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지역에서 15차례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발생해 확산일로에 있는 가운데 최근 야생 멧돼지들이 ASF에 감염돼 잇달아 폐사체로 발견돼 본격적인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달초 비무장지대(DMZ)에서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이후 지난 11일 경기도 연천군과 강원도 철원군의 비무장지대 남쪽 민간인 출입통제선 안에서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됐다.

모두 돼지열병 바이러스 양성반응이 나왔다. 사실상 전염원이 야생멧돼지 쪽으로 좁혀지고 있는 상황. 전국 곳곳에 서식지가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자칫 멧돼지를 통한 급속한 감염 확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당초 돼지열병이 북한 전역을 휩쓴 가운데 감염된 야생멧돼지에 의해 국내로 유입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가능성에 낮다고 일축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어떤 식으로든 북쪽에서 넘어온 야생멧돼지가 전염원인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또 야생멧돼지의 직접적 접촉이 아니라도 멧돼지의 사체나 배설물을 접촉한 새나 쥐, 고양이, 파리 등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높다고 보면 방역당국의 성급한 판단이 지금의 사태를 몰고 온 것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돼지사육 농가들은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야생멧돼지 관리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아예 휴전선 접경지역에서 보이는 멧돼지를 보이는대로 사살함으로써 전염원을 차단해달라는 입장이다. 더불어 전염원을 잘못 짚고 멀쩡한 돼지 수 만 마리를 살처분한데 대한 실질적인 보상도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야생 멧돼지 관리에 좀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 만일 야생멧돼지가 전염원인 것이 확실하다면 이미 전국적인 확산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봐다 무방한 상황이 아닌가. 야생멧돼지는 이미 농작물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유해동물 중 하나였던 것만큼 이참에 좀 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소탕하는 방법도 강구해 농가는 물론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길 바란다.

더불어 살처분 농가에 대한 합리적 보상책과 재입식 방법도 세워 농가 불만도 해소하길 바란다. 더 이상 돼지사육농가들이 실의에 빠지게 하지 않게 면밀하고 확실한 야생멧돼지 관리대책 마련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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