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촌 상생 앞당기는 푸드플랜 정착위해 노력할 것”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마다 ‘푸드플랜’ 추진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역내 먹거리 생산과 유통, 소비, 폐기 등 관련 활동들을 하나의 선순환 체계로 묶어서 안전한 먹거리 확보와 환경보호,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확보하겠다는 것이 푸드플랜 사업의 목적이다. 대전광역시 농산물생산자 대표로 지역 푸드플랜 구축 사업에 앞장서고 있는 농촌지도자 대전광역시연합회 서일환회장을 만나봤다.


성공 요인은 긴밀한 협력체계

몇 년 전부터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푸드플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아직 초창기이긴 하지만 생산자단체와 행정기관, 시민단체, 경제단체 등 참여 기관과 단체의 역량에 따라 사업 성과에 차이가 있다. 대전시의 경우 전국적인 모범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는데,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푸드플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민-관 협력체계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 생산자나 소비자, 기업과 관공서 어느 한쪽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잘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행정기관의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대전광역시장과 유성구청장 등 관내 행정기관장들이 일찍부터 푸드플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다. 대전시 관내 행정기관장들이 중심을 잡고 시민단체와 생산자단체, 학교, 기업 등이 긴밀히 협력하다보니 다른 지자체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

 

대전시 관내 농민들이 이름도 생소한 푸드플랜 구축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2014년에 대전지역에서 활동하던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서 지역내에서 생산되는 신선농산물을 판매하는 로컬푸드 매장을 열었다. 처음엔 판매량은 적으면서 품질관리가 까다로워서 많은 농가들이 매장에 납품하는걸 힘들어했다. 그러다가 유성구에 ‘품앗이마을’이라는 직매장이 개설되면서 대전시민들의 매장 이용이 늘어났고, 자연스럽게 농산물을 출하하는 농민들도 많아졌다.


특정 농산물을 대규모로 경작하는 농민이 많지 않은 대전지역의 특성상 계절별로 출하되는 다양한 농산물을 팔 수 있는 로컬푸드 매장은 가뭄에 내리는 단비와 같았다.


품앗이마을에 농산물을 출하하는 회원들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학교나 병원, 관공서 등 공공급식을 통해 농산물 판매량을 늘리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여기에 지역내 시민단체와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이 겹쳐지면서 지금은 많은 농가가 푸드플랜 구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농촌지도자 회원이 푸드플랜의 주역되어야

대전시 푸드플랜 추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생산자대표로서 푸드플랜에 대한 기대가 남다를 것 같다.
-대전시 농업 발전을 위해서는 푸드플랜의 성공적인 정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각오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푸드플랜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민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부터 지도자 회원 조직을 중심으로 간담회 등을 통해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위한 생산자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농산물을 제때에 공급하기 위해 작부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함께 연구하면서 대안을 만들고 있다.


또 내년부터는 대전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산물 인증 사업도 실시하게 된다. 시료채취에서 인증까지 하루 만에 끝난다. 그만큼 도시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잘 준비해서 대전시 농산물 인증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홍보와 교육을 병행할 생각이다. 계속해서 되풀이 되는 농산물 가격 폭락 사태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책이 푸드플랜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대전시와 잘 협력해서 농촌지도자 회원들이 푸드플랜의 주역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농업인의날 행사, 소비자 교류 계기로 삼을것

9월 27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대전광역시 제31회 농업인의 날’ 행사 준비는 잘되고 있는가?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농촌지도자 회원의 단합과 조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열리는 중요한 대회인 만큼 시·구 임원들과 함께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과거 농업인의 날 행사는 농민들만을 위한 프로그램에 집중했었다면 앞으로는 도시민과 함께하는 행사가 되어야 한다. 푸드플랜 정착을 위해서는 대전시민들과 농민들이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처음 행사장 내에 소비자를 위한 부스를 3개 설치했었는데  대전시민들의 반응이 좋았다. 금년 행사에는 부스를 8개 이상 확대해서 도시 소비자들을 위한 농산물 판매와 우수농산물 홍보, 농산물 가공과 소형화분 만들기, 드론체험 등 각종 체험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느타리버섯을 재배하면서 농협에서 선정하는 ‘버섯출하왕’으로 뽑힌 적이 있다고 들었다. 20대 때 무역업으로 큰 돈을 벌기도 했었다는데, 어떻게 버섯농사를 짓게됐나?
-터무니없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우연히 본 느타리버섯이 너무 예뻐서 버섯농사를 시작하게 됐다.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가 잠시 쉬고 있기 위해 대전집에 있었는데, 주변에 버섯농사로 유명한 분이 계셨다. 별 생각없이 그 분의 버섯재배사에 놀러갔다가 한순간에 느타리버섯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당장 다음날부터 버섯농사를 짓겠다고 나섰지만 기술을 배우기 쉽지 않았다.


처음 느타리버섯을 만나게 해줬던 분을 3년 동안 따라다니면서 기술을 배웠다. 밤낮 구분없이 화장실도 따라다닐 정도로 열심히 쫓아다니며 기술을 배운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년이 지났다. 

 

2013년에 대전시가 선정하는 지역 최고 권위의 상인 ‘경제과학대상’ 농업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1989년부터 농촌지도자 대전시연합회에 소속된 ‘버섯연구회’에 가입한 후 지금까지 29년째 활동하고 있다. 버섯재배 기술은 배우기도 어렵지만 배운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지금은 자동 센서와 각종 기계가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당시에는 거의 전부 사람 손으로 하다보니 기술력에 따라 소득이 엄청 차이가 났다. 나도 힘들게 배운 기술이지만 소문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기술을 정성껏 알려주다 보니 소문이 많이 났다. ‘경제과학대상’은 버섯재배 기술 보급과 지역농업 발전 공로로 받았다. 우연히 마주친 느타리버섯에 빠져 시작한 농사로 사는데 부족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돈을 벌었고, 과분한 상까지 받았으니 버섯과의 인연은 하늘이 주신 선물이었던 것 같다.

끝으로 농촌지도자연합회 회원들께 한말씀 부탁한다.
-”회원 동지여러분, 농사짓기 참 힘듭니다. 여기저기 둘러봐도 짓는 농사마다 가격폭락으로 고통받는 분들 뿐입니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워진다는 말처럼, 지금의 힘든 시련을 이겨내면 좋은 날이 올 거라는 희망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이루어지기 힘든 희망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좋은날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저도 대전시연합회는 물론 전국의 모든 회원들이 행복한 그날을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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