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도 편식하지 말고 색깔별로 드셔 보세요”

 

“지금 재배하고 있는 쌀이 토종 종자인지는 확실하게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유색미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재배가 되어 온 쌀이라는 거에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토종쌀을 지키고, 품질개량을 해 나가는 것은 지금 세대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을 해요.”


경기도 평택시 가족행복농원 김순영 대표는 20년 넘게 유색미 재배에 앞장서고 있다. 그가 재배하는 쌀은 흑미. 녹미, 향찹쌀 등과 일반미다. 면적은 약 2만여평에 이른다.


특히 흑미, 녹미 등 유색미는 눈길을 끄는 색깔에 영양 성분의 함유량까지 높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쌀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재배해 온 쌀이고, 친환경과 웰빙 바람을 타고 지금까지도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흑미는 혈관건강에 좋다고 하고, 녹미는 노폐물이 안 쌓이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처럼 유색미는 고유의 기능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 조상들이 왜 유색미를 오래전부터 재배하고 먹어왔는지를 되새겨 보면 그 가치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섯 가지가 넘는 쌀을 각각 재배해야 하고, 수확하는 시기가 다 다르기 때문에 인건비나 여러 가지 생산비가 훨씬 더 들어가는 어려움을 따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농법도 한방 엑기스를 직접 만들어 살포하는데 한방 약재인 당귀, 계피, 감초 등을 막걸리 향내로 누룩에 발효시켜 벼에 분무해 쌀 품질을 높이고 있다. 또 쓰러진 벼는 혹시라도 안 좋은 벼가 섞일까봐 과감하게 쓰지 않는다. 판매는 1년내내 직거래 주문으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그도 매년 쌀 소비량이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0㎏(1일 167.3g)을 기록했다. 이는 50년 사이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1970년 136.4㎏(373.7g)보다 75.4㎏ 감소한 것이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유색미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없으면 굳이 안 먹어도 되는 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판로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유색미의 기능을 알리고, 오래전부터 조상들이 재배해 온 쌀이라는 인식을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유색미 재배자가 꽤 있고, 정말 토종 종자 유색미도 재배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만큼 농업기관과 지자체의 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쌀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여러 가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많은 농업인들이 유색미를 재배하고 있지만 경기가 불황이고 판로개척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그래도 쌀농사를 계속 짓는 것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인 만큼 소비자들께서는 좋은 쌀 많이 드시고, 농업인들이 주머니 두둑한 농사를 짓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 김순영 대표가 추천하는 토종<녹미>


겉과 속이 다른 토종쌀

“녹미라고 하면 열에 아홉은 녹색 껍질을 생각하지만 실제로 보면 겉은 검은색인데 속은 녹색인 특이한 쌀이에요.”
녹미는 동의보감에도 소갈증에 좋은쌀이라고 언급되어 있을 정도로 수백년 전부터 재배된 토종 쌀이다. 또 당뇨뿐만 아니라 수족냉증이나 변비예방과 뼈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쌀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계량품종이 나오면서 재배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생김새는 녹미라는 이름처럼 연두색을 띠고 있고, 밥을 지어도 그 색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유는 엽록소 때문으로 엽록소는 혈액 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특히 녹미에는 ‘라이신’이라는 성분이 일반미의 5배 정도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성분은 필수아미노산이다. 라이신은 혈액 속 혈전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또 식감도 좋아 오래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특징을 갖고 있고, 밥을 지어도 찰기가 많아 고슬고슬한 식감을 맛볼 수 있다.


“녹미는 흑미나 다른 유색미에 비해서 생산량은 많지 않지만 우리 몸에 굉장히 이로운 쌀이에요. 토종 녹미를 재배하는 분도 계시고, 계량종을 재배하는 분들도 계신데 이런 부분을 떠나 몸에 좋고, 농가들이 소득을 올리기에도 좋은 곡식이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아요.”


이밖에도 그는 앞으로는 토종을 재배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먹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토종이라도 먹을 줄 모르거나, 맛이 없으면 손이 가지를 않아요. 그래서 먹는 것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한 것 같고, 녹미 역시 밥을 넘어서 다양한 형태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찾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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