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실수? 잦은 오류가 불신 키울 듯

편향된 해설...의도적인 착시효과 노렸나?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강서농산물도매시장 시장도매인제 운영성과 분석 및 발전전략’(이하 보고서)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가격 결정에 있어서도 그 동안 시장도매인은 가락시장의 기준가격을 참고한다고 지적받아왔으나, 연구결과에 따르면 7개 품목 10개 규격에서 가격정보를 가락시장과 강서시장도매인제가 서로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연구결과는 “10개 품목 17개 규격에서 가락시장의 경매가격이 시장도매인제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이는 가락시장과 강서경매시장과 시장도매인제에서 거래비중이 높은 국내산 과일류와 채소류 11개 품목(감귤, 수박, 사과, 복숭아, 포도, 단감, 양파, 무, 배추, 오이, 파) 18개 규격에 대한 거래가격 분석과 인과성 검정 결과이다. 도매시장간 인과성 검정의 경우 대부분의 연구에서 가락시장을 중심으로 인과성이 확인되고 있다.

 

해당 그래프만 보면 시장도매인의 출하자 수취가격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래프에서 제외된 kg당 출하자 수취가격은 가락시장이 가장 높다. kg당 출하자 수취가격은 △감귤 1,834원(시장도매인 1,761원) △수박 1,370원(1,128원) △사과 2,331원(2,081원) △복숭아 2,767원(2,534원) △포도 2,939원(2,779원) △단감 1,206원(1,174원)이다.

 

◆ 가락시장, 상위 6개 과일류 전품목에서 ‘최고 단가’


보고서에서 사용하고 있는 분석방법은 크게 2가지다. 첫 번째는 거래가격 분석. 두 번째는 계량경제모델을 이용한 인과성 검정이다. 거래가격 분석에서는 평균가격과 평균가격을 중심으로 가격대의 분산 정도를 표준편차, 표준편차를 비교하기 위한 변이계수를 구했다. 표준편차와 변이계수는 값이 작을수록 가격변동성이 작다는 의미다.


인과성 검정에는 “VAR 모형을 이용한 Granger 인과성 검정”이 사용됐다. 이 모델은 ‘가락시장↔중앙도매시장’ ‘가락시장↔지방도매시장’, ‘중앙도매시장↔지방도매시장’의 인과성을 검정하는 연구에서 주로 사용된다. 분석값이 0.05보다 작으면 인과성이 있고, 0.05보다 크면 인과성이 없는 것으로 해석한다. 도매시장간 인과성 검정 연구의 대부분에서는 가락시장과의 인과성을 인정하고 있다.


거래가격 분석은 거래실적(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2015~2018년까지 4개년 가격 데이터)를 분석했다. 거래금액 대비 거래물량을 나눠 단가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에 대해 보고서의 종합분석은 “단감, 양파, 오이의 경우 시장도매인제에서 가격단가가 가장 높고 나머지 품목의 경우 각 시장 경매제의 중간 수준 가격을 보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본지가 보고서의 표를 근거로 확인한 결과는 조금 달랐다. 가락시장의 가격단가가 가장 높은 품목은 조사대상 과일류 6개(감귤, 수박, 사과, 복숭아, 포도, 단감) 품목 전부였다. 채소류는 조사대상 5개 품목(양파, 무, 배추, 오이, 파) 가운데 2개 폼목이다. 시장도매인제의 가격단가가 가장 높았던 품목은 채소류의 양파, 배추, 오이의 3개 품목이다.

 

◆ 경매제, 4개 품목 5개 규격에서 가격변동성 ‘안정’


보고서의 종합분석은 상위 6개 과일류의 가격변동성에 대해 “경매제 시장이 시장도매인제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가격변동성이 낮은 품목은 △감귤 10kg △복숭아 4.5kg △포도 5kg으로 분석됨”이라고 기술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11개 품목 18개 규격을 조사했다. 이에 따라 본지가 보고서를 추가 확인했다. 그 결과 △수박 10kg △포도 2kg도 경매제의 가격변동성이 시장도매인제 보다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위 5개 채소류의 가격변동성에 대해 “경매제 시장이 시장도매인제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가격변동성이 낮은 품목은 △양파 12kg △오이 10kg으로 분석됨”이라고 기술했다. 그러나 본지가 확인한 결과 △오이 18kg도 경매제의 가격변동성이 시장도매인제 보다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고서가 시장도매인의 가격변동성이 적은 품목으로 명시한 △양파 15kg의 경우는, 본지 확인 결과 가락시장과 시장도매인제의 변이계수가 0.19로 같았다. 어쩌면 시시콜콜한 지적일 수 있다. 그러나 해당 보고서가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개선 및 유통발전의 정책적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소홀히 넘기기 어렵다.

 

◆ 편향된 해설로 착시 유발?


보고서의 종합분석에서 제시한 ‘출하자 수취가격 비교’도 논란이다. 상위 6개 과일류의 경우 kg당 출하자 수취가격은 가락시장 경매제가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보고서의 각 품목별 분석항목인 ‘출하자 및 소비자 가격 안정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종합분석에서 “△감귤 10kg △수박 8kg △사과 10kg △사과 15kg △복숭아 10kg △포도 2kg △포도 5kg에서 시장도매인이 출하자에게 지급하는 수취가격이 가장 높게 나타남”이라고 기술했다.


물론 해당 기술을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유리한 쪽으로만 해석될 수 있도록 편향된 사실만 기술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특히 상위 6개 과일류의 kg당 단가는 그래프에서 조차 제외했다. 의도적으로 착시를 유발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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