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무, 고랭지 작업여건 악화로 시세상승

이른 추석에도 주요 성수품 출하 및 수급안정

 

올 추석은 예년에 비해 빠르다. 그럼에도 주요 농산물의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오히려 시장 물량이 넘치는 상황임에도 정부가 추가공급에 나서며 농산물 가격을 끌어 내리고 있다. 전년만 해도 농산물 가격이 추석 성수기 밥상물가의 상승 주범인 양 거론됐다. 그러나 올해는 신선채소 가격이 전년동기 대비 17.9% 하락하면서 소비자의 관심조차 멀어졌다. 추석 성수품에 대한 출하 및 가격동향을 점검한다.

 

◆ 사과, 대과 많고 출하량 증가


올해 사과 생산량은 저년보다 7% 늘어난 50만7,000톤으로 전망된다. 품종별로는 홍로와 양광 생산량이 전년대비 각각 10%, 7% 증가가 예상되고, 후지계열은 전년보다 5~6%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추석 전 2주간을 의미하는 추석 성수기의 사과 출하량은 전년 성수기에 비해 6% 많은 5만톤 수준으로 전망된다. 홍로 품종과 대과의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태풍(링링)의 영향으로 수확작업이 원활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출하는 추석 2주전 집중이 예상된다.


추석 성수기 홍로 평균 도매가격은 전년(3만4,900원) 보다 낮고, 평년(2만9,100원)보다 높은 상품 5kg 상자당 2만9,000~3만2,000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9월 2~5일까지 4거래일 동안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홍로 상품 5kg상자당 평균가격은 2만9,463원을 기록했다. 9월 2일 거래에서 3만4,614원으로 가장 높은 시세를 기록한 이후 9월 5일 거래에서는 2만4,280원으로 하락했다. 거래일마다 2,000~4,000원씩 하락하는 모양세다.

 

◆ 배, 출하량 증가로 약보합세 형성


올해 배 생산량은 전년보다 16% 많은 23만5,000톤 수준으로 전망된다. 재배면적은 전년보다 7% 감소했지만, 착과수 증가 및 생육기 기상호조로 단수가 24% 증가한데 따른 분석이다. 추석 성수기 출하량은 생산량 증가 및 조중생 출하 확대로 전년대비 5% 증가한 5만4,000톤 내외로 추정된다. 9월 6~7일 태풍(링링) 영향으로 산지 작업 여건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추석 1주전 출하량 증가폭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8월말 기준으로 배 크기는 전년보다 양호하지만, 이른 추석으로 수확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제수용 및 선물용 대과 비중은 전년보다 낮을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전년도에 이어 개화기 이상 저온 등의 영향으로 유체과 및 기형과 발생이 많아 모양은 전년보다 좋지 않고, 당도도 과 비대기 잦은 비와 조기 수확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


추석 성수기 신고 평균 도매가격은 출하량 증가로 전년(3만1,000원) 보다 낮고, 평년(2만3,700원)보다 높은 상품 7.5kg 상자당 2만7,000~3만원으로 전망된다. 가락시장에서 9월 2일부터 5일까지 거래된 신고 상품 7.5kg 상자당 평균가격은 2만8,636원이다.  8월 31일 거래에서 3만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2만7,000~2만9,000원 수준의 약보합세를 형성하고 있다.

 

◆ 배추, 잦은 비로 인한 작업여건 악화로 시세 상승


정부의 추가공급 발표에도 불구하고 배추가 극적인 시세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9월 들어 가락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배추 상품 10kg망당 평균가격은 1만2,080원을 넘어서고 있다. 불과 20일 전까지 5,000원 수준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전혀 예상치 못한 가격이다. 특히 주요 성수품 가운데 농업관측본부의 예측치를 무색케 만들고 있다. 농업관측본부가 예측한 추석 성수기 배추 가격은 8,000원 안팎이었다.


소비자 관점에서 지금의 배추가격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그러나 생산자 관점에서는 숨통을 터주는 가격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배추가격 하락은 포전거래와 산지유통에 종사하는 산지유통인들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고 있다. 물론 잦은 비와 태풍 등으로 인한 산지의 작업여건 악화로 인한 일시적인 가격상승으로 보이지만, 산지유통의 지속성을 위한 측면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무, 고랭지 기상악화로 작업물량 감소


잦은 비로 인한 작업여건 악화가 고랭지 무 시세를 기지개 펴게 하고 있다. 8월 하순 이후 평창(대관령), 정선(임계면), 강릉(왕산면), 홍천(내면) 등에서 주로 출하되는 고랭지 무의 작황은 양호한 상태이다. 재배면적과 단수증가 예상으로 전년대비 26% 많은 24만9,000톤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8월까지 무 도매시장 거래가격은 상품 20kg 상자당 8,170원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9월 들면서 4거래일(9.2~5) 동안 거래된 가격은 평균 1만2,629원을 기록했다. 7월 하순부터 출하된 고랭지 무 시세를 감안할 때 최근 시세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다. 농업관측본부가 예측한 추성 성수기 무 거래가격도 1만원 내외였다. 무 값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말까지 상품 20kg 상자당 평균가격이 7,000원 선에 머물렀다. 지난 5월 평균가격 9,074원을 제외하면 10개월 동안 단 1차례를 제외하고는 9,000원 문턱도 넘지 못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추석 성수품 28개 품목에 대해 전국 19개 지역 18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비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22만5,859원, 대형유통업체는 31만3,879원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할 때 올해 차례상 차림비용은 전통시장 1.1% 하락, 대형유통업체는 보합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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