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도매인 운영성과...데이터 신뢰성 ‘흔들’

정부 평가자료 vs 업체 내부자료...‘왜 틀릴까?’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최근 ‘강서농산물도매시장 시장도매인제 운영성과 분석 및 발전전략’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연구용역으로 진행된 결과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경매제와 시장도매인제를 병행하고 있는 강서농산물도매시장(이하 강서시장)의 거래제도별 성과를 상호 비교 분석함으로써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개선 및 유통발전의 정책적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러나 본지가 해당 보고서를 확인해 본 결과 일부 데이터 오류가 확인됐다. 또한 데이터를 해설함에 있어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기술상의 문제를 명확히 밝혀, 해당 보고서의 신뢰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 정부 평가자료, 해당 보고서 교차 검증


해당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와 시장도매인의 내부자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연구용역의 필요성과 목적, 유통환경 변화 등에 대해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도매시장 통계연보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 보고서 및 통계청 데이터 등 사용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농산물 유통관련 통계 및 데이터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자료들이다.


그러나 ‘시장도매인제 운영성과 진단’(제3장)에서 사용된 데이터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내부자료와 각 시장도매인 업체별 내부자료다. 해당 데이터의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매년 시행하는 ‘공영농산물도매시장평가결과보고서(시장도매인)’(이하 정부 평가자료)와 교차검증 해 봤다.


정부 평가자료와 해당 보고서에서 공통적으로 제시된 데이터를 기준으로 확인한 결과 △강서시장 시장도매인제 대금정산 지급일수 △시장도매인 유동비율 추이 △시장도매인 부채비율 추이 △시장도매인 매출액영업이익률 추이 △강서시장 시장도매인 매출액 대비 인건비율 추이 △강서시장 시장도매인 평균 출하장려금 지급률 추이 △강서시장 시장도매인 평균 출하선도금 지급률 추이 등의 데이터가 대부분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평가자료를 기준으로 본다면, 평가를 위해 제출했던 데이터와 시장도매인 업체별 내부자료가 다르다는 의미이다. 일부 오타와 소숫점 한자리나 두자리의 반올림 등의 차이 정도가 아니다. 일부 정부 평가자료의 오류도 확인됐다. 그러나 정부 평가자료와 시장도매인 업체별 내부자료가 어떤 이유로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서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충분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 정부 평가자료, 시장도매인 상위 10% 영업이익률 ‘25.6%’


최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과의 영업이익에 대한 단순 비교에 대해 “업무의 성격, 규모 등에서 차이가 있는데도 불구 단순히 영업수익(매출액) 기준으로 도매시장법인과 공사의 영업여건을 비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비교임”라는 입장을 밝혀 온 바 있다. 그러면서 첨부한 자료에는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17.77%를 명시했다.


해당 보고서는 ‘시장도매인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에서 농협공판장을 제외한 가락시장과 강서시장의 도매시장법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을 제시했다. 2016년 기준으로 시장도매인은 10.60%, 도매시장법인은 19.62%이다. 참고로 해당 보고서가 밝힌 산업평균(중소기업의 도매 및 소매산업 평균치)은 13.45% 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앞서 밝혔던 입장처럼 “업무의 성격과 규모 등에서 차이가 있는데도” 도매시장법인과 시장도매인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51개(2016년 정부 평가자료 기준) 시장도매인과 7개 도매시장법인에 대한 비교이다.


참고로 2016년 정부 평가자료에 따르면 시장도매인 영업이익률 상위 5개 업체(10%)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5.6%이다. 상위 10개 업체(20%)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1.52%, 상위 15개 업체(30%)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9.23% 수준이다.

 

사진에 표시된 부분이 데이터 오류이다. 거래금액 오류로 인해 효율성 분석에 대한 데이터 값 역시 모두 오류가 됐다.

 

◆ 시장도매인 매출액 대비 인건비율 7.75%...산업평균 31.58%


해당 보고서의 ‘거래제도별 운영 효율분석(’18년 기준)‘의 기본 데이터에서 오류가 발견됐다. 해당 보고서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내부자료를 인용해 제시한 ‘거래제도별 운영 효율분석(’18년 기준)‘에 따르면 강서시장 경매제 거래금액은 ’3,839억3,700만원‘이다. 그러나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2019년도 통계자료집‘에 따르면 해당 연도 강서시장 경매제 거래금액은 ’3,931억4,300만원‘이다. 92억600만원 차이다. 거래금액이 달라짐에 따라 효율분석의 데이터 값이 모두 달라질 수밖에 없다.


또한 해당 보고서는 강서시장의 운영 효율성에 대해 “시장도매인제가 경매제보다 종사인력 대비 처리금액이 높기 때문에 인력적 측면에서 더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나타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종사인력 대비 처리금액이 높기 때문에 인력적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해석에는 동의하기 어려워 보인다. 10kg 1망 5,000원짜리 배추와 10kg 1박스 2만원짜리 사과를 하역하는 것에서 효율성을 찾는 것이 출하자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강서 경매제의 팰릿화율 25.4%, 시장도매인 팰릿화율은 51.3%이다. 팰릿화율이 높다는 것은 하역기계화와 물류효율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시장도매인의 1인당 거래물량이 적은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더욱이 해당 보고서가 밝히고 있는 시장도매인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율은 7.75%에 불과하다. 이는 산업평균(중소기업 도매 및 소매산업 평균치) 31.58%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인력이 많아서 거래물량이 적다는 변명도 통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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