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하락 영향...설 성수기 기대심리 확대

사과·배·감귤, 태풍피해로 상품성 하락 물량 많아

올해 사과 저장량(12~익년 6월)이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저장을 통해 현재의 낮은 가격을 피해고, 내년 설 성수기를 기대하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산 배의 경우 전년에 비해 저장성이 떨어지면서 연내 출하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감귤은 극조생감귤의 상품성 부진 때문에 가격형성에 고전하고 있다. 조생감귤의 당도 회복이 2019년산 감귤 시세의 향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부사, 저장 물량 증가...설 성수기 기대심기 확산


농업관측본부가 최근 발표한 과일관측 11월호에 따르면 올해 사과 생산량은 전년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파악됐다. 재배면적은 전년대비 1% 감소했지만, 착과량이 많고 잦은 비가 내리면서 과실 비대가 원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9년산 사과 생산량은 50만8,000톤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대비 7% 늘어난 물량이다. 특히 10월 중하순부터 내년까지 저장·출하되는 부사 품종의 생산량이 전년보다 7%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늘어난 생산량에 더해 상품성이 부족한 물량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9~10월 태풍으로 과실 표면에 흠집과 멍이 생긴 물량이 많아졌다. 병해충 피해과(탄저병, 복숭아순나방, 노린재 등)가 많아졌고, 과실 비대가 급격히 이뤄지면서 꼭지 열과(경북 영주·예천 등), 반점성장해(경북 의성)가 전년보다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9년산 사과의 저장성(경도)은 전년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과보다 상대적으로 저장성이 낮은 대과가 많고, 착색 지연으로 부사 수확시기가 전년보다 7~10일 정도 늦어지면서 경도 저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1월 사과 출하량은 생산량 증가로 전년보다 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세 하락의 영향으로 도매시장 출하보다는 저장을 선호하는 농가가 많기 때문에 출하량 증가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1월 부사 평균 도매시장 거래가격은 상품 10kg 상자당 평균 2만2,000~2만4,000원으로 전년(2만5,900원)보다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정부는 만생종 부사의 가격 지지를 위해 저품위 사과의 가공용 수매대책을 실시(10.28~12.31)한다. 수매계획 물량은 3만5,000톤이며, 20kg당 5,000원(정부 2,000원, 지자체 3,000원)을 보조하여 저품위과의 시장격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 신고, 저장성 떨어져 연내 출하의향 높아


올해 배 생산량은 21만톤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보다 3% 증가한 물량이다. 통계청 기준으로 배 재배면적은 전년대비 7% 감소했지만, 단수가 11% 늘어나면서 생산량 증가가 예상된다. 연이은 태풍(링링, 타파, 미탁)으로 낙과 피해가 발생했지만, 개화기 저온피해와 여름철 폭염이 극심했던 전년보다 조·중생종 생산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후기 과실 비대도 양호해 대과 비중도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복숭아순나방과 복숭아심식나방 등 병해충 발생과 수확기 잦은 강우로 과피얼룩, 과피흑변 등의 생리장해발생이 전년보다 많아 비상품과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1월에 출하될 배의 상품성은 전년보다 부족해 보인다. 전년의 경우 폭염과 가뭄으로 과 비대는 부진했지만, 당도가 높았다. 또한 개화기 이상저온 영향으로 유체과(숫배) 및 기형과 발생이 많고, 수확기 잦은 강우로 과피에 얼룩, 흑변 발생도 많아 외관이 전년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10월 한달간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신고 상품 15kg 상자당 평균가격은 2만8,400원(중품 2만2,900원)으로 전년대비 6% 낮았다. 이른 추석과 9월에 내린 잦은 비로 출하대기 물량이 많았고, 추석 이후 시장 내 재고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농업관측본부는 11월 가격전망으로 “신고 상품 15kg상자 기준으로 전년(상품 3만7,335원, 중품 2만6,034원)보다 낮지만, 평년(상품 2만8,998원, 중품 2만422원)보다 높은 3만4,000~3만7,000원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 조생감귤, 당도 증가로 시세 견인 기대


10월 노지감귤 평균 도매가격(제주 감귤출하연합회)은 전년보다 15% 낮은 kg당 1,460원을 기록했다. 출하량은 전년보다 22% 감소했지만, 9월에 내린 잦은 비로 인해 일조량이 부족해 착색이 지연되고 당도도 낮았기 때문이다.


올해 노지감귤 생산량은 50만 톤 내외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보다 7% 증가한 물량이다. 전년에 이어 봄철 유과기에 강한 돌풍과 9~10월 태풍의 영향으로 상처과 발생이 많으며, 잦은 비로 병 발생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1월 노지감귤 출하량은 전년보다 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월에 출하된 극조생감귤 수확이 다소 지연되었고, 최근 일교차가 커지면서 조생감귤 착색이 양호해 지면서 출하를 앞당기려는 농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12월 이후 출하량도 조생감귤 생산량 증가로 전년보다 14%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관측본부는 11월 노지감귤 평균 도매가격으로 kg당 1,200~1,500원을 전망했다. 이는 전년(1,670원) 보다 낮은 가격이다. 한편 11월은 조생감귤의 당도가 증가하고 산 함량이 감소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향후 기상여건에 따라 당도 및 당산비 등의 품질은 향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