 

농촌지도자 지역발전 위해 제목소리 내야

주 회장은 농촌지도자회는 농민단체 맏형인 만큼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제목소리를 내야하고 지역에서는 농업뿐만 아니라 군내 전반을 리드할 수 있는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맥락에서 주 회장은 지난 8월 19일 진도 울돌목 이순신 동상 앞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진도군내 수많은 사회단체 중에서 농촌지도자회가 선제적으로 ’NO Japan‘ 운동을 펼쳐 군 전체로 운동이 확산되는 시발점이 돼 주목을 받았다.


주 회장은 “어떤 사안에 대해 단체가 명확하게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눈치 보면서 할 말을 못하는 것은 결국 죽어있는 조직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진도군농촌지도자회는 농업분야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할 말은 하는 단체로 인식돼 다양한 분야에서 농촌지도자회의 참여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 회장은 “단체장은 권한을 행사하고 누리는 자리가 아닌 늘 봉사하고 희생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면서 “봉사, 희생 정신보다 사심이 앞서다보면 그 조직은 결국 내리막을 걸을 수밖에 없고 지탄을 받는 단체로 전락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주 회장은 사비로 털어가며 회장직을 수행하면서도 매년 지역사회 장학금을 내놓고 있으며 농업인들의 영농활동에 도움을 주고자 도서관에 표준영농교본(200만원 상당)에 기증키도 했다.

농업인신문, NONGU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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