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가장 완벽한 식품 ‘계란’

완벽한 식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다양한 영양을 갖추고 있는 계란. 계란은 소고기와 같은 육류를 통해 공급받는 동물성 단백질을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 받을 수 있는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곡된 정보 등으로 인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한때 계란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본지와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는 이런 현실을 타개하고 계란의 진정한 가치를 존중받기 위한 일환으로 ‘영양만점 계란, 제대로 알기’라는 주제로 4회에 걸쳐 기획 기사를 게재코자 한다.

 

글 싣는 순서  ----------------------------------------------------------------------------------------------

Ⅰ. 계란과 콜레스테롤
Ⅱ. 사위 오면 씨암탉 잡아준다
Ⅲ. 계란 유통기한
Ⅳ. 계란과 학교 급식 

-------------------------------------------------------------------------------------------------------------

 

■ 계란 부정적 이미지 콜레스테롤은 무엇인가?

 

혈액 내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 양을 숫자로 표현한 ‘콜레스테롤수치’는 건강상태를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다. 콜레스테롤은 18세기 후반 프랑스 과학자 폴그로아가 사람의 담석을 알코올에 녹이면서 처음 분리됐다. 그리스어로 ‘chole’는 담즙, ‘steroes’는 고체, 그리고 ‘ol’은 알코올을 뜻해 ‘cholesterol’이라고 부르게 됐다.


이 콜레스테롤은 인간의 생명 유지에 일정량은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물질이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속에 있는 60조 개의 세포를 보호하는 세포막, 신경세포의 수초,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과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등의 호르몬과 소화액인 담즙산의 원료, 그리고 비타민D를 합성하는데 쓰이는 성분이다.


이에 우리 몸속에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모자라면 혈압과 수분 조절 이상, 소화불량, 우울증, 심각하면 뇌경색이나 뇌출혈까지 초래할 수 있다. 한편 필요 이상으로 많아질 경우 지방 성분이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 고혈압,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과 비만, 당뇨 등의 생활습관병(성인병)을 일으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부르는 LDL(Low 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면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부르는 HDL(High Density Lipoprotein)은 쓰고 남은 LDL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운반된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분해돼 장으로 배출된다.

 

■ 계란, 콜레스테롤과 연관 없어


그러나 불행하게도 계란은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부르는 LDL(Low Density Lipoprotein)  즉 ‘나쁜 콜레스테롤 덩어리’라고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생계란 1개에는 250mg의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다. 1990년대 이전에는 과학기술이 발달되지 못한 탓에 콜레스테롤 개념이 ‘좋다’, ‘나쁘다’를 가늠할 수 없어 단순하게 인체에 해로운 존재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1990년말에 접어들면서 계란 노른자 속의 레시틴이란 성분이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방해해 계란을 먹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지 않으며, 콜린이라는 성분은 두뇌 활동에 도움을 줘 기억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치매를 예방한다는 등의 연구 결과가 줄이어 발표됐다.


이런 연구 결과로 인해 내리막을 걷던 계란 소비량은 다시 기지개를 펴지 시작했고 1990년대 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계란의 부활’이란 커버스토리를 통해 계란 소비 촉진의 필요성을 역설하기까지 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왜곡된 정보로 인해 콜레스테롤 수치는 음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몸 속 콜레스테롤의 약 70%는 음식과 무관하게 인체 내부에서 생성된다. 결국 고지혈증 환자가 아닌 사람은 아무리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하게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최고 영양 관련 정부 자문기구인 식사지침자문위원회(DGAC)는 지난 2015년 ‘계란 섭취와 혈중 콜레스테롤은 연관성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히려 계란을 즐겨 먹으면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권위 있는 의학 학술지인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린 중국 베이징공공보건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살펴봐도 매일 달걀을 먹은 사람(하루 평균 0.79개)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으로 숨질 확률이 계란을 거의 먹지 않는 사람(하루 평균 0.29개)보다 18% 낮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2004∼2014년 건강한 중국인 46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대규모 연구에서 얻어진 것이어서 신뢰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 심혈관 질환 예방에 유익한 계란


“요즘 학계에선 콜레스테롤의 섭취를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계란을 먹는 것과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사이에 아무 관계가 없다.” 이는 영국의 BBC 뉴스가 ‘계란 섭취에 대한 진실’(The truth about eating eggs)이란 제목의 2019년 9월 17일자 보도 내용이다.


BBC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식이요법 지침은 더 이상 식품을 통한 콜레스테롤의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도 마찬가지다. 대신 포화 지방을 얼마나 섭취하는지를 제한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포화지방은 심혈관 질환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어서다.


계란은 새우와 함께,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으면서 포화 지방은 적은 단 둘 뿐인 식품이다. 미국 코네티컷 대학 영양학과 마리아 루즈 페르난데즈 교수는 최근 연구에서 계란을 먹는 것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 증가 사이에 아무 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미국 보스턴의 터프츠 대학 영양학과 엘리자베스 존슨 교수가 기존 40개 연구에 대한 검토 결과에서도 식이 콜레스테롤과 심장병의 관계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찾을 수 없었고 계란이 심장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밝혀진 연구결과도 기사에서 언급됐다.


미국대학영양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Nutrition) 2016년 10월호엔 계란 섭취와 심장병·뇌졸중의 상관성을 밝힌 연구 7편의 메타 분석(meta-analysis, 기존 연구결과 재분석) 결과가 소개됐다. 계란을 하루 1개 이상 먹으면 뇌졸중 위험은 감소되지만 심장병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이 연구의 결론이었다. ‘심장 저널’(Heart)에 실린 다른 연구논문에선  약 50만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1개 정도의 계란 섭취는 심장병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임상영양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15년 2월호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계란 섭취량이 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한 연구논문이 실렸다. 연구팀은 주 6일간 매일 계란을 두 개 이상 먹으면 계란을 많이 섭취하는 그룹, 주 2개 이하 섭취하는 적게 섭취하는 그룹으로 분류했다. 3개월 후 계란을 많이 섭취하는 그룹에서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의 변화가 없었다. 계란을 많이 섭취하는 그룹은 포만감도 금방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 계란은 가장 완벽한 식품


우리나라 사람들은 계란을 얼마나 먹고 있을까? 현재 우리나라 1인당 계란의 소비량은 2016년에 274여개를 기록,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여자보다는 남자가,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난류의 섭취량도 많다. 그러나 연령별 계란의 섭취량은 50대가 30~40대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 연령이 많을수록 계란의 섭취량은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콜레스테롤간의 오해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특히 계란이 식탁에서 급속도로 증가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는 계란내 콜레스테롤 함량의 잘못된 정보 전달 때문이다. 이러한 오해는 9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러시아의 과학자들이 토끼에게 콜레스테롤을 급여해 동맥경화의 주범으로 알려진 콜레스테롤의 함량이 증가한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토끼는 초식동물이라 동물성 콜레스테롤의 급여가 혈중 콜레스테롤의 함량을 크게 증가시켰던 것으로, 사람은 초식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를 바로 사람에게 대입하는 것은 모순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과학기술 발전으로 인해 계란이 가진 다양한 기능성, 영양성 등이 밝혀지면서 러시아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심각하게 오류를 범한 대표적인 연구 자료로 전락됐다.


최근에 소개된 계란 연구 자료에 따르면 계란 1개에는 200~300ug의 루테인과 제아잔틴이 들어있고 이 함량은 녹황색 채소보다 1.2~3.6배 높은 것으로, 이들을 많이 섭취할수록 노년기 황반변성의 위험이 감소하고 노화에 의한 백내장 위험률도 50% 더 낮아진다.


뿐만 아니라 계란에는 시력손상억제 및 항산화역할을 하는 물질이 함유돼 있고 열량도 72kcal/개로 낮아 가격대비 양질의 식품으로 손색이 없다. 더 이상 계란과 콜레스테롤를 연관 짓지 마라. 계란은 지구상에서 존재하는 식품 중 손꼽히는 완벽한 존재이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