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기술보급과 농촌지도관 안정구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것이라도 정리하여 쓸모 있게 만들어 놓아야 값어치가 있음을 비유한 말이다. 흩어져 있는 구슬은 그 자체로도 인정받지만, 꿰는 작업을 거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개발한 농업분야 신기술을 농업현장에 보급.확산하기 위해 분야별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기술보급사업’으로 이름 붙여진 이 사업은 새로운 농업기술의 현장실용화를 위한 첫 단계이다.

또한 개발된 기술을 현장에 적용했을 때 발생하는 어려움이나 문제점 등을 파악하고 이를 반영해 더 완벽한 기술로 향상시키는 기회이기도 하다. 즉, 신기술보급사업은 농업분야 신기술이 우리 농업의 부가가치를 올리고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하는 농업.농촌의 보배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신기술보급사업은 주로 작목반(농협공동선별회), 영농조합법인과 같이 규모화 된 농가를 대상으로 한다. 시범사업 수행은 도농업기술원과 시.군농업기술센터 등 각 지역농촌진흥기관과 협업하여 진행한다. 평균적으로 연간 120종의 시범사업을 전국 900여 지역에서 운영한다.


신기술보급사업에 선정되어 참여한 농가는 인근 농가 대비 농업생산성은 28.8% 높았으며, 소득도 31% 이상 증대되는 효과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2018년에 추진한 신기술보급사업에 대한 성과분석 연구보고서에서 확인된다. 자료에 따르면 추진한 신기술보급사업 중 완료과제(36개)에 대한 총 경제적 효과는 약358억 원이며, 경제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편익은 2.9로 나타났다. 편익은 1이상일 경우 사업의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올해 추진 중인 주요 신기술보급사업의 특징은 ‘폭염 피해 최소화 기술’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농작물과 가축의 피해가 속출하면서 고온 환경에서도 생산성은 높이고 경영비를 줄이는 기술개발과 현장보급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여름철 폭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주요 품목별 다양한 적응모델을 보급 중이다. 밭작물의 경우, 토양센서 등을 활용한 ‘자동 물 관리 기술’과 차광비닐을 이용한 인삼시설재배 기술을 확대.보급하여 생산성이 20~30% 향상되고 관수노력은 30% 절감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설작물과 과수를 재배하는 현장에는 온도 저감기술을 시범 적용하였고, 일사량 등의 변화에 따라 양액농도 조절이 가능한 신기술을 투입한 결과 온도를 5~10℃ 낮추고, 수량은 17%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의 경우 온도와 습도지수를 기준으로 안개분무 및 송풍휀 등을 자동으로 가동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하여 고온피해를 경감하고 히트펌프를 활용한 냉음용수 급수시스템을 보급하여 가축의 스트레스를 3.1%가량 줄이고 경영비는 약 10% 절감, 생산성은 30% 증대되는 성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 추진할 예정인 신기술보급사업 가운데 눈여겨 볼 것은 ‘수출용 기능성 밀 원맥 생산단지조성시범’과 ‘식용곤충 소득화 모델 구축’이다. 먼저 ‘수출용 기능성 밀 원맥 생산단지조성시범’은 세계 최초로 알러지 유발 물질을 제거한 ‘오프리’ 품종과 기능성 물질인 안토시아닌을 함유한 유색밀 ‘아리흑’을 활용하여 고품질 단지를 조성하고, 환자식 등의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개발하여 농가창업은 물론 우리 농산물의 수출시장 개척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또한 최근 곤충시장의 성장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벼메뚜기, 풀무치 등 메뚜기목 곤충사육과 상품개발을 통한 소득화 모델 구축과 고단백 영양원이지만 섭취가 불가능한 숙잠단계의 누에를 식용으로 섭취할 수 있는 고품질 홍잠 생산기술을 보급하여 양잠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의 현장 보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농업신기술은 농업현장에서 제대로 쓰일 때 빛난다. 신기술보급사업은  농업인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의 확산은 물론 농업의 부가가치를 올리고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더 나아가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초석으로서 한 몫하고 있다. 앞으로 신기술보급사업의 단계적 발전을 이뤄 농업.농촌의 희망찬 내일을 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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