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엄습에 산업붕괴 우려

가격폭등 ‘오보’에 소비위축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해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거짓정보가 한돈농가를 시름겹게 하고 있다. 돼지고기 경락가는 10월 들어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며 되레 하락세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가격폭등 오보로 소비가 위축돼 돼지고기 가격이 더 하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지지 않을까, 농가들은 차단방역에 사활을 걸면서도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죽어나는 한돈농가, 가격폭등 이슈로 두 번 죽는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하태식)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해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폭락 우려까지 있다고 2일 밝혔다.


축산물품질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1일 기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도매시장의 돼지고기 평균경매가격은 ㎏당 4천31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4.5% 낮은 수준이다.


지난 10월 2일 오후 3시 현재 돼지고기 경락가격은 3천800원대를 형성하면서, 생산원가인 4천200원에도 이르지 못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시 이동중지명령에 따른 수급 불안정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가 도축이 재개되면서 가격이 폭락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면서 한돈농가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명백한 ‘오보’가 소비자를 우롱하고 한돈농가를 벼랑에 내몰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가격은 10월 들어 되레 하락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조사한 소비자가격은 지난 1일 기준 삼겹살(국산냉장, 중품) 100g당 2천177원을 기록했다. 삼겹살 소매가는 지난달 20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전날에는 평년보다 2.6% 이상 뛰었다가 이날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돈자조금 관계자는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기피하게 되면 돼지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 농가의 걱정”이라며 “현재 국내 돼지고기 생산량과 재고량 등 공급 여력이 충분해 앞으로 돼지고기 가격은 안정화될 것인데도 가격이 오른다면 중간에서 누군가 크게 폭리를 취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내 돼지고기 재고량은 약 6만 톤으로 전년대비 63%나 많은 양이다. 수입산의 경우도 8월 기준 약 13만5천 톤을 기록해 지난해에 견줘 30% 늘었다.


하태식 위원장은 “한돈농가들은 에이에스에프와 더불어 가격상승 이슈 등으로 돼지고기 소비를 기피할까 전전긍긍하는 등 눈물을 흘리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중간 폭리를 취하는 업자들을 근절하는 한편 정부, 유통업계 등과 손잡고 안정화를 위해 노력할 테니 국민들은 신선하고 안전한 국산 돼지고기를 많이 드셔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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