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가격 4년 이래 최저가 회복에 ‘찬물’

“정부, 10월 첫주까지 시장출하...산지물량 부족 판단”

지난 9월 19일 저녁 가락시장으로 출하된 봄배추 수매비축 물량. 출하품의 속박이 수준으로 위생문제까지 지적되고 있다.

 

정부의 공격적인 수급관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마이너스 물가” 또는 “디플레이션 우려”라는 말들이 언론을 통해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 특히 연초부터 이어진 농산물 가격하락이 이러한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배추 수급안정을 위해 수매비축해 둔 4,000톤 가량의 물량을 시장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지난 6월경 문경지역에서 수매된 봄배추로 약 4,000여 톤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 9월 19일 가락시장으로 배추 3만5,500kg(1망 3포기 10kg 기준 3,550망)을 출하했다. 또한 9월 23일 4만5,000kg(4,500망), 9월 24일 2만7,000kg(2,700망)을 출하했다. 이와는 별도로 정부는 2,000톤(20만망) 규모로 김치 가공용 직배송을 병행하고 있다.


봄배추 저장물량의 시장 방출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시점이다. 가락시장을 기준으로 불과 한달여 전까지 배추가격은 2016년 이후 최저가격(상품 10kg 망당 기준)을 기록했다. 8월 초중순 상황을 감안한다면 봄배추 저장물량은 시장방출이 아니라, 폐기를 검토했어야 했다.


배추가격 약세는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최근 들어서야 겨우 4년 이래 최저가격을 벗어났다. 그 시점 역시 추석 성수기 때문이다. 또한 연이은 태풍으로 인해 산지의 출하작업이 어려워지면서 가락시장 반입량이 감소했고, 이 때문에 가파른 가격상승이 나타난 것이 추석기준 전후 2주간의 시세흐름이다.


물론 고랭지 2기작 물량이 출하되기 직전까지 산지물량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단순히 태풍으로 인한 출하작업량 감소에 더해 10월 첫째주 까지 산지의 출하물량이 부족하다는 분석에 따라 공격적인 수급관리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논란은 정부가 배추가격 하락시에 보였던 수급관리와 지금 시점에 보이고 있는 수급관리의 온도차가 출하자 입장에서 전혀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매번 지적되는 문제다. 그럼에도 고쳐지지 않는 문제이다.


또 다른 논란은 시장방출 물량의 상품성이다. 봄배추는 배추의 작기적 특성상 가장 보관성이 취약하다. 이 때문에 수매이후 비축창고에서 70~80일 정도 보관되면서 짓무름 등으로 인한 상품성 손실이 지적되어 왔다. 9월 19일 가락시장으로 출하된 물량의 절반 이상에서 짓무름과 곰팡이 등이 나타났다. 상품성 문제는 가격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대아청과 기준으로 9월 19일 저녁경매에서 거래된 배추는 전체평균 1만1,218원을 기록했다. 반면 정부 비축물량의 평균가격은 3,793원에 불과했다. △9월 23일 배추 전체평균 1만1,309원, 정부 비축물량 4,804원 △9월 24일 배추 전체평균 1만1,826원, 정부 비축물량 6,167원을 기록했다.


물론 그동안 정부 비축물량이 가락시장으로 방출됐을 경우 동일한 품질의 일반 출하품에 비해 가격이 덜 나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점을 감안해도 정부 비축물량의 상품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중도매인들은 “하품 정도에 불과하다”, “포기김치용으로는 사용하지 못할 수준이며, 맛김치용이다”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김치공장 납품용 배추는 상품성이 좋으면 포기김치로 담그지만, 상품성이 나쁘면 잘게 자른 후 담그는 일명 맛김치용으로 소비한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김권형 수급관리처장은 “첫 출하당시 상품성에 대한 문제 지적이 있어, 이후 출하작업에서는 선별작업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10월 첫째주 까지 도매시장의 수급상황을 감안해 4~5대 정도의 출하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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