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의 착색제·비대제 등 사용 억제 필요

신품종 사과 ‘아리수’·‘루비에스’ 시장평가회

 

도매시장에서 신품종 농산물이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특정 시기를 겨냥하기 보다는 품종별 수확적기와 실제 출하와 동일한 과정에 따라야 한다. 그래야 해당 농산물의 시장경쟁력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가락시장에서는 신품종 사과 ‘아리수’와 ‘루비에스’의 시장평가회가 개최됐다. 아리수와 루비에스는 많은 물량은 아니지만, 이미 가락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품종이다. 특히 이날 평가회에서는 이른 추석을 겨냥해 조기 출하된 아리수에 대해 냉정한 평가가 이뤄졌다.


아리수는 2013년 품종등록이 완료된 국내 육성 신품종 사과이다. 수확시기가 홍로와 비슷한 9월 상순이기 때문에 추석 성수기를 겨냥한 품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이날 시장평가회를 위해 준비된 아리수는 추석 성수기를 겨냥한 착색제 처리로 인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가락시장 경매사들은 “영천과 김천에서 출하되는 아리수 물량에서 착색제를 많이 쓰는 경향이 있는데, 오늘 평가회에 나온 물량에서도 착색제 처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농가 입장에서는 추석 성수기가 다가올수록 조급한 마음에 착색제를 쓰지만, 도매시장에서는 착색제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착색제를 쓸 경우 사과가 빨리 성수되기 때문에 색깔을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유통과정에서 상품성이 빠르게 손상된다. 또한 착색제로 인해 과육의 식감도 푸석푸석해 지기 때문에 도매시장에서 착색제 처리된 물량은 제대로된 가격을 받을 수 없다. 농가는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서 착색제를 쓰지만, 실제로는 착색제로 인해 제값보다 낮은 가격을 받게 되는 것이 유통 현실이다.


중도매인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 가락시장 중도매인들은 “오늘 평가회에 나온 아리수는 조기 출하 때문에 푸석한 식감이 있다”면서 “홍로와 비교할 때 수확한 지 1주일 정도 지난 상태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중도매인들은 “시장평가회를 위해 샘플을 가져올 경우 정상적인 출하품을 가져와야 한다”면서 “그 동안 아리수에 대한 평가가 괜찮았는데, 오늘 같이 착색제 처리된 상품을 어떻게 차례상에 올릴 수 있겠나. 절대 못 올린다”고 지적했다.


아리수에 비해 루비에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미니사과 품종인 루비에스는 일본품종인 ‘알프스오토메’에 비해 당도가 높고, 저장성고 좋다는 평가다. 경매사들은 “루비에스는 기존 미니사과에 비해 시장 경쟁력이 좋다”면서 “소매유통물량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며,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중도매인들은 “루비에스의 품질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면서 “지금은 재배면적을 늘려서 생산량을 확대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무턱대고 생산량을 늘리기 보다는 제대로된 상품성을 갖춰주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또한 “루비에스 생산량이 받쳐만 준다면 학교급식용 생과로 최적화된 품종”이라며 “일본품종의 미니사과가 맛이 떨어지는데 반해, 루비에스는 미니사과이면서도 맛과 향이 좋기 때문에 기대되는 품종”이라고 말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 권순일 박사는 “9월 중순경 적기에 수확된 아리수를 가지고 재평가의 기회를 만들겠다”면서 “농가들과 함께 착색제와 비대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적기에 출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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