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서로 떨어지기 싫어하는 쌍둥이 자매가 있었는데 언니는 금화(金花), 동생은 은화(銀花)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해 두 자매는 열병으로 잇따라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이들의 무덤가에는 큰 덩굴이 생겨났는데, 덩굴에 핀 꽃이 처음에는 흰색이었다가 점점 노란색으로 변했다. 그 후 마을에 한 차례 다시 열병이 크게 나돌았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두 자매의 무덤가에 핀 그 꽃을 달여 먹고 씻은듯이 낫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마을사람들은 이 약초의 이름을 ‘금은화(金銀花)’로 불렀다고 한다.


쌍화탕의 원재료로 사용

인동은 우리나라 전국 각지의 산과 들에서 흔히 자라는 덩굴이다. 보통 인동이라고 하면 겨울에도 잎이 모두 떨어지지 않고 대개는 푸른잎으로 남아서 겨울을 지내는 것에 비춰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대상을 지칭할 때 사용한다. 또 한자로도 인동(忍冬)으로 표현한다.


인동은 토종작물답게 우리나라에서 재배된 역사도 깊은데 본초강목과 동의보감, 중국약전에 소개된 항염증·해열·부종억제 등에 좋은 전통 한방소재로 알려져 있다.


금은화란 이름 역시 한 꼭지에서 흰꽃과 황색꽃이 피는 데서 온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만들고 우리가 흔히 먹고 있는 쌍화탕(雙花湯)은 인동꽃을 가리키고, 쌍화탕에는 인동꽃이 들어가야 한다.
쌍화탕에 들어가는 인동꽃은 꽃이 피기 전에 인동의 꽃봉오리를 따서 햇볕에 말려 이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예뻐지는 꽃으로 통해

금은화는 인동과의 인동속에 속하는 인동덩굴의 꽃봉오리나 막 피기 시작한 꽃을 말한다. 인동꽃은 6~7월에 잎 달린 자리에 흰색으로 피며 시간이 지나면 노랗게 변한다. 길이는 3~4㎝ 정도 되며 1~2송이씩 나온다. 한 꽃에 암술과 수술이 함께 나오고, 암술은 1개, 수술은 5개정도가 된다. 꽃부리는 종 모양으로 끝이 5갈래로 갈라지며 그중 4개는 서고 1개는 혓바닥처럼 아래로 쳐진다.


꽃부리는 겉에 잔털이 있고 안에 누운 잔털이 있고, 꽃받침 잎은 노란 녹색을 띤다. 또 열매는 둥글고, 물열매(장과)이며, 9~10월에 검은색으로 익는다.
특히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금은화는 피부를 촉촉하고, 젊어지게 한다고 여기고 있고, 금은화차, 금은화주, 금은화 음료, 금은화 요구르트 등으로 즐기고 있다고 한다.

 


삽목으로 번식 후 덩굴로 키워

인동은 향기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관상용으로도 많이 찾는다. 또 앞서 밝힌대로 추위에 강하고, 토질을 가리지 않아 가정에서도 수월하게 키울 수 있다.
번식은 주로 삽목으로 하는데 봄에 가지를 10cm 정도 잘라 마사토나 모래에 꼽으면 된다. 삽목을 한 후에는 마르지 않도록 차광을 해주는 것이 좋다. 실생은 가을에 채취한 열매를 모래에 묻어 두었다가 봄에 꺼내서 파종하면 된다. 파종 후 관리는 일반 식물을 키우는 것처럼 하면 된다고 한다.
이밖에도 조경수로 사용할 때는 나무나 철제 기둥을 세워 덩굴이 타고 오르도록 해주면 된다.

 

오래전부터 민간요법에 활용

조상들은 집 주변에 인동을 많이 심었다고 한다. 집 주변에 인동을 심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그 약으로서의 쓰임새 때문이다.


인동은 가정에서도 쓰임새가 많은데 일례로 유행성 감기로 열이 나고 할 때 굳이 약국이나 병원에 가서 해열소염제를 구하는 대신 집에서 쉽게 쓸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청열해독(淸熱解毒)하는 효능인 항균, 항바이러스, 항염증 작용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통적으로도 시행감모(유행성 감기)와 유아(편도선염)나 후비(각종 인후병), 이하선염, 폐렴, 세균성 이질이나 장염 등을 치료하는 상용약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또 입안이 허는 구창이나 종기와 같은 온갖 화농성 피부 질환에도 두루 쓰였는데 이런 질환에는 인동의 꽃을 따다 말려 한 번에 40~80g 정도 끓여서 쓴다고 한다.

 

생산비, 노동력 적게 들어

일각에서는 인동을 유휴지 이용이나 고령화시대의 일자리 만들기 농가소득 작목으로 권하기도 한다. 일단 노동력이 적게 들고, 겨울에 가온을 하지 않아도 되는 등 생산비가 적다는 이유에서다. 또 번식도 비교적 쉬운 편이라고 한다.
특히 최근에 인동은 분재, 분식용으로 관심을 받고 있고, 전원생활을 원하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생산자 농업경영 방향에 따라서는 시장성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중에서는 토종인 붉은인동을 비롯해 나팔인동, 바위인동, 오색인동 등이 화분으로 판매되고 있고, 말린 인동꽃과 인동덩굴도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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