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화 직거래 vs 전국유통 도매시장

기존 품종과 경쟁… 마케팅 포인트 명확해야

 

“테니스 공 정도 크기의 중소과인 ‘황옥’은 당도가 좋고, 시나노골드 품종과 경쟁이 예상된다. 경도가 단단하고 색깔이 예쁜 ‘피크닉’은 이름 그대로 소풍가서 가볍게 먹을 수 있도록 개발됐다. ‘홍금’은 홍로 품종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품종으로 형태와 색깔이 좋다. 특히 위도와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재배될 때 낙과가 없는 특성을 가졌다.”


지난 10월 1일 가락시장에서는 신품종 사과 ‘황옥’, ‘피크닉’, ‘홍금’의 시장평가회가 개최됐다. 이날 소개된 신품종 사과를 개발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 권순일 연구관은 “신품종의 특성에 따라 지역별 특화품목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황옥은 경북 김천지역을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으며, 피크닉은 경북 예천지역에 생산단지가 조성됐고, 홍금은 강원도 정선군의 특화품목으로 재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노란 빛깔의 황옥은 당도가 16.8브릭스에 달한다. 산도가 높아 새콤달콤한 맛을 가지고 있으며 수확시기는 9월 하순이다. 저장성은 상온에서 20일, 저온에서 60일이다. 가공용 수요로 인해 김천지역에서 처음으로 재배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피크닉은 경북 예천에 생산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저장성은 상온에서 20일, 저온에서 70일 정도이다. 매우 단단한 경도를 가지고 있으며, 수확시기는 9월 하순이다. 홍금은 홍로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작년에 처음으로 생산됐으며,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재배됐을 때 상품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가락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가락시장 유통인들은 “재배농가와 기술센터의 상품성이 서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시장평가회에서 맛 봤던 신품종의 경우 농가출하 과정에서 예상 밖의 상품성으로 곤란을 겪었던 경험 때문이다. 유통인들은 “포천이나 가평 등 길가에서 판매되는 사과들도 맛이 좋지만, 균일하지 않은 선별과 꾸준한 물량생산 등의 상품화를 못하기 때문에 도매시장에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출품된 ‘황옥’, ‘피크닉’, ‘홍금’은 모두 농가직거래와 지역축제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때문에 재배농가들은 도매시장을 통한 대량거래에서도 직거래 가격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해당지역에서만 재배되고, 소비되는 지역적 한계가 근시안적 장점으로 작용되는 상황이다.


농가직거래나 지역축제용 소비는 한계가 있다. 또한 전국단위 유통을 위해서는 도매시장 출하가 필수이다. 이 때문에 생산 및 상품성의 균일화가 요구된다. 도매시장의 평가는 거래의 지속성과 대량유통을 염두한 내용이다.


1인 가구 증가와 직거래 등의 소비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도 지적됐다. 소비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포장이 필수이다. 사과 3개, 5개 등. 포장용기를 개발해야 한다. 포장비용은 모두 출하농가 부담이다. 또한 포장에 따른 물류 등도 감안해야 한다. 개별포장 없는 벌크판매(포장재 없이 한꺼번에 쏟아놓고 골라가는 형태)는 상품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가격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유통인들은 “소포장이 될수록 포장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소비자 가격은 크게 낮아지지 않는다”면서 “벌크판매 역시 상품성 하락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관계자는 “사과 신품종 테스트는 대표적인 사과 품종인 후지의 인식을 개선시켜 전체 사과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함”이라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양에 맞는 품종개발로 사과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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